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지윤 기자입니다. 지난 한 주도 잘 보내셨나요? 10월 2일 ‘임시 공휴일’ 지정에 방긋 웃는 한 주였죠. 다들 새로 시작되는 9월 첫 주도 잘 지내봅시다!
오늘 소개할 CEO는 VIP자산운용의 김민국‧최준철 대표입니다. 최근 각종 테마주가 난립하는 가운데 가치 투자로 19년간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어서요.
회사는 ‘가치 투자에 대한 확고한 투자철학을 지키고 열심히 노력하면 수익률과 고객 신뢰는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꾸준한 수익률에 안정적 자금 유입이 더해지며 두 대표는 업계에서 ‘한국의 리틀 버핏’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비결이 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주목해 봅시다!
직접 발로 뛴다
“매일 참치 어가와 태평양 수온을 확인했어요. 아이돌을 배출하는 연습생 학원도 다녔죠. 날마다 편집숍을 드나들며 운동화 트렌드(Trend‧최신 경향)를 파악했습니다.”
VIP자산운용 누리집에 나오는 회사 소개 글 중 일부입니다. VIP자산운용의 투자전략을 알 수 있는데요. 바로 ‘현장 탐방’이라는 점입니다. 특정 기업에 투자하기 전 면밀한 시장 조사와 직접 발로 뛰는 현장 탐방 등 집요한 조사‧분석으로 진주 같은 주식을 발굴한다는 설명인데요.
김민국‧최준철 대표는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뉴아이’라는 가치 투자 누리집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서로가 올린 기업분석 보고서를 읽으며 호감을 느끼기 시작했죠. 그 후 둘은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의 가치 투자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전자우편, 전화로 소통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면서 출신 학교와 나이가 같다는 걸 알았고 오늘날 VIP자산운용을 같이 이끌게 됐죠.
이들은 2007년 동아리 활동부터 주식 투자를 투기나 도박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분석하면서 기업 성장을 차분히 기다리는, 이른바 ‘가치 투자’ 방식을 지속했습니다. 꾸준한 소비자 행동 관찰은 기본이고 치밀한 조사로 한 기업의 10년 치 재무제표와 보고서를 분석하고 있죠. 이러한 방식으로 VIP자산운용을 20년간 유지한 결과 현재 수탁고는 4조978억원에 이릅니다.
고객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데요. 두 사람은 회사 설립 이후 한 분기도 쉬지 않고 ‘고객 레터’와 ‘뉴스레터’를 고객들에게 보냈습니다. VIP자산운용 투자 방식을 꾸준히 고객들에게 설명하는 편지를 보낸 거죠. 지난 2019년 시작한 유튜브(YouTube) <VIP TV>는 올해 4만6600명 구독자를 보유 중입니다.
공모 운용사 전환 뒤 ‘성과’ 꾸준
김민국‧최준철 대표의 가치 투자 철학은 현재 VIP자산운용의 꾸준한 수익률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해 사모펀드를 다루는 사모 운용사에서 공모 펀드를 다루는 공모 운용사로 전환한 뒤 공모 펀드 가뭄기를 뚫고 성과를 내는 모습이죠.
올해 2월, VIP자산운용의 첫 공모 펀드 ‘VIP The First 증권투자신탁 1호’는 출시하자마자 300억원 한도가 소진되면서 조기 마감했습니다. 이러한 첫 영업일 완판 기록은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 시장에서 매우 이례적 성과로 평가됩니다.
왜냐하면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는 지난 10년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아왔기 때문이죠.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과 높은 수수료 등이 문제로 꼽히며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정체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VIP자산운용의 공모 펀드 성과는 ▲믿을만한 펀드매니저 ▲검증된 장기 수익률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혁신성 등이 가미될 경우, 공모 펀드도 소비자 사랑받을 수 있단 희망을 입증한 셈인데요.
당시 펀드 판매를 담당한 한 증권사 지점장은 이렇게 말했죠.
“이런 공모 펀드는 처음 봅니다. 판매 시작 전부터 대기했는데 시작하자마자 오픈런(Open run‧개점 질주)이 몰리며 마감돼 버렸습니다. 공모 펀드에선 드문 손익 차등형이고 VIP자산운용의 첫 공모 펀드라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보입니다.”
VIP The First 펀드 구조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VIP자산운용이 상품 출시 전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는지가 보이는데요. 우선 ‘손익 차등형’이라는 구조를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손익 차등형 펀드란 선순위(1종)와 후순위(2종)로 구분해 손익을 분배하는 펀드를 말합니다. VIP자산운용은 개인 투자자와는 별개로 직접 34억원 자기자본을 태우며 ‘VIP The First’ 펀드 후순위 출자자로 나섰는데요. 손익 차등형 구조에 따라 손실 발생 시 원본의 10% 한도까지 후순위에 해당하는 VIP자산운용이 손실을 먼저 인식하는 혜택이 부가된 펀드죠.
