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는 이달 1일 6년 만에 신임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김영훈 신임 대표이사는 앞서 김동선 전략본부장 아래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던 인물로, ‘김동선 최측근’으로 통한다.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 시험대에 오른 3남 김동선 본부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김영훈 대표를 내세웠다는 추측이 나온다.
김은수 전 대표는 그간 ‘프리미엄 백화점’이라는 색깔을 고수하면서 안정적 경영을 기반으로 갤러리아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김동선 본부장이 손을 대고 있는 신사업 발굴 등 사업 영역 확장에 함께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화는 갤러리아 내 전략가이면서 김동선 본부장과 호흡을 맞춘 적 있는 김영훈 전략기획실장을 새로운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966년생인 김영훈 대표는 1991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전략팀장, 기획실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치며 한화갤러리아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한 ‘전략가’로 통한다.
그간 신사업엔 다소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한화갤러리아는 김동선 본부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 본부장은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를 한국에 들여온 데 이어 이베리코, 와인 등 식음료 사업에 집중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특히 파이브가이즈는 김동선 본부장이 주도적으로 이끈 사업이다.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또 그가 기획 단계부터 직접 챙겨온 이베리코 사업도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한화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스페인 농장에서 키운 이베리코 상품을 추석 선물세트로 내놨는데, 최상위 ‘베요타(Bellota)’ 등급으로 한정수량만 판매한다.
이는 김동선 본부장이 ‘차별화된 프리미엄 먹거리’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출시한 것으로, 지난해 스페인 세비야 북부에 있는 이베리코 농장을 여러 차례 방문해 사육환경 등을 직접 점검하고 살피는 등 신경을 써왔다.
이처럼 1989년생 김동선 본부장은 직접 발로 뛰어 다니며 ‘현장 중심’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젊은 나이만큼이나 트렌드에 맞게 SNS 활용도 적극적이다. 파이브가이즈 오픈 준비 당시부터 관련 사진을 게재하며 홍보에 참여하는 등 노출도 서슴지 않는다. 경영에 먼저 나선 형들보다 다소 뒤늦은 경영무대 데뷔에도 존재감만큼은 뚜렷한 모습이다.
젊은 감각을 내세운 김동선 본부장이지만 이제 갓 경영에 참여한 ‘새내기 경영인’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만한 경험과 연륜은 다소 부족하다. 그
렇기에 ‘30년 경력’ 김영훈 대표는 김동선 본부장에게 좋은 ‘파트너’이자 ‘멘토’가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 김영훈 대표가 김동선 본부장 아래에서 일을 했지만, 이젠 상하관계가 뒤바뀐 묘한 관계(?)가 됐다.
김동선 본부장은 백화점, 호텔, 리조트 등 유통 분야를 총괄하는 방향으로 승계구도 가닥이 잡힌 이후 한화갤러리아 내 지배력도 확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한화갤러리아 법인 독립 후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수해 지분을 확대하고 있는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매입한 한화갤러리아 주식수는 총 63만3860주로, 한화갤러리아 총 0.32%의 지배력을 갖고 있다.
책임경영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김동선 본부장은 신사업을 통해 경영 성과를 내야한다. 물론 갤러리아백화점만 자체 경쟁력도 놓칠 수 없다.
사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만으로 승부를 보기엔 매출이나 규모 면에서 경쟁사 대비 힘이 달린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0억원, 매출액은 1271억원을 기록했다. 법인 독립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1.1% 늘고, 매출은 3.8% 줄었다. 3사(롯데·신세계·현대) 2분기 매출액 평균이 6800억원 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한참 못 미친다. 시장점유율도 떨어졌다. ▲2021년 8.1% ▲2022년 7.8% ▲2023년 6.9%로 하락했다.
대신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한 별도의 오프라인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갤러리아는 6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유치하는 등 신사업 확장에 힘 쓰고 있다”며 “김영훈 신임 대표가 갤러리아 특장점인 프리미엄 콘텐츠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향후 새 먹거리 발굴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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