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지난 5일간 4개국 5개 도시를 방문한 뒤 밝힌 소회다.
경 사장이 방문한 지역들은 인공지능(AI)과 전장(자동차부품) 등 핵심 고객사들이 다수 위치한 곳이다. 그는 이번 출장에서 유럽 임직원은 물론 고객사와 파트너, 스타트업 등을 만나 협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독일 뮌헨에는 BMW 본사가, 슈투트가르트에는 벤츠와 포르쉐, 보쉬 등이 포진해 있다. 이스라엘은 대규모 AI 모델을 보유한 4대 국가 중 하나로, ‘AI 스타트업의 성지’라 불릴 만큼 관련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텔도 25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네바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으로 유명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위치해있다.
경 사장이 언급한 토탈 솔루션은 최근 임직원 소통 채널인 ‘위톡(WETALK)’에서 밝힌 내용과도 연결된다.
경 사장은 임직원에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넘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AI가 본격 진행되는 시대에 삼성전자는 부품(반도체)뿐 아니라 솔루션을 팔기 위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 5년, 10년 후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또 임직원들에 “세상이 AI 또는 로봇들로부터 급변하는 혁신의 시대가 오고 있다”라며 “사업으로서의 삼성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레이 커즈와일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를 인용해 “2045년쯤 1000달러 기계 하나가 전 인류만큼의 지능을 갖게 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시대가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개발하고 있는 HBM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 데이터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AI의 성능과 효율을 높여주는 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이다. 이에 AI용 GPU에는 필수다.
경 사장은 “생성형 AI 솔루션은 지금처럼 클라우드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데스크톱 등 모든 디바이스에서 작동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며 “CPU, GPU, 엑셀러레이터 등까지 삼성전자가 미래 AI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임직원에 주문했다.
경 사장이 삼성전자를 ‘토탈 솔루션’ 회사로 거듭나야 할 것을 지속 강조한 만큼, 이번 출장에서도 주요 고객사들과 협력 강화 등을 논의하며 도래하는 AI 시대에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경 사장은 다양한 소통 창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경기 침체기에는 투자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과감하게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이 경기의 흐름이 바뀔 때 우위에 설 것”이라고 했다. 결국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이 곧 업황 회복 시기에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 호암미술관에 전시된 김환기 작의 ‘한 점 하늘’을 본 뒤 “뉴욕에 가기 전 그(김환기)의 그림은 갇혀 있다는 느낌이 있다”라며 “그러나 뉴욕에서 그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변화 창조 같은 것은 충돌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 같다. 갇혀 있어서는 만들기 어렵다. 자꾸 충돌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9일에는 연세대 공과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챗 GPT’를 내년부터 업무에 도입하려 한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챗GPT를 써야 된다는 분들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는데 (나는) 써야 된다고 본다”며 “삼성전자 6년차 개발자에 코드를 만들라고 하면 60분이 걸렸지만, 챗 GPT를 사용하니 검사까지 하는데 10분밖에 안걸렸다”고 밝혔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솔루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DS부문은 연내 GPT-3.5 수준 이상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도입을 추진한다. 12월 기본 서비스를 오픈하고, 내년 2월에는 회사 지식이 포함된 전문 검색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강연 이틀 뒤인 11일에는 임직원에 “생성형 AI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가 하는 일에 엄청난 혁신이 올 수 있다”며 “국내 전문 기업을 통한 맞춤형 AI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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