반대로 이익이 발생하면 15% 선까진 투자자들에게 그 몫이 먼저 돌아가도록 했는데요. 이익 배분 구조가 ‘투자자 원금 → VIP자산운용 원금 → 투자자 수익 → VIP자산운용 수익 → 초과수익 안분’ 순인 것이죠.
VIP자산운용 측에 따르면, 이렇게 손실을 먼저 인식하는 혜택이 부과된 펀드는 문재인 정부가 출시한 뉴딜펀드를 제외하면 공모 펀드 역사상 ‘국내 최초’라고 합니다.
그런데, 원래 민간 운용사는 손익 차등형으로 공모 펀드를 설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VIP자산운용은 ‘사모 재간접’이란 다소 복잡한 구조를 들고나왔죠. 직접 개별 종목을 담지 않고 자펀드에 해당하는 7개 사모펀드를 슬하에 두는 방식입니다.
또 ‘손익 차등형 사모 재간접 펀드에 담긴 특정 사모펀드 비중이 20%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을 지키고자 전체 펀드 자금 334억원이 자펀드당 48억원씩 고르게 분배되도록 구조를 설정했고요.
현재 VIP The First 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13.89%입니다. 벤치마크(Bench-mark·기준점)인 유가증권(KOSPI) 시장 수익률 5.78%를 2배 이상 웃돌죠.
지난 4월 출시한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도 성과가 눈에 띕니다.
출시 5개월 만에 10%대 수익률을 기록했는데요. 현재 설정 이후 수익률은 11.1%죠. 순자산 규모도 1587억5000만원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올해 ETF를 제외한 공모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기록입니다. 편입 비중 1위인 메리츠금융지주(회장 조정호)가 특히 30% 넘는 상승률을 보이며 호실적을 이끌었죠.
특히 저조한 성과에도 일정 수준 보수를 계속 떼 가는 기존 펀드들과 달리 운용사의 운용 책임을 강화한 구조가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는데요.
이 펀드는 직전 1년 펀드 수익률에 따라 다음 분기 운용보수가 자동으로 변하도록 설정돼 있습니다. 기본 운용보수는 연 0.8%이지만, 손실이 날 경우엔 회복 때까지 운용보수를 아예 받지 않는 식이죠. 수익률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소액으로도 가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적립식과 연금 투자도 가능한 VIP자산운용의 첫 개방형 펀드라는 점도 특이점인데요.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해당 펀드 출시 당시 소회를 이렇게 전했습니다.
“미래세대 주역들이 꾸준한 적립식 투자를 통해 목돈 마련에 도움 되는 펀드, 퇴직연금 자산으로 국민 노후생활에 도움 되는 펀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를 한국 대표 주식형 펀드로 만들겠습니다.”
“자신 있는 소수 상품에 집중… 가치 투자 입증 목표”
VIP자산운용은 유행에 따라 다수의 공모 펀드를 시장에 내놓기보다는 ‘가장 자신 있는 소수 상품에 집중한다’는 철학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안정적 수익률로 연금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리겠단 전략이죠.
특히 현재 한국 주식 시장이 저평가 발굴 적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증시는 2차 전지와 인공지능(AI‧Aritificial Intelligence) 등 일부 종목에만 수급이 집중되고 그렇지 않은 종목은 약세를 거듭하며 저평가가 심화하는 ‘극단적 양극화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양극화 장세는 극심한 고평가 종목과 현저한 저평가 종목을 동시에 양산하기 때문에 가치 투자 입장에선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기 좋은 때란 설명이죠.
김민국‧최준철 대표는 한국에서도 ‘가치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을 계속 입증하는 게 목표입니다. VIP자산운용 이름의 ‘VIP’에도 ‘Value Investment Pioneer’(가치 투자 개척자)라는 뜻을 녹여냈죠. 두 대표는 VIP자산운용이 나아갈 방향에 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VIP자산운용은 기업가치와 사업 전망에 기반한 투자만이 옳은 투자라 믿습니다. 투자는 기업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주식을 장기간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탁월한 기업을 발견해낼 줄 아는 눈, 시장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철학, 주가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주인 정신으로 더 좋은 우량 기업을 찾아 한국에서도 가치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을 계속 입증하겠습니다.”
두 대표의 자신감과 굳건한 경영전략은 앞으로의 VIP자산운용을 기대하게 만드는데요. 과연 각종 테마주가 난립하는 테마주 공화국 속 ‘가치 투자’로 투자자 신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여러분은 ‘한국의 리틀 버핏’ 김민국‧최준철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 투자’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두 대표 발걸음을 같이 주목해 봅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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