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두 대표간 역할분담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쏠렸다. 최 수석부회장과 지 사장은 글로벌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는 '전략통'으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겹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최 수석부회장이 경영 방향성과 관련한 '큰 그림'을 그리면, 지 사장이 구체적 내용을 실행에 옮기는 경영 활동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초 일어난 'SK온 성과급 논란'에서 두 대표이사가 맡은 역할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SK온은 지난해 1조원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성과가 없으니 성과급도 없다'는 원칙론에 입각한 발표였다.
다만 임직원들 내부 불만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온 직원들은 분사 이전에도 계속 적자를 내고 있었으나, 대기업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SK이노베이션과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불만이 커지자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모든 직원에게 연봉 10%에 300만원을 더한 금액을 특별격려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구성원 여러분은 SK온의 성장동력"이라며 "노고와 헌신에 보답하고자 약소하나마 격려금을 드린다"고 했다.
사실 SK온 자금 사정만 놓고보면 지 사장이 옳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올해 상반기에도 4762억원 규모 적자를 냈다. 작년 대규모 적자 원인인 수율 문제가 올해부터 상당부분 개선됐다고 밝혔음에도 적자 규모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올해 대규모 적자는 격려금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최 수석부회장이 격려금 지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은 중장기적인 투자로 이해된다. 당장 직원들의 사기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산업에서 인적 자산이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다만 SK온 경영진은 내부 보수 기준에 따라 삭감된 보너스를 받았다. 작년 상반기 8억6600만원의 상여를 지급받은 지동섭 사장은 올해 상반기엔 1억5300만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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