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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목)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통닭을 ‘K치킨’으로 바꾼 이 남자 “맥도날드가 내 라이벌”

기사입력 : 2023-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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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창업 4년만에 1000호점 ‘파죽지세’
2030년까지 글로벌 5만 점포 ‘1위’ 목표

△ 1955년생/ 순천고, 조선대 무역학과 / 1984년 미원(현 대상) 입사 / 1955년 제너시스BBQ 대표이사 / 2002년 제너시스BBQ 회장 / 2002년 제2대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 / 2011년 한국외식산업협회 상임회장 / 2014년 제5대 한국외식산업협회 상임회장 / 2020년 제33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이미지 확대보기
△ 1955년생/ 순천고, 조선대 무역학과 / 1984년 미원(현 대상) 입사 / 1955년 제너시스BBQ 대표이사 / 2002년 제너시스BBQ 회장 / 2002년 제2대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 / 2011년 한국외식산업협회 상임회장 / 2014년 제5대 한국외식산업협회 상임회장 / 2020년 제33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치킨, 정확히 프라이드 치킨은 신기한 음식이다. 누가 봐도 한국 전통 음식이 아닌데, 흡사 ‘한식’으로 취급된다. SNS와 유튜브에서 한국 치킨, 이른바 ‘K치킨’을 먹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 외국인들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K치킨은 단시간에, 갑자기 생기지 않았다. 페리카나, 처갓집 양념통닭, 멕시칸 등 1980년대 창업한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매콤달콤한 양념 치킨 등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오늘날 치킨을 국내 대표 메뉴로 자리 잡게 했다.

1990년대 들어 외식과 배달음식 소비가 급격히 늘어갔고 치킨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사업가를 꿈꾸던 한 사람이 그 흐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윤홍근닫기윤홍근기사 모아보기 제너시스BBQ 회장이다.
사장님이 되고 싶다. 왜나면!
윤 회장은 1955년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가방과 운동화를 선물로 받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에게 행복감을 준 그 물건이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다. 아버지가 기업이라는 곳에서 만든다고 했다. 윤 회장은 그때 결심했다고 한다. “어른이 되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기업의 사장님이 되겠다.”

사장님을 꿈 꾸던 청년은 순천고를 졸업해 조선대 무역학과에 들어갔고 이후 1984년 미원그룹(현 대상그룹)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회사에서 그의 별명은 ‘일벌레’였다. 취업 후 밤 12시 이전에 귀가한 적이 없을 정도로 맡은 일에 책임감과 열정을 보였다. 덕분에 청년 윤 회장이 근무하던 부서는 언제나 최고 성과를 기록했고, 그는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승진했다. 그는 입사 10여년 만에 영업부장까지 올랐다.

승승장구하던 윤 회장은 어느 날 담배 연기 가득한 허름한 통닭집에서 엄마와 아이가 통닭 먹는 모습을 보았다. 당시 통닭집은 호프집으로 인식돼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술 마시지 않고 통닭만 먹는 모자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맛있게 통닭을 먹는 두 사람을 지켜보면서 그는 ‘건강에도 좋은 치킨집을 창업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결국 1995년 7월 그는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만 40세 불혹의 나이였다. 전셋집을 월세로 바꾸고 저축해 놓은 돈과 은행 대출을 받아 종자돈 1억원을 마련했다. 10여명 지인들에게 2000만∼5000만원씩 투자를 받아 추가로 4억을 모았고 자본금 총 5억원으로 그해 9월 1일 제너시스BBQ를 설립했다. 제너시스는 성경에 나와 있는 ‘창세기’를 의미하는데,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 개척자로서 초심을 지키자는 뜻을 담고 있고 BBQ는 ‘최고 믿을 만한 품질(Best Believable Quality)’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윤 회장은 과거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창업 당시를 회상하며 “나를 믿고 거금을 투자한 사람들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더욱 이를 악물었다”며 “자본금으로 마련한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밤낮으로 일하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하루도 닭을 먹지 않은 날이 없었고 최상의 치킨 맛을 내기 위해 생닭을 먹어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 치킨업계 역사를 써나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1995년 창업 후 그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역사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창업 반년 만에 100호점, 2년 만에 500호점, 4년 만에 1000호점을 돌파하는 등 파죽지세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외환 위기로 대부분 식품업계가 몸을 사렸지만 윤 회장은 이를 기회로 활용했다. 외환 위기로 인해 불가피하게 퇴사한 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홍보한 것이다. 퇴사 후 새로운 일자리가 절실했던 이들이 대거 BBQ에 몰렸고 이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결과적으로 가맹점과 BBQ 본사 동반 성장으로 이어졌다.

윤 회장은 국내 사업 상승 기세를 몰아 2003년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KFC, 파파이스 등 기름지고 느끼한 글로벌 브랜드 치킨과 달리 특유의 감칠맛을 갖고 있는 K치킨을 앞세워 2004년 스페인, 2006년 일본과 미국, 2007년 호주 등 전세계로 뻗어 나갔다.
동료에서 적이 된 bhc
윤 회장 사업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윤 회장은 2004년 8월 치킨 프랜차이즈 bhc를 인수했다. 1997년 별하나치킨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bhc는 업계 3위까지 오르며 사업을 키워갔지만 조류독감 파고를 넘지 못하고 BBQ 품에 안기게 됐다.

