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계 유명인사를 사칭한 불법 주식 광고가 연일 기승이다. 피해 규모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뒤늦게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으나 대응이 쉽지 않다. 불법 광고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해외 플랫폼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문제인 건 사칭 계정을 처벌할 마땅한 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광고는 그럴싸한 문구로 사람들을 불법 주식 리딩방으로 유입시킨다. 투자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고수익률을 담보한다고 말한다. 마치 합법적인 투자 권유인 것처럼 “투자는 리스크가 따르며 개인의 상황과 리스크 허용 능력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문구도 포함하고 있다.
주식 리딩방으로 끌어들인 뒤 이들은 개인에게 특정 종목의 투자를 권유한다. 과도한 수익률을 약속하며 고액의 가입비를 요구하거나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기도 한다. 회원들로 선행매매나 시세조종을 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SNS에 불법 사칭 광고가 창궐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자 정부 규제당국은 황급히 대응에 나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연말까지 투자 유도 광고성 게시글을 중점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지난달 31일 구글과 메타 등에 공문을 보내 ‘유력 인사 명의도용 관련 자율 규제를 강화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유명인 사칭 불법 광고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며 메타에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다.
설상가상으로 현재로서는 불법 광고 유포자를 처벌하거나 규제하는 게 쉽지 않다. 지난 2016년 SNS에서 타인을 사칭하는 것을 방지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또 불법 광고를 유포한 일당이 잡히기 전까지는 사실상 불법 광고를 근절하는 건 한계가 있고, 이들을 잡는다고 해도 현행법상 사칭 행위로 2차 피해가 발생했을 때만 처벌이 가능하다.
해외 플랫폼 운영사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위배하는 경우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는 식으로 불법 광고에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피해 범위를 줄이려면 방통위 등 관련 기관에서 플랫폼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자체적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 소비자는 불법 사칭 광고를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을까. 개인은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주체가 신뢰할 만한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내 금융소비자정보포털에서 투자 정보 제공자가 제도권의 금융회사인지 신고된 유사투자자문업자인지 확인 가능하다. 다만 유사투자자문업을 신고한 업체여도 일대일로 자문을 해주는 것은 자본시장법에 위배된다. 또 손실보전이나 수익보장 약정은 불법 계약임을 인지해야 한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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