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첫 조직개편에서 부회장 직제를 폐지하고 경영 부문을 기존 10개에서 3개로 축소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내년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한 경영 효율화 작업으로 풀이된다. 양 회장은 글로벌과 디지털 조직을 강화하며 미래 성장 전략에도 힘을 실었다. 분야별 전문가를 기용하고 젊은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운 세대교체 인사도 단행했다.
3부문 6담당 준법감시인 체계로…글로벌 부문 최 앞단 배치
KB금융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정기 조직개편 및 경영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은 그룹의 핵심가치 및 철학, 내외부 환경 변화, 미래 전략 등을 기반으로 선정한 조직 운용 체계 3대 원칙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3대 원칙은 ▲고객·사회와 함께하는 상생 조직 ▲미래 성장을 위한 혁신적 조직 ▲본질·현장에 집중하는 효율적 조직 구현이다.먼저 영업을 우선하는 조직 구현을 위해 지주와 계열사 각각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룹 운영 체계를 균형 있게 재편했다. 신성장을 위한 전략적 우선 영역인 상생 경영과 디지털·인공지능(AI) 분야 등에 대해서는 지주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강화하고 사업 부문은 계열사 중심의 현장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 부회장 직제는 폐지됐고 기존 10부문 16총괄 1준법감시인 체계가 3부문 6담당 1준법감시인으로 대폭 슬림화됐다. 기존 3명의 지주 부회장 등이 총괄했던 10개 사업 부문 중 그룹 차원에서 보다 집중해야 할 디지털, IT, 글로벌, 보험은 독립된 부문으로 강화했다. 계열사 간 시너지 체계가 정착된 개인고객, WM연금, SME, 자산관리, 자본시장, CIB 조직은 계열사 자율경영 체계로 재편했다.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전 KB금융 회장은 지난 2020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양종희 회장(당시 KB손해보험 대표)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이듬해 말에는 허 부회장(당시 KB국민은행장)과 이 부회장(당시 KB국민카드 대표)이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하면서 3인 부회장 체제가 구축됐다. 이들 부회장은 윤 전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약 2년여간 주요 사업 부문을 번갈아 맡으며 후계 경쟁을 펼쳐왔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한 글로벌, 디지털 조직 강화도 이뤄졌다. KB금융은 글로벌 사업의 안정화 및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부문’을 지주 전담 조직으로 전환하고 조직도상 최 앞단에 배치해 지주의 전략적 목표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다.
고객가치 제고와 사회와의 상생 실천을 위한 조직도 신설됐다. 우선 그룹 차원에서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한 리스크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주와 자회사 리스크관리부서 등에 고객자산 리스크관리 미션을 명확히 부여했다. 내부통제를 담당하는 준법지원부에 소비자보호팀을 신설해 금융소비자보호 기능도 강화했다.
또 기존 ‘ESG본부’를 그룹의 상생 금융을 총괄하는 ‘ESG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KB금융 은 “사회 공헌 활동을 넘어 소상공인, 서민 등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금융ㆍ 비금융 모델을 구축해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 회장은 이번 지주 인사에서 글로벌, 디지털, 내부통제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를 중용했다. 또 조직 내 다양성에 중점을 둔 균형 인사를 단행하는 한편 안정적인 세대교체와 금융 불확실성 위기대응 위한 70년대생 젊은 리더십을 전면에 기용했다. 조직 내 활력 제고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비은행 계열사 핵심 인재 발탁도 이뤄졌다.
지주 전략담당최고임원(CSO)으로는 이승종 국민은행 경영지원그룹 전무가 신규 선임됐다. 디지털부문장(CDO)·IT부문장(CITO)에는 조영서 국민은행 DT전략본부 전무가 승진했다. 재무최고책임자(CFO)에는 김재관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이 발탁됐다. 최철수 리스크관리담당(CRO) 부사장과 서영호 글로벌사업부문장은 유임됐다.
은행도 슬림화…본부조직 통합·부서 10% 감축
국민은행도 효율적 조직 구현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전문화·세분화된 본부조직을 유사업무 수행부서 중심으로 통합했다. 부서 수는 약 10% 감축해 조직 및 인력 운영효율성을 제고했다. 기존에 ‘그룹-총괄-본부-부서’ 등 4단계로 운영돼 온 지휘 체계는 ‘그룹-본부-부서’ 등 3단계로 간소화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 조직별로 다양하게 사용되던 조직·부서 명칭은 각 사업의 미션과 일치되도록 직관적으로 변경해 조직의 정체성을 명확히했다.은행 본연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조직 신설도 이뤄졌다. 디지털·비대면을 중심으로 금융 생태계가 급속히 전환되는 상황에서 고객의 디지털 접근성과 편의성향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KB스타뱅킹, KB부동산 등 디지털플랫폼을 담당하는 ‘디지털사업그룹’을 신설했다. 외부 플랫폼기업과의 제휴·협업을 통해 다양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베디드 뱅킹을 확산할 수 있도록 ‘임베디드영업본부’도 새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업들과 상생 성장하며 넘버원(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데이터 기반의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고객그룹’ 내 수·여신을 담당하는 ‘개인상품본부’를 신설했다. ‘WM고객그룹’에는 WM상품을 공급하는 ‘금융투자상품본부’를 편제했다. 이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는 AI 기술을 활용해 은행 비즈니스에 대한 본질적인 혁신과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데이터AI본부’를 ‘AI데이터혁신본부’로 재편하고 ‘AI비즈혁신부’를 신설했다.
상생금융 강화도 이번 조직개편의 키워드다. 금융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고객·사회와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상생경영 추진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ESG본부’와 ‘ESG기획부’를 ‘ESG상생본부’, ‘ESG상생금융부’로 재편해 상생금융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로 했다. 또한 ‘기업성장지원부’ 신설을 통해 KB굿잡, ESG·창업 컨설팅, 기술평가 등 중소기업 지원 서비스를 적시 제공해 기업고객과의 상생·동반성장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복잡해지는 금융사고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영업점 준법·내부통제 관리 및 디지털 영역의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등 준법·감사 조직의 역할도 확대했다. 아울러 보이스피싱 등 비대면 금융사고로 인한 고객 피해 발생 시 신속한 관리와 보상이 이뤄지도록 ‘소비자보호그룹’의 역할을 확대하고 관련 프로세스를 체계화했다.
국민은행은 성과 및 영업 현장 중심의 임원 인사도 실시했다. 영업 현장에서 성과가 탁월한 직원에게 경영진 보임 또는 승진의 기회를 부여해 영업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지역그룹대표 대상 부행장 직위를 신설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총 14명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글로벌사업그룹 강남채 부행장 ▲디지털사업그룹 곽산업 부행장 ▲경기지역그룹 김진삼 부행장 ▲기업고객그룹 박병곤 부행장 ▲기관영업그룹 서영익 부행장 ▲영업그룹 손석호 부행장 ▲테크그룹 오상원 부행장(지주 겸직) ▲자본시장사업그룹 이성희 부행장 ▲경영기획그룹 이종민 부행장 ▲강남지역그룹 이택연 부행장 ▲부산·울산·경남지역그룹 이혁 부행장 ▲WM고객그룹 장연수 부행장 ▲DT추진본부장 정진호 부행장(지주 겸직) ▲HR지원그룹 최석문 부행장 등이다.
견고한 소비자보호체계 구축을 위해 박영세 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소비자보호그룹 담당 임원의 직위를 격상시켜 지속 가능한 고객신뢰 확보를 도모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젊은 리더를 신규 경영진으로 임명해 조직 내 활력을 제고하는 등 변화를 추구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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