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 1대당 인센티브는 각각 2407달러, 1534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평균 2372다러 보다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달 현대차·기아 인센티브는 전년 동월 대비 489%, 241%씩 급상승한 수치다. 이는 전기차 모델에 한정해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달 현대차 아이오닉5·아이오닉6의 대당 인센티브는 각각 9064달러, 1만643달러이며, 기아 EV6는 1만1188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라인업만 있는 테슬라의 인센티브가 3133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은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이다. 사실상 소비자가 사실상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 대신 현대차·기아가 인센티브를 늘리는 방식을 선택한 셈이다.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도 현대차·기아 인센티브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작년부터 주요 차량에 대한 수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올초만 해도 4만6990달러에 판매하던 모델3 기본형을 현재 4만24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작년을 기준으로 하면 1만달러 이상 가격을 깎았다. 1위 업체가 가격을 내리자 포드·폭스바겐·GM 등 다른 기업들도 가격 인하에 합세하며 시장 가격 전반이 요동쳤다.
기아 주우정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전기차 가격 경쟁이 비정상적이다"라면서도 "점유율을 지키는 것이 우선으로 필요하다면 가격도 양보할 수 있다"고 했다.
'판매량 지키기' 전략은 당장 효과를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올해초 월 평균 판매량이 1900여대에 그쳤던 아이오닉5는 7월 4135대, 8월 3572대로 급증했다. 기아 EV6는 1100여대에서 7월 1937대, 8월 2449대까지 증가했다.
양사는 IRA 혜택을 위해 미국 전기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 시기를 당초 2025년 상반기에서 내년 하반기로 최대한 앞당기고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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