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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격에 안사요"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혹한기 길어진다

기사입력 : 2024-01-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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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이상 유찰된 아파트들이 주인 찾으며 낙찰률은 늘었지만…
여전히 서울 아파트 경매진행 건수 200건 이상으로 높은 수준, 낙찰가율도 하락세

서울 아파트 경매지표 추이 / 자료제공=지지옥션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아파트 경매지표 추이 / 자료제공=지지옥션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고금리와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가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도 강하게 미치고 있다. 경매 물건은 늘고 있는데 유찰도 함께 늘어나는 동시에, 낙찰가율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3년 12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15건으로 이 중 64건이 낙찰됐다. 지난달 281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 같았던 기세는 연말 특수로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200건 이상으로 매물이 많은 상태다.

낙찰률은 전달(28.5%) 보다 1.3%p 오른 29.8%를 기록했는데, 2회 이상 유찰된 아파트 대부분이 새 주인을 찾으면서 낙찰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낙찰가율은 80.1%로 전월(80.7%) 대비 0.6%p 떨어지면서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달(5.5명) 보다 0.6명이 늘어난 6.1명으로 집계됐다. 신축급 또는 역세권 아파트에서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곤 했지만, 입찰자들의 보수적인 가격산정 기조가 이어지면서 낙찰가율은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표적으로 서초구 소재 ‘아크로리버파크’가 경매물건으로 나왔지만, 최초 감정가 42억원에서 주인을 찾지 못해 2차례 유찰 후 26억80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유원서초아파트 역시 최초 감정가 21억7000만원에서 2회 유찰돼 13억80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내렸다. 서울 인접 수도권인 고양시 한 아파트 역시 2회 유찰 뒤 가격이 절반 이하로 내려간 뒤에야 낙찰되며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지난 2020~2021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저금리와 시중유동성 증가로 인해 부동산 급등기가 찾아오면서, 부동산시장은 ‘오늘이 제일 싸다’는 유행어가 돌 정도로 유례없는 폭등을 겪었다. 이 시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대출로 무리하게 빚을 낸 차주들이 늘었지만, 2022년 이후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며 부동산시장도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부동산가격이 이후 1년 사이 10% 넘게 하락하면서, 이 시기 대출을 끌어모았던 세대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영끌로 마련했던 물건을 던지면서 경매건수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경기악화와 고금리로 이를 받아줄 사람들도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였던 2019~2021년께 서울 지역에서 이뤄진 무리한 갭 투자가 월 수천 건에 달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금리 인하는 최소 2024년 하반기, 혹은 2025년이나 돼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데, 벌써부터 경매 매물이 쏟아지면서 본격적인 침체 초입에 들어선 상태”라며, “특히 2021년 부동산 폭등기에 무리한 투자에 나선 집주인들은 거의 한계상황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고, 이런 사람들의 매물이 시장에 추가로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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