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KB생명 합병보험사 KB라이프생명 첫 수장을 맡은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가 채널경쟁과 자산관리(WM) 서비스로 생보업계 3위를 노리고 있다.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로 손해보험사 비은행 수익성을 확대한 만큼, KB라이프도 푸르덴셜생명 인수 효과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2022년 1분기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단순 합산 순익은 5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KB생명은 KB금융지주 산하 생명보험사지만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가 약했다는 점에서 ‘알짜매물’로 여겨진 푸르덴셜생명 M&A 효과에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다만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성격이 상이하다는 점에서는 양사의 시너지, 채널 기반 안정, 화학적 통합이 KB금융지주 M&A 성공 척도로 여겨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라이프와 리딩 생보사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이환주 대표가 신한라이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알짜매물 푸르덴셜생명 덕 부담 던 IFRS17 대비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생보사 포트폴리오를 확실하게 강화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자산 규모가 크지 않지만 매년 1000억원 이상 순익을 꾸준히 내며 알짜 매물로 꼽혔다. RBC비율이 200~300%대를 기록해 건전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외국계 특성상 IFRS17 기준을 미리 적용하고 있어 자본확충 등의 부담도 없었다.반면 KB생명은 자산규모가 작고 전속설계사 조직이 미미할 뿐 아니라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았다.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다보니 창구에서 쉽게 팔 수 있는 저축성보험, 연금보험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다.
푸르덴셜생명이 아니더라도 생보사 M&A는 KB금융지주 입장에서 필수불가결했다. 수익성에서도 차이가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지주 편입 시기인 2020년에 푸르덴셜생명 순익은 2278억원, KB생명은 -231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푸르덴셜생명의 전속 설계사 조직이 아니었다면 KB라이프생명이 자회사GA 조직인 KB라이프파트너스 출범이 가능했다. 덕분에 자회사GA, 방카슈랑스, 온라인, GA채널 등 KB라이프는 멀티 영업 채널 구축이 가능했다.
IFRS17에서 유리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KB생명은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아 IFRS17에서 마이너스로 잡히는 저축보험 비중이 높았다. 푸르덴셜생명은 전속설계사 중심으로 종신보험, 변액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어 kb생명 포트폴리오 한계를 상쇄했다.
물리적 통합은 이뤘지만 KB생명 3개년 계획와 푸르덴셜생명과의 시너지 효과가 리딩 보험사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KB생명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개년 계획 아래 GA채널 중심영업활동을 펼쳤다. 상품도 7년 단기납 ‘7년의 약속’을 내세우며 GA가 판매하기 쉬운 전략적 상품을 출시했다.
KB생명은 이 상품으로 GA 실적 상위권까지 도약하기도 했다. KB라이프파트너스 영업력 강화도 과제다. 제판분리 과정에서 푸르덴셜생명 전속 설계사 이탈이 있어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7년의 약속 판매 주력·WM서비스 차별화…화학적 통합 숙제
KB라이프는 합병한 이후에 여전히 ‘7년의 약속’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KB생명이 출시했을 당시에는 판매가 독보적이었으나 IFRS17으로 CSM 경쟁이 붙으면서 모든 생보사들이 GA채널에 단기납 종신을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본래 신한라이프와 경쟁구도였으나 최근에는 처브라이프, 동양생명 등 중소형사까지 가세했다.
농협생명도 단기납 종신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처브라이프는 체감납입형 종신보험 상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KB라이프도 상품을 개정해 환급율을 높인 상태다.
KB라이프가 출범하며 내세운 주력상품 ‘역모기지 종신’ 판매 확대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상품은 해지환급금 일부지급형으로 표준형보다 보험료가 낮기 때문에 같은 보험료로 더 큰 보장 가능하다. 가입 시점에 확정된 금액을 매월 지급받아 노후 생활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화학적 통합도 숙제다. 푸르덴셜생명, KB생명은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와 달리 노조 반발이 세지 않으나 문화가 상이해 화학적통합 노력이 필요한 상태다. 이환주 대표가 통합을 위해 직원 화합에 직접 나서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영업 부분을 푸르덴셜생명 출신으로, 경영부분을 KB생명 출신으로 인사를 진행했는데 문화가 달라 화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판분리 당시 겪던 진통도 현재는 안정화됐다. 다만 GA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KB라이프파트너스도 제판분리 과정에서 설계사 이탈, KB금융지주 편입 후 안정화, 경쟁력 제고 등 과제를 안고 있다. 초반 설계사 반발이 있었으나 현재는 봉합됐다.
이환주 대표는 WM서비스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계열사 시너지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 KB라이프는 지난 2월 프리미엄 종합금융전문가 ‘KB STAR WM’ 출범 행사를 진행했다.
‘KB STAR WM’은 KB금융그룹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액자산가(VIP)를 위한 종합금융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전문가이다.
이번 행사는 약 2년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던 서비스를 KB라이프생명의 정규 서비스로 확대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했다. 파일럿 프로그램 운영 초부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KB STAR WM에게는 MVP 시상이 진행됐으며, 신규 선발된 110명의 KB STAR WM에게는 임명 배지가 수여됐다. 앞으로 208명의 KB STAR WM은 전국으로 영업망을 넓히며 고객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다.
KB라이프파트너스와도 ‘KB STAR WM(Wealth Manager) 서비스’ ▲KB STAR WM 서비스 개발 및 운영 ▲종합금융전문가 육성 교육 및 운영 ▲ KB라이프생명 상품 제공 및 판매 등에 대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라이프파트너스는 급변하는 보험시장에서 ‘KB STAR WM’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KB STAR WM’이 ‘프리미엄 종합금융 전문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업무 협약의 핵심은 종합금융서비스를 통해 고객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라며 “KB라이프파트너스와 함께 수준 높은 서비스와 전문성으로 KB라이프생명을 ‘프리미엄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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