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핀크 대표, 안전한 디지털무역 플랫폼 만들기 [안심 디지털 세상③]

지난 10월 30일자 기고와 11월 20일자 기고에서, 디지털세상에서 작성된 문서에 당사자들이 전자서명을 하고, 각 당사자들이 ‘자신의 거래은행이나 행정기관(이하 “실명확인기관”이라 함)에서 실명확인하고 보관중인 자신의 실명정보와 공개키를 기재하고 그 기재된 내용을 확인한 실명확인기관의 명칭을 기재하고, 그 기재된 내용에 대한 그 실명확인기관의 전자서명을 첨부한 디지털인감증명’을 발급받아 교환하면, 디지털세상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무역 세상에서도 이러한 주장은 유효해 보인다. P2P중고거래 세상에서 그러하듯, 디지털무역 세상에서도, 바이어는 대금만 수령하고 배송하지 않는 미배송사기를 걱정하고, 셀러는 상품만 수령하고 대금을 입금하지 않는 미입금사기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바이어는 상품을 먼저 배송할 것을 희망하고, 셀러는 대금을 먼저 입금할 것을 희망하기 마련이다.

바이어가 국내에서 우량기업으로 인정받는다면, 상품을 먼저 배송 받은 후 이상 없으면 대금을 결제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다. 그런데 그러한 우량기업 바이어들도, 해외 셀러들에게는 인지도가 약한 경우 많을 것이다. 자신의 우량한 재무제표를 온라인상에 게시해도, 해외 셀러들 입장에서 그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 셀러 입장에서는 국내 셀러들처럼 대금을 받기 전에 배송을 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 우량기업으로 인정받는 바이어들도, 해외 셀러에게는 대금의 일부라도 먼저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국내 바이어 입장에서도, ‘글로벌 인지도를 갖추지 못한 대부분의 해외 셀러들’에 대해서는 신용도를 판단하기 어렵다 보니, 배송받기 전 대금의 일부라도 지급하기가 난감할 것이다.

EC Plaza는, 이러한 바이어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인감증명 기반의 비대면 신원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준비 중이다.

EC Plaza는 전세계 239개국의 110만 무역업체를 회원으로 보유한 국내최대 B2B 무역플랫폼이다. 그 중 5%만이 국내 무역업체이고 나머지는 해외 무역업체들이다. 일 평균 17천 기업이 방문하는 플랫폼으로, 아마존 계열의 트래픽(traffic) 조사기관인 알렉사(Alexa)가, 2022년 4월 기준 세계 B2B 무역 플랫폼들 중 7위로 발표했다고 한다.

EC Plaza를 설립한 박인규

박인규기사 모아보기 사장에 의하면, 마윈이 알리바바를 창업하던 시기에 EC Plaza에 제휴를 제안했던 적이 있었는데, EC Plaza 측에서 제휴는 거절하고 배너광고만 실어줬던 일화가 있다고 한다. EC Plaza는 그만큼 오래 전부터 디지털무역 시장에서는 글로벌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던 플랫폼이다.

EC Plaza는 글로벌 인지도까지는 갖추지 못한 국내 우량기업 바이어들이 직면하는 위와 같은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아래 그림에서와 같은 디지털인감증명 기반의 프로세스를 개발했고, 디지털인감증명을 발행해 줄 은행을 찾고 있다.

EC Plaza는 자신의 디지털무역플랫폼에서 셀러에게 제공하는 화면에 ‘디지털인감증명 등을 요구하는 KYB요청 메뉴’를 이미 개발해 두었다. 해외 셀러들이 그 메뉴를 선택하면, ‘디지털인감증명 등 KYB(법인 신원 확인)를 요청하는 메시지’가 EC Plaza의 중계로 국내 바이어에게 전송된다.

그 요청을 수신한 국내 바이어가, 해외셀러가 사후송금방식을 수용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국내의 거래은행’에게 ‘디지털인감증명이 포함된 KYB데이터를 플랫폼에 개설된 해외 셀러의 전자메일계정으로 전송해 줄 것’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필요한 메뉴와 프로세스도 개발해 두었다고 한다.

위 신청을 수신하면, 신청자의 ‘사업자번호와 상호와 인증서 공개키’를 검색해 디지털인감증명을 작성하는 프로세스와, 그 디지털인감증명을 신청자가 지정하는 수신주소인 ‘EC Plaza의 디지털무역플랫폼에 개설된 상대방 전자메일계정’으로 전송해 줄 API를 제공해 줄 은행만 찾으면 된다.

국내 은행들은 대부분 오픈 플랫폼을 이용하여, 국내 전 금융기관에 산재된 고객의 여수신거래 정보를 집계해 보고해 주는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기에, 바이어의 신청에 따라 이러한 여수신거래 집계정보도 디지털인감증명과 함께 신청자의 디지털무역 상대방에게 전송해 주는 옵션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 무역업체가 이 옵션을 선택하면, 거래은행은 ‘거래 무역업체의 디지털인감증명에 여수신거래현황 집계정보까지 추가해 보고서를 작성한 후 작성자명을 기재한 내용에 대해 전자서명을 첨부할 수 있다. 따라서 작성된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은행이 확인한 정보라는 신뢰도’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무역업체의 해외 상대방은, 자신의 전자메일계정에서 ‘글로벌인지도 갖춘 국내은행이 작성한 국내 무역업체의 디지털인감증명과 (옵션을 행사한 경우) 여수신거래현황보고서’에 첨부된 그 작성은행의 전자서명을 그 작성은행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작성은행의 공개키’를 이용해 검증할 수 있다. 검증에 성공하면 해외 상대방은, ‘그 디지털인감증명에 기재된 사업자번호, 상호, 공개키, (옵션을 행사한 경우) 그 보고서에 기재된 여수신거래 현황’이 ‘그 문서에 기재된 작성자 상호에 해당하는 은행’이 작성한 정보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그 디지털인감증명에 기재된 공개키’를 이용해 ‘국내 무역업체의 이름으로 작성된 전자서명’을 검증하는데 성공하면, ‘그 디지털인감증명에 기재된 사업자번호와 상호, (옵션을 행사한 경우) 그 보고서에 기재된 여수신거래 현황’이 상기 검증된 전자서명을 전송한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은행이 확인한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옵션을 행사한 경우) 검증된 여수신거래 현황 데이터를 검토하는 방법으로, 그 국내 업체의 신용도를 가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바이어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얻은 해외 셀러에게 국내 바이어가, 소액부터 ‘상품 검수 후 결제하는 거래’를 제안한다면, 디지털인감증명과 여수신현황 보고서가 제공되지 않을 때와 비교해 수용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EC Plaza는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인감증명 기술이 상용화되면 무역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일어날 것이다. 바이어-셀러 간 거래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번거로운 절차와 시간을 단축시킨 편리성으로 디지털 무역의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국내은행의 참여이다. 국내은행이 디지털인감증명 발행에 나서 준다면 디지털무역 시장은 물론, 은행의 발전을 불러올 것이다. 글로벌 무역 플랫폼을 이용하는 수많은 국내 바이어는 물론 해외 셀러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큰 규모의 재화와 대금이 오가는 디지털무역 세상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 디지털인감증명 기술이 조속히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은행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조현준 핀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