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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부터 ‘CFD 규제 강화’… 증권사 “이건 하지 말란 뜻”

기사입력 : 2023-08-21 16:41

(최종수정 2023-08-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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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주범 ‘CFD’… 투자자 보호 강화돼

교보·메리츠, 9월 1일 CFD 거래 재개 예정

증권가 “당장은 CFD 규제에 사업성 위축”

SK증권, CFD 사업 철수… 증권가 고심↑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선 2023년 7월 금융당국의 강화된 차액 결제 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 규제 방안이 나온 뒤부터 “이건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선 2023년 7월 금융당국의 강화된 차액 결제 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 규제 방안이 나온 뒤부터 “이건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차액 결제 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 서비스 강화 규제 시점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이면 엄격해진 CFD 규제 보완방안이 시행된다. 지난 4월 발생한 소시에테제네랄(SG‧Societe Generale)증권 발(發) 주가 폭락 사태 이후 5개월 만이다.

CFD는 실제 자산 등의 직접 보유 없이 가격 변동분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 중 하나다. 담보 성격 증거금을 계좌에 넣으면 증권사는 증거금보다 큰 규모로 주식을 매매해 투자자는 차익을 얻고 증권사는 수수료를 챙긴다.

증권가에선 지난 5월 당국의 강화된 규제 방안이 나온 뒤부터 “이건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CFD 서비스를 다시 하거나 혹은 검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긴 했지만, 업무 효율성이나 시장 수익성 측면에서 이전보다 어려움이 예측돼서다.

CFD 취급 규모를 신용 공여 한도에 포함해 자기자본 100% 이내에서 관리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도 크게 문제없다. 대부분 증권사는 현재 70% 안팎에서 관리 중이다.

다만, 매일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닫기서유석기사 모아보기)에 투자자 CFD 잔고를 제출해야 하거나 2년마다 개인 전문투자자 자격요건 재확인하는 규제 등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CFD 규제… 어떻게 바뀌나?

금융당국의 CFD 규제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CFD 투자 정보 투명성 제고 ▲다른 제도와의 규제차익 해소 및 리스크(Risk·위험) 관리 강화 ▲개인 전문투자자 보호 확대가 주요 내용이다.

앞으론 투자자가 CFD 관련 투자 판단을 정확히 할 수 있도록 투자 실질에 맞는 정보가 제공된다. 실제 투자자 유형을 표기하고, 전체‧개별 종목별 CFD 잔고를 공개하는 식이다.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CFD와 다른 제도 간 규제차익도 제거된다. 신용융자와 같이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 100%에 CFD도 포함한다. 전체 한도를 자기자본 규모 이내로 관리토록 하는 조처다.

CFD 중개 및 반대매매 기준 등을 포함한 ‘CFD 취급 관련 모범규준’도 마련해 저유동성 종목 등에 대한 CFD 취급은 아예 제한한다.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행정지도로 운영돼 한시적이었던 최소 증거금률(40%) 규제도 상시화한다.

다만, 증거금률 40% 적용 대상은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다. 금융당국이 첫 행정 지도한 2021년 10월 전 진입한 포지션에는 해당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려서다.

이에 메리츠증권(부회장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과 키움증권(대표 황현순)은 2021년 10월 이전 계좌에 대해선 증거금률 기준 상향을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교보증권(대표 박봉권‧이석기)과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은 소급 적용해 모든 계좌 종목 증거금률을 40%로 맞춘다.

김소영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부위원장(가운데)이 2023년 5월 26일 금융위‧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한국거래소(KRX·이사장 손병두)‧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가 공동 개최한 ‘관계 기관 합동 차액 결제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 규제 보완방안 회의’에서 CFD 규제 보완방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이미지 확대보기
김소영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부위원장(가운데)이 2023년 5월 26일 금융위‧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한국거래소(KRX·이사장 손병두)‧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가 공동 개최한 ‘관계 기관 합동 차액 결제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 규제 보완방안 회의’에서 CFD 규제 보완방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

개인 전문투자자 지정과 관련한 절차도 대폭 바뀐다. 전문투자자 요건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신청‧심사 시 ‘대면 확인’을 의무화한다. CFD 등 장외 파생 거래 투자 요건도 별도 신설된다.

증권사가 2년마다 전문투자자 요건이 지속해서 충족되는지를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방안도 새로 시행될 예정이다. 만약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5000만원 이하 과태료 및 행정 제재가 가해진다.

인센티브(Incentive‧보상) 제공 등 개인 전문투자자 지정을 유도하기 위한 증권사의 권유 행위도 전면 금지된다. 전문투자자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보상 지급 등의 일체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유럽연합(EU·European Union) 등 국제 정세를 고려했다.

CFD 등 장외파생 상품 거래를 위한 별도 요건도 신설한다. 증권사는 요건 충족 여부를 대면으로 확인해야 한다.

개인 전문투자자라고 할지라도 주식이나 파생상품(원본 이상 손실 가능), 고난도 파생결합증권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한 충분한 투자 경험이 없는 경우엔 CFD 등 장외 파생상품 투자를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에 비대면으로 지정됐던 개인 전문투자자는 최초 갱신 시점이 도래할 때 대면으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충분한 투자 경험은 ‘최근 5년 내 1년 이상 월말 평균 잔고 3억원 이상’을 말한다. 기존의 ‘최근 5년 내 1년 이상 월말 평균 잔고 5000억원 이상’ 규정에서 잔고 기준이 6배 강화됐다.

