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2021년 취임 당시 평범한 보험사가 아닌 ‘보험 그 이상의 보험’으로 당당히 1등에 도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펫·자녀보험 등 출시 상품 흥행
KB손보는 최근 출시한 상품마다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달 내놓은 ‘KB 금쪽같은 펫보험’은 한 달 만에 1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KB손보는 계약 분석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반려인이 가입하고 싶은 펫보험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 3월 개정해 출시한 ‘KB금쪽같은 자녀보험 Plus’는 한 달 동안 2만9000건의 판매고를 올리며 자녀보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KB손보의 자녀보험 월평균 판매량은 약 1만4000건으로 이를 고려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시장 수요 반영 발 빠른 상품 출시
여기에 KB손보는 시장 수요를 반영해 빠르게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KB해외여행보험’과 ‘KB플러스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이 대표적이다. KB해외여행보험은 해외의료비 보장을 강화한 상품으로 해외의료기관 이용 시 발생하는 의료비를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또한 입원 하루당 3만원을 최대 180일 한도로 보장하는 ‘해외상해입원일당’으로 해외병원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국내0·해외여행보험 가입 수는 2021년 31만5086건에서 작년 107만9761건으로 242.7% 폭증했다. 특히 해외여행보험은 원수보험료 가운데 해외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45.7%에서 지난해 62.8%로 증가할 정도로 해외의료비 중심으로 보장 수요가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KB손보 이륜자동차보험은 다이렉트로 가입 시 20.5%를 할인하는 등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타 손보사의 다이렉트 할인율은 삼성화재 20.7%, DB손해보험 19.8%, 현대해상 16.3%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배달용 이륜차보험 가입률은 34.1%에 불과했다. 배달용 보험료가 연평균 224만원으로 가정용 대비 약 11배 수준을 나타내서다.
장기보험 중심 미래가치 확보
김 대표는 장기보험 성과에 따라 미래가치 확보에 성공했다. 올해 2분기 보험계약마진(CSM)은 약 8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2.6% 불어났다. 동기간 원수보험료 내 장기보험 비중이 66.5%(2조1221억원), 65.4%(2조858억원)로 1.1%p, 보장성보험이 65.1%(2조339억원), 63.7%(2조756억원)로 1.4%p 확대돼서다.
김 대표 취임 후 KB손보는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 중이다. 지배주주순이익 기준 2019년 2340억원, 2020년 1640억원으로 매년 순익이 줄었으나 김 대표가 취임한 2021년 3018억원, 지난해 5577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올 상반기에는 5252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투자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KB손보의 투자영업익은 2020년 8443억원에서 2021년 9470억원, 지난해 1조1110억원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올 상반기에도 208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796억원 대비 162.2% 올라섰다. KB손보를 비롯한 금융지주계 손보사들은 신회계제도(IFRS9)을 일찌감치 적용했다. 즉 금리 등락에 따른 손익 변동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의미다.
IFRS9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OCI)으로 분류했던 만기보유증권을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으로도 구분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기준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금리가 상승할 때 통상 평가이익이 축소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준금리는 U자형 곡선을 그렸다.
지주 내 영향력 확대 추세
KB손보는 실적 성장에 따라 KB금융지주 내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지주 내 순익 비중이 2020년 4.7%에서 2021년 6.8%, 지난해 12.6%, 올 상반기 17.5% 늘어났다. KB손보는 지난해 KB증권을 제치고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익을 냈으며 올 상반기에는 KB증권과 순익이 두 배 이상 벌어졌다.한편, KB손보는 대표 앱과 다이렉트 앱을 통합해 보험계약 가입·관리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KB손해보험+다이렉트 앱’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힘썼다.
김 대표는 취임 당시 가장 혁신적이고 전방위적인 디지털화 추진을 강조했다. 당시 그는 “”고객의 모든 일상이 디지털화된 지금,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디지털을 갖추지 못한다면 고객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질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고객의 생각보다 미리 앞서나갈 수 있는 디지털 보험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KB손보는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으로 보험영업손익이 개선되고 있다”며 “보험영업부문의 이익기여도가 높아진 가운데 신규 계약 확보를 통한 CSM 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녀보험 등 장기인보험은 CSM 증대에 도움이 되는 상품”이라며 “장기보험인 펫보험의 경우 고객 스스로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가입하려는 니즈가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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