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올해 3분기 매출 7800억원과 영업손실 26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효성화학은 실적 부진이 누적되면서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2021년말 이 회사는 자본총계가 489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3년 상반기말 3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2조5550억원에서 3조244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500%대에서 8936%까지 치솟았다.
효성화학이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은 지난 2018년 진출한 베트남 법인 정상화가 늦어진 탓이다.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은 순손실이 지난해 3087억원과 올해 상반기 1907억원을 포함해 5년 6개월 동안 6317억원에 이른다.
효성화학 베트남 공장은 여러 차례 셧다운(가동중단)을 겪었다. 셧다운 이유는 부품교체, 화재 사고, 단순고장, 원료부족 등 다양한다. 올해에도 지난 7월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갔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지속되고 있는 석유화학 업황 악화와 중국 업체 대규모 증설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효성화학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톤당 1200달러가 넘던 PP 가격은 올해 상반기말 90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효성화학은 작년말부터 금리인상과 경기침체에 따른 업황 악화로 외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무건전성 악화로 신용등급마저 하락해 자금조달을 위한 금리조건도 불리해졌다. 지난 6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효성화학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베트남 정상가동 등으로 올해 4분기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그간 부진을 만회하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효성화학은 업황 부진에 따른 이익창출력 개선 지연 전망, 확대된 이자비용 부담 등을 고려하면 재무부담 완화 및 재무안정성지표 회복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효성그룹과 효성화학은 베트남 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믿고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은 조현준 회장이 그룹 장기 성장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핵심 지역이다. 조 회장은 꾸준히 베트남 정부 관계자를 만나 관계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6월에도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만나 "효성에게 베트남은 전략 시장"이라며 "앞으로 100년간 회사의 미래를 베트남에서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효성화학 베트남 법인은 효성의 베트남 성장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베트남 PP 수직계열화 공정 구축을 위해 총 12억8600만달러(1조7000억원)를 투자했다.
자금 조달 어려움은 자체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효성화학은 지난 8월과 9월 1000억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만기는 30년, 발행금리는 8.3%다. 신종자본증권은 금리 수준이 높은 대신 만기가 길어 영구채로 불린다.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돼 높아진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주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기업들이 선택하는 자금 조달 방식이다.
이어 10월에는 (주)효성을 대상으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500억원을 조달했다.
지주사 차원에서 긴급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이해된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이 최근 자금확충을 통해 급한 불은 껐다"며 "3~4분기 베트남 법인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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