문제는 공격적 사업 확장으로 BBQ 역시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PEF) 로하틴그룹에 bhc를 매각하면서 비롯됐다. 매각 1년 만인 2014년 로하틴은 BBQ가 매각 협상 당시 가맹점 숫자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회사를 실제 가치보다 더 비싼 값에 매각했다며 국제상공회의소(ICC)에 BBQ를 제소하면서 갈등이 본격화했다. ICC는 2017년 진술보증조항에 따라 BBQ에 총 98억여원을 배상하라는 중재판정을 내렸다.

이후 BBQ는 bhc가 계약 내 정산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신뢰 관계가 깨졌다며 bhc와의 물류용역계약, 상품공급계약을 해지했다. bhc 매각 당시 양사는 물류용역 및 상품공급에 대한 10년 장기계약을 맺은 바 있다.

bhc는 BBQ의 일방적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2017년 물류용역계약, 2018년 상품공급계약에 대해 각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배상 청구액은 물류용역계약 2400억원, 상품공급계약 540억원 규모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 4월 BBQ가 bhc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고 BBQ 책임을 일부 인정했고 상품공급계약과 관련해 약 120억원, 물류용역계약과 관련해 약 85억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비록 BBQ 배상 판결이 났지만 1심 배상액의 절반 수준이라 BBQ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외에도 양사는 여전히 몇 가지 사안에서 대립하며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복합외식공간 승부수
법적 갈등이 커지면서 마음이 복잡했지만 윤 회장은 자신의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려가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 매장 5만개를 운영하는 게 그의 목표다.

제너시스BBQ는 이를 위해 국내외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먼저 국내 사업은 특화매장으로 MZ세대 유입을 공략한다. 제너시스BBQ는 현재 국내에서 210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경쟁사 점포 수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일반 치킨 매장은 과포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윤 회장은 복합외식공간을 내세워 BBQ 특화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앞에 위치한 BBQ 빌리지 송리단길점이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이 곳은 치킨 외에도 브런치, 베이커리, 커피, 화덕피자 등 약 190여종 메뉴를 도입한 ‘크로스오버’ 매장이다. 늦은 오후, 식사나 포장을 위해 찾는 곳이 치킨 매장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메뉴를 확장했다.

제너시스BBQ에 따르면 BBQ 빌리지 송리단길점은 주말 일 평균 최대 1200팀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벚꽃축제가 열린 지난 4월 주말에는 하루 최대 200~300명 이상 대기줄이 이어졌으며 평일에도 입장을 위해 오픈 시간인 9시부터 대기 팀이 생기기도 했다.

윤 회장은 “BBQ 빌리지 모델은 앞으로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속에서 K푸드를 선도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한국 치킨이 글로벌 무대에서 K푸드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 치킨은 물론 베이커리와 화덕피자, 수제맥주, 그리고 커피 문화까지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를 바탕으로 K치킨 인지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윤 회장은 글로벌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2003년 해외 사업을 처음 시작한 그는 진출 19년만에 57개국, 700개에 달하는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최종 목표는 세계 1위 프랜차이즈다.
나의 라이벌은 맥도날드
윤 회장은 지난해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일본 대표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라이벌은 미국 ‘맥도날드’다”라며 “BBQ를 세계적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제너시스BBQ는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사세를 확장해 가고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프랜차이즈 최선진국인 미국이다. 윤 회장은 2006년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에 직영 1호점을 시작으로 워싱턴, 뉴저지, 텍사스, 조지아, 매사추세츠, 메릴랜드, 콜로라도, 하와이, 노스캐롤라이나 등 현재 22개주에서 25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윤 회장은 미국에서도 신선육과 원부자재 품질을 유지하여 한국의 맛을 지켜 현지화에 성공했다. BBQ 관계자는 “BBQ 치킨은 맛을 ‘현지화’하지 않고 한국의 맛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성공의 비결”이라며 “미국식 치킨은 대량으로 튀겨 소분해서 팔지만 BBQ 치킨은 주문 즉시 요리를 하기 때문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튀겨낸 치킨에 자체 개발한 다양한 시즈닝, 소스와 레시피를 적용한 한국식 치킨을 현지에서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6월 글로벌 외식 전문지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외식 브랜드’ 2위에 선정됐으며 500대 브랜드에서 전년보다 43계단 상승한 332위를 차지했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북미에서 식당 운영자가 읽어야 할 잡지 14가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QSR 매거진’과 음식, 라이프스타일,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콘텐츠 기업 ‘스태틱 미디어’ 음식 전문지 ‘매쉬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외식 브랜드로 BBQ를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현지에서 BBQ 인기가 높아지자 미국 주지사가 직접 나서 매장 오픈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콜로라도 주지사 자레드 폴리스(Jared Polis)는 “BBQ가 콜로라도주 곳곳에 매장을 열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덴버 국제공항에도 매장을 추가로 오픈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밖에 메릴랜드 주지사 비롯한 다른 지역의 주지사들도 지역내 BBQ 매장 오픈을 요청하고 각종 간담회에 참석을 요청하고 있다.

윤 회장은 최근 글로벌 회의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와 함께 미국에 이어 캐나다 역시 어떤 상황에서도 기회를 만들어 내는 ‘BBQ DNA’를 접목해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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