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컴은 자사 소프트웨어 제품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해 공공기관 업무를 효율화하는 등 B2G향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김 대표는 ‘해외파’다. 미국 보스턴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칼리지 대학원 금융학 석사, 뱁슨칼리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한컴 계열사인 위지트로 입사해 4년간 경력을 쌓은 뒤 한컴위드 투자기획팀장을 거쳐 한컴 이사로 옮겼다. 이후 2016년 상무 승진, 한컴그룹 투자전략실장, 한컴그룹 운영실 실장 및 총괄부사장 자리를 거쳤다.
그는 실무를 거치면서 굵직한 사업을 주도해 회사에서 존재감을 공고히 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 대한 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한컴 웹오피스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계약을 이끌어 냈고, 2015년 벨기에 PDF 솔루션 기업 아이텍스트를 인수해 기업 가치를 3배 키워 매각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M&A(인수합병) 전략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걸어온 자취에서 엿볼 수 있듯 김 대표는 항상 한컴 해외 진출을 갈망해 왔다. 취임 100일을 맞아 배포한 주주 서한에서는 “한글과컴퓨터를 내수용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올 초엔 ‘글로벌 한컴’ 의지를 다지는 차원으로 대만에서 전직원 대상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다만 근래 한컴 행보를 봤을 때, 그의 당찬 포부에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최근 한컴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을 위한 활동에 역량을 쏟고 있다. AI 대중화로 공공 분야 AI 니즈가 높아지자, 이 부분에 집중해 공공영역에서 AI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달 16일부터 전국 주요 권역을 순회하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공 데이터 플랫폼으로서 한글' 세미나도 열었다. LLM(대규모언어모델)과 한글 데이터를 접목해 공공 행정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AI 기술 시연과 실무 활용 사례를 공유한다. 일종의 세일즈에 나서는 셈이다.
공공기관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만큼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행보’라고 할 수 있지만, 일각에선 이런 퍼포먼스로 안 그래도 높은 내수 의존도에서 영영 벗어나지 못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계열사 매각을 통해 확보한 사상 최대 유동성을 기반으로 공격적 글로벌 M&A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올 상반기 한컴 매출은 1202억원. 이 회사는 그중 95.9%에 달하는 1153억원을 국내에서 벌어들였다. 김 대표 취임 첫해인 2021년 한컴 내수 매출 비중은 97.6%다. 이듬해에도 여전히 97%대를 이어갔다. 비중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한컴은 지난 10월 기존 웹오피스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세운 한컴씽크프리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또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수출하는 식으로 글로벌에서 오피스 SW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컴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M&A의 경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매물을 검토 중인 단계로 한컴 오피스와 만났을 때 AI나 데이터 처리 쪽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최우선 조건으로 보고 있다”며 “대만에 SDK를 수출해 대만 최초 자국 내 오피스 SW를 출시한 것처럼 당분간 그 방향성을 갖고 해외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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