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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영 KFT 금융연구소장] 인공지능(AI) 기회 살리고 위험 막아라

기사입력 : 2023-11-27 00:00

(최종수정 2024-01-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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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기술 패권경쟁서 이길 인재 양성
효율성·안정성·형평성 높일 체제 구축 절실

홍기영 KFT금융연구소장/經博
홍기영 KFT금융연구소장/經博
[한국금융신문 홍기영 기자] 챗GPT가 등장한 지 1년이 지났다.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CEO 해임 소동은 5일 천하로 끝났다. ‘AI 윤리전쟁’의 서막에서 AI 상업화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려는 혁신 의지가 인류에 대한 AI 위협을 최소화하려는 안전 우선 동기에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다.

전 세계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뜨겁다. “나만 낙오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FOMO)이 AI 사용을 자극한다. 오락, 예술, 금융, 유통, 모빌리티, 제조, 경영관리, 행정,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AI 활용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한다.

챗GPT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1억명에 달한다. 포천500대 기업 중 92% 이상이 챗GPT를 사용한다. 맥킨지는 생성형 AI가 연간 4조4000억달러의 이익을 기업에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AI는 노동생산성 혁신, 새로운 일자리 창출, 생활 편의성 제고 등 경제 전반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됐다.

금융산업에서는 AI가 개인비서 역할을 하는 대화형 뱅킹을 넘어 대출 심사, 사기 탐지, 위험관리, 포트폴리오 최적화, 알고리즘 트레이딩 등 다양한 업무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AI는 자산관리·금융자문 분야에서 초개인화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미 로보어드바이저는 다이렉트인덱싱과 결합되어 개인별 맞춤형 펀드를 만들어 준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는 갈수록 똑똑해진다. 진화로 고도화하는 AI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초월하는 ‘슈퍼휴먼’에 등극하는 특이점(singularity)이 다가온다. AI는 ‘요물단지’다. 경험하지 못한 기회를 열고, 세상을 새로운 차원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예상하지 못한 위험을 몰고 온다. AI는 잘 쓰면 보약이 되는 축복의 기술이다. 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AI를 둘러싼 이슈는 복잡다기하다. 혁신성, 안전성, 신뢰성, 형평성 등 동시에 해결하기 힘든 멀틸레마(다중상충문제)가 생긴다. ‘문명의 이기(利器)’인 AI 확산으로 부정적인 사회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AI 위협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챗GPT 등 초거대언어모델(LLM)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AI가 사람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

고용시장에서 고소득·고학력 근로자는 AI 공습에 노출된다. 지난 3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일자리의 18%가 생성형 AI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행정·법률 분야에서 충격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1월 16일 보고서에서 국내 취업자 중 12%에 해당되는 약 341만명이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한은은 의사, 회계사, 자산운용가, 변호사 등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고용이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AI는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기존 일자리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도 바꾼다. AI가 야기하는 변화와 충격에 대응하려면 개인 스스로의 학습 노력과, 재교육을 통해 근로자가 필요한 지식을 함양하도록 돕는 일이 한층 더 중요해진다. 또한 AI는 임금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 AI로 인한 아웃소싱 증가는 하청업체 간 경쟁을 초래해 저임금 일자리 임금을 낮추고, 임금 격차를 키운다. 임금 불평등 외에도 소비자보호 악화, 독점 이윤 강화 등의 문제가 초래된다.

AI는 빅데이터와 고도의 연산능력을 갖춰 자기주도 학습을 한다. 이에 따라 과도한 데이터 수집, 소비자 행동 제어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AI는 소비자 행동 패턴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이를 악용하면 가격 차별 등 소비자 후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기업에 데이터가 집중 축적되면 ‘데이터 외부성’ 문제도 초래한다. 이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소비자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 게다가 AI가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한다면 정보 오류 리스크를 초래할 수도 있다. 가짜뉴스, 예술품 위·변조, 딥페이크 영상 등이 성행하게 되는 것이다.

고도의 해킹 기술은 금융산업의 사이버 보안 체제를 뚫고 금융회사와 금융 인프라를 교란할 수 있다. 아울러 AI 기술을 통해 상호연결성이 강화되면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에서 AI 투자모형들이 담합하거나 동시에 오작동한다면 주가나 환율, 채권 금리 등 금융상품 가격이 요동치는 ‘플래시크래시(flashcrash)’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경쟁력의 원천인 AI 기술력이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는 ‘빅테크’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기업 간 ‘AI 격차’가 커진다면, 금융산업까지 진출하는 빅테크의 이윤 독점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 AI 발전과 기술혁신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조하고 개인과 기업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고른 수혜를 누리려면 AI에 대한 제도 정비와 세부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

국제사회는 AI 규제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 AI 윤리와 기술에 대한 각국의 입법 움직임이 확산한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지난 6월 AI 개발 속도를 조절하고 위험을 방지하는 AI 법안을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월 AI 활용에 대한 규제 방안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지난 11월 2일 영국에서 열린 ‘글로벌 AI 안전 정상회의’에서는 28개국 대표가 AI 위험에 대한 최초의 국제 성명서에 합의했다.

AI 기술경쟁력은 인재에서 나온다. 인공지능 전문 연구기관 엘리먼트 AI가 발표한 ‘2020 글로벌 AI 인재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AI 전문 인재는 2551명으로 전 세계 47만7956명 중 0.5%에 불과하며 30개국 중 22위에 그쳤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핵심인재 양성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내년 초 우리나라에서 AI 정상회의가 열린다. 또한 국제적인 AI 위험 관리 표준 마련에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도록 정부와 기업, 학계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홍기영 기자 k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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