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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하나은행장, 신탁 경쟁력 강화…선두 부상 노린다 [은행 WM 시장 한판승부]

기사입력 : 2023-08-21 00:00

(최종수정 2023-08-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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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신탁 상품 다각화로 자산·수익 성장 고삐
국민, 채권형 신탁 확대…우리 자산승계신탁 강화

이승열 하나은행장, 신탁 경쟁력 강화…선두 부상 노린다 [은행 WM 시장 한판승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에 나선 4대 시중은행이 신탁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신탁 자산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매섭게 추격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신탁 상품 다각화로 영업을 강화하며 높은 자산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신탁 수익도 빠르게 늘리며 시장 1위를 넘보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신탁 수탁고(기중 평잔 기준)는 총 378조19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333조3552억원) 대비 13.2% 늘어난 수치다.

신한은행의 수탁고가 119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하나은행(93조4939억원), KB국민은행(86조5479억원), 우리은행(77조7547억원) 순이었다.

수탁고 증가율 역시 신한은행이 26.5%로 1위였다. 하나은행은 15.4%의 증가율을 기록해 두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수탁고는 각각 5.5%, 2.5% 늘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시중금리 상승과 원본보전추구형 상품에 대한 고객 수요 증가로 해외채권, 전자단기사채, 신종자본증권, 회사채 등 채권형 신탁상품과 MMT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탁업무운용수익과 중도해지수수료수익을 합한 신탁 수익은 국민은행이 123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 상반기(1085억원)보다 13.9% 증가한 수준으로, 선두를 지켰다.

하나은행의 신탁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어난 1040억원을 기록했다. 신탁 수익 1000억원을 돌파하며 2위에 올랐다. 신한은행(903억원)과 우리은행(750억원)의 신탁 수익은 각각 5%, 1.3% 줄었다.

하나은행의 신탁 자산과 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신탁 상품 다각화로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는 영향이다. 특히 최근 신탁 성장에는 상품 라인업을 기존 주가연계신탁(ELT) 중심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채권 등으로 확대한 점이 크게 기여했다.

하나은행은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분할매수형 ETF와 만기매칭형 채권 ETF, 머니마켓 ETF를 신탁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의 ETF 판매는 지난해 상반기 1200억원 규모에서 1년새 6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채권형 상품 판매도 같은 기간 1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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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지난 2010년 ‘하나 리빙트러스트(Living Trust)’ 브랜드를 론칭하고 국내 첫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하면서 적극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왔다.

올해 3월에는 국내 최초로 동산인 미술품을 신탁받아 처분까지 실행하는 ‘미술품 신탁’을 선보이며 고객 공략에 나섰다. 하나은행 개방형 수장고인 하트원(H.art1)과 연계한 최영욱 작가전을 시작으로 지난달 조성희 작가전까지 거래를 확장했다.

미술품 신탁과 NFT 거래를 결합한 ‘아트NFT’를 내놓기도 했다. 미술품 신탁을 필두로 작품 작가, 위탁판매업자, 미술품 애호가 등 고객 저변을 넓혀 아트뱅킹 확장 모델로 신탁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나 리빙트러스트 브랜드 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다양한 상품 운용과 관리 기능을 접목한 ‘100년 운용신탁’을 주축으로 자산관리·상속·증여·가업승계를 포함한 1대1 맞춤형 계약을 통해 포괄적인 고객관리를 확대 중이다.

유언대용신탁에 관심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신탁포럼'을 개최하고 비대면 상담예약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고객 접점도 늘리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상속인 중심의 집행 솔루션'을 핵심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 유언대용신탁 시장 선두 입지를 공고히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신탁 규제 완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탁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신탁본부내 ‘뉴비즈 애자일(Agile) 조직’을 가동 중이다. 현재 은행권 최초로 저작권 조각투자플랫폼인 뮤직카우와 함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받아 수익증권발행을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귀금속 조각투자플랫폼까지 협업을 확대해 하나은행 신탁만의 독보적인 노하우로 신탁 신사업 선점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도 신탁 사업 경쟁력 강화에 분주하다. 국민은행은 시장 변동성 확대와 고금리에 대응해 다양한 채권형 신탁 상품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고객 수요에 맞춰 해외채권, 채권혼합, 자산배분형 등 시장 방어적 성격 상품 공급도 늘린다.

고령화 시대에 대응해 KB위대한유산신탁을 중심으로 KB유언대용신탁의 통합 브랜드 ‘KB위대한유산’ 인지도를 제고하는 등 상속·증여신탁 사업 확대도 추진한다.

신한은행은 ‘신한 에스 라이프 케어(S Life Care)’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신탁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탁형 ISA 증대 및 절세 상품 활용으로 자산관리 활성화를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신탁상품을 활용한 안정적인 자산관리와 자산승계 서비스 제공을 위해 올 초 자산승계신탁 전문가 집단인 ‘우리내리사랑신탁 파트너스’를 도입하고 전국 프라이빗뱅커(PB) 지점장 40명을 지정했다.

기존의 영업점 소개 영업과 세무·법률 전문 인력에 의존한 수동적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자산승계 심화교육과 연수를 통해 자산승계신탁 컨설팅 역량과 상담 능력을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우리내리사랑신탁 파트너스를 직접 타겟 고객을 발굴하고 상담과 사후관리까지 수행 가능한 전문 판매 인력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안정성을 우선시 한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법인, 자산가 고객 대상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종합재산신탁 집중 육성을 추진한다.

신탁은 고객이 은행에 돈이나 예금,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의 자산을 맡기면 운용·관리·처분해주는 일종의 종합자산관리서비스다.

주요 은행들은 새로운 신탁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고객 유치에 나서왔다. 고령화 시대에 신탁 사업이 금융권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지목되는 데다 매년 신탁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신탁상품은 그간 낮은 수익률로 외면받아왔지만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재산승계와 노후대비 등을 위한 자산관리 수단으로 신탁을 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파생결합펀드(DLF)부터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펀드 판매를 줄이는 대신 신탁사업으로 자산관리 사업의 활로를 찾고 있다.

금융당국도 신탁제도 개선에 나서면서 앞으로 시장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신탁업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자본시장법 등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신탁을 통해 금전은 물론 주식·주택 등 재산의 종합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고, 비금전 재산의 신탁수익증권 발행을 제도화해 중소·혁신기업 등의 자금조달 지원과 조각투자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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