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지난해말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 후보자로 내정했다.
1985년 사법연수원 15기를 수료하고 해군 법무관을 거쳐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커리어를 시작해 인수합병(M&A) 관련 법률 업무를 맡았다.
그러다 2000년 박 내정자는 돌연 경영자 길로 들어섰다. 로커스홀딩스 대표를 맡아 시네마서비스, 넷마블 등 인수 건을 진행시키며 회사 외형을 키웠다. 2003년 외국계 금융사 뉴브릿지캐피털 한국법인 대표 역임 후 하나로텔레콤, 캐피탈어드바이저, VIG인베스트먼트그룹 대표를 지냈다.
2013년까지 사외이사로 재직하던 박 내정자는 이후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올해까지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 경영 전반에 참여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엔씨소프트 이사회 멤버로 활동해온 만큼, 회사 내부 사정에 능통하다. 박 내정자는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된다.
그간 엔씨는 아내 윤송이 사장(최고전략책임자·CSO)과 동생 김택헌 수석부사장(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중심 오너 일가 경영 체제를 채택해왔다. 꾸준히 제기된 가족경영 리스크에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김 대표가 이런 시스템 도입을 결정한 건 회사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투톱 체제에서 김 대표는 게임 개발에 더 집중하고, 박 내정자는 M&A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원준 엔씨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요건에 맞는 대상이 있어서 논의 중이며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엔씨 현금 실탄은 두둑하다. 회사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4439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33.3%에 달한다.
회사 안팎에서는 박 내정자가 내실 다지기에도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고, 핵심 수익원인 ‘리니지’를 탈피하는 게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는 만큼 전사 차원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낼 거라는 전망이다.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신사업으로 추진했던 AI(인공지능) 금융사업을 철수하기로 하고, 해당 조직 직원 40여명을 대상으로 타 부서 전환배치 작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다른 게임사에 비해 인건비의 비중이 현저히 높다. 3분기 누적 기준 인건비는 430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6.8%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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