이는 2019년 11월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 이전과 비교해도 낮지 않은 수준이다. 2019년 11월 이전에는 모든 금융 투자 상품에 투자한 투자 잔고가 전문투자자 신청 전일 기준으로 5억원 이상이어야 CFD 거래가 허용됐었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는 이번에 강화된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으로 전체 개인 전문투자자 2만6천여 명 가운데 3000명 정도만 CFD 거래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 대비 80%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현재 개인 전문투자자 신규 등록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 전문투자자 신규 등록 건수는 617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7452명보다 약 17% 쪼그라들었다. 2019년부터 매년 2~3배씩 증가하던 기세가 꺾였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가 2023년 5월 26일 발표한 차액 결제 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 규제 보완방안에 따른 개인 전문투자자의 투자 경험 판단 기준 관련 개선사항./자료제공=금융위이미지 확대보기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가 2023년 5월 26일 발표한 차액 결제 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 규제 보완방안에 따른 개인 전문투자자의 투자 경험 판단 기준 관련 개선사항./자료제공=금융위

당국은 이번 조치로 CFD 시장이 위축되더라도 문제는 해소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상태다.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지난 5월 CFD 규제 보완방안 백 브리핑에서 “일단 CFD 시장 위축이 전망된다”며 “그렇더라도 규제해야 할 건 해야 한다는 게 당국 관점”이라 목소리 높인 바 있다.

CFD 시장 자체가 지금까지 신용융자 거래와의 규제차익 덕을 봐 급성장했기에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이었다.

증권가, CFD 재개 결정 고심 깊어져

당국의 칼자루에 증권가는 CFD 재개 결정 고심이 깊어졌다. CFD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는 증권사도 더 생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시장이 위축되더라도 규제 강화 방침은 풀지 않겠다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CFD 서비스 운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자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 예상되는 가운데 굳이 당국 눈에 띄면서까지 CFD 서비스를 이어갈 이유가 없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기존 무더기 하한가 사태 전 CFD 서비스를 제공한 국내 증권사 13곳 중 9곳은 ‘CFD 재개’를 확정했다.

다만 시점까지 다음 달 1일로 결정한 증권사는 2곳뿐이다. 지난 2월 기준 CFD 거래 규모 1위와 3위였던 교보증권과 메리츠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과 DB금융투자(대표 곽봉석)은 9월 중, NH투자증권은 10월 중 서비스를 다시 하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과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의 경우엔 서비스를 재개하려 하지만 정확한 시점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과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 유안타증권(대표 궈밍쩡)은 재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SK증권(대표 김신닫기김신기사 모아보기‧전우종)은 지난 6월 증권사 최초로 서비스를 아예 종료했다.

증권사들은 “당국 규제가 강화됐다고 CFD를 당장 그만두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한다. 여전히 고액 자산가 고객의 수요가 있어서다.

CFD 규제가 시행된다고 기초자산 소유권이 변하진 않는다. 장외 파생상품 특성상 법적 소유권은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에 있기 때문이다.

즉, 주식을 보유한 게 개인투자자임에도 외국계 증권사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고액 자산가는 CFD 투자를 통해 주식 관련 양도차익 과세를 회피할 수 있다.

현행 세법상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량을 초과한 투자자는 대주주 요건에 해당해 주식 양도차익의 20~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CFD 등 장외 파생상품을 활용하면 기초주식에 대한 소유 주체가 드러나지 않아 양도세 의무를 비껴갈 수 있다. 해외 주식 직접투자도 원래는 22% 양도세가 부과되지만, CFD 계좌를 이용할 시 11% 세율만 적용된다. 종합소득세 대상도 아니다.

또한 상장사 지분 5% 이상 보유 시 보유 비율과 보유 목적이 바뀔 때마다 해당 내용을 공시하는 ‘5% 룰(Rule‧규제)’에서도 자유롭다.

차액 결제 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 거래구조(예시)./자료제공=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이미지 확대보기
차액 결제 거래(CFD‧Contact For Difference) 거래구조(예시)./자료제공=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투자자만 좋은 게 아니다. 증권사 역시 CFD 서비스로 고액 자산가 고객을 확보한 뒤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퇴직연금 등 다른 서비스로 자금을 연계할 수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라 CFD 서비스를 즉시 중단하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FD 서비스에 있어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는 게 맞지만, 지금 당국의 규제는 사실상 앞으로 CFD 서비스를 시행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CFD와 일반 신용거래 간 차이점이 거의 없어진 마당에 당장 서비스를 재개했다가 얼마 안 가 다시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CFD 재개 이득 여부를 계속 따지는 중”이라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국의 CFD 규제 강화가 단기적으론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CFD 상품 자체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 장기적으론 다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SG증권 발 하한가 사태 이후 쌓인 CFD 관련 부정적 이미지가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을 통해 바뀔 수 있다고 보는 증권사들은 다시 CFD 서비스를 재개할 것”이라 평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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