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회장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가 만든 첫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N’ 개발에 참가한 MSV프로젝트6팀 김태환 연구원이 밝힌 차량 개발 목표다.
아이오닉5N은 합산 출력이 최고 609마력(448kW)과 최대 토크 75.5kgf·m(740Nm)을 발휘한다. 여기서 스티어링휠 오른쪽에 있는 빨간색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478kW, 770Nm까지 성능을 끌어올린다. 부스트 모드는 최대 10초까지 유지되고 다음 10초 안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초. 최고 속도 시속 260km다. 내연기관차라면 최고급 라인업이 낼 수 있는 수준이다. 연료를 폭발시켜 동력을 전달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모터에서 곧바로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전기차라서 가능했다.
N 특화 차체 및 샤시와 N 페달 기능이 그것이다.
전륜에는 서브프레임 횡 방향 보강 및 스테이 추가로 코너링할 때 하중을 받는 부위를 보강해 전륜 횡 강성을 15% 높여 차량 선회 반응성과 한계 성능을 향상시켰으며, 스트럿 링을 적용하고 카울 크로스바에 마운트를 추가해 전반적인 핸들링 성능을 높였다.
후륜 휠하우스 안쪽 차체를 보강해 기존 아이오닉 5 대비 비틀림 강성을 11% 증대시켰으며 차체 주요 개구부에 용접점을 늘리고 접착제를 추가해 보다 단단한 차체를 완성했다.
N 페달은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빠르게 감속하면서 신속한 하중 이동과 민첩한 선회 거동으로 날카로운 코너링을 경험할 수 있다.
가상 변속 시스템 ‘N e-쉬프트’로 운전의 재미도 높였다. N e-쉬프트는 모터 제어를 통해 내연기관 차량의 변속 느낌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고성능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변속 충격과 변속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와 연동된 가상의 엔진 RPM과 기어단이 클러스터에 표시돼 가감속시 보다 직관적인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차체도 ‘달리기 위한’ 자세를 하고 있다. 아이오닉5N은 길이 4715mm, 너비 1940mm로 아이오닉5 대비 80mm, 50mm씩 증대됐다. 1585mm로 20mm 낮아진 높이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스포츠카처럼 앞으로 달려나가기 위한 설계다.
운전석 위치도 기존 차량 대비 낮춰 달리는 재미가 배가되도록 했다.
배터리 성능도 강화했다. 아이오닉5N은 84kWh로 업그레이드 했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가 77.4kWh급 배터리가 장착됐다.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364km로 고성능 전기차임에도 일반 전기차와 유사한 수준을 달성했다.
배터리 시스템은 냉각·제어 기술력을 집약한 새로운 4세대 시스템으로 설계했다.
시스템 구조 단순화 및 배터리 케이스와 냉각 채널 일체화를 통해 배터리 셀과 냉각 채널 간의 열 전달 경로를 줄여 냉각 성능을 강화하고, 배터리 셀과 냉각 채널 사이에 적용된 방열 소재의 열전도도를 높여 방열 성능을 향상시켰다.
‘드래그 모드’와 ‘트랙 모드’ 등을 지원하는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도 새롭게 지원한다.
드래그 모드는 배터리 온도를 최대 가속을 위한 적정 온도인 30~40도 사이로 조절하며 트랙 모드 선택 시 오랜 주행에도 배터리 온도가 크게 오르지 않도록 20~30도 사이로 온도를 조절한다. 본격 고속 주행 전에 배터리 온도 상태를 최적으로 맞춰주는 기능이다.
트랙 모드를 가동하면 충전과 트랙 주행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충전 속도를 조절해 배터리 온도 상승을 최소화함으로써 빠른 시간 내에 주행을 다시 이어갈 수 있다.
전기차 특성상 소음이 적기 때문에 굉음을 내는 고성능차에 익숙한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허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아이오닉5N에는 내연기관차와 최대한 비슷한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일반적 전기차에는 내부 스피커만 있는 것과 달리 아이오닉5N은 2개의 외부 스피커도 구성한 것이다.
판매 가격은 국내 기준 7600만원. 대중차에서 내놓는 고성능차인 만큼 2억원대에 이르는 포르쉐 타이칸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하다. 물론 제원상 성능은 타이칸이 우위에 있지만, 아이오닉5N이 다양한 특화 성능으로 무장한 만큼 실제 주행능력은 밀리지 않는다는 현대차의 자신감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N을 지난 7월 열린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최초 공개했다. 이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고보면 현대차 고성능 N 브랜드도 정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2015년 론칭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비교적 역사가 짧은 현대차가 단숨에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기술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의지 아래 고성능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첫 모델인 i30 N이 출시된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N 브랜드는 약 10만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90%는 해외 시장에서 판매된 것으로 당초 론칭 목적대로 현대차 글로벌 인지도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연간 20만~30만대씩 팔리는 아반떼·쏘나타·투싼 등 볼륨 모델과 비교하면 적은 판매량으로 보일 수 있다. 게다가 고성능차는 개발 비용도 일반 대중차량 보다 많이 소모된다.
그럼에도 고성능차 개발로 확보한 기술력이 일반차로 이어지는 등 전반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은 “잘 달리는 말, 전쟁에서 싸우는 말도 필요하다”며 고성능차 개발 중요성을 역설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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