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의미를 물으면 구성원들의 내적 동기가 살아난다. 구성원의 내적 동기를 살리는 리더가 마음도 얻고 성과도 얻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려면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사전적 의미로 커뮤니케이션은 ‘사람들끼리 서로 생각, 느낌 따위의 정보를 주고받는 일’로 ‘말이나 글, 그 밖의 소리, 표정, 몸짓 따위로 이루어진다’라고 정의된다.
나의 생각과 느낌을 상대방과 주고받는다는 것이 핵심인데, 과연 그럴까? 내가 아무리 찰떡을 말해도 상대방이 콩떡이라고 받아들인다면, 나의 커뮤니케이션은 실패다. 같은 맥락에서 '신경 언어 프로그래밍(Neuro-Linguistic Programming)'을 의미하는 NLP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는 상대방으로부터 되돌려 받는 반응에 있다.”
내가 아무리 진심을 전달해도 상대방이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소리다. 이때 상대방을 탓하거나 서운해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오히려 오해만 더 쌓이고 관계만 더 나빠지기 쉽다.
NLP 연구자들은 ‘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바람직한 상태를 실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만 기억하면 원하는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상대방을 변화시키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나의 커뮤니케이션을 바꾸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내가 가진 좋은 것을 상대방도 알게 하는 것인데, 시작점은 상대가 아니라 나이다. 이것이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다.
S 기업의 J 전무는 회사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본인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본인의 진심은 어떤 것이냐고 먼저 물었다.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해 회사가 원하는 목표에 한 방향으로 함께 하도록 리더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그런데 리더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을 구성원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그걸 잘 모르겠어요. 다들 입을 꽉 다물고 말을 하지 않으니,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J 전무는 소통 리더십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한다. 친밀감을 높이는 라포 형성이 중요하다고 하니, 회의나 면담에서 개인적인 질문을 하면서 관심사를 나누려는 시도도 많이 했다.
“주말에 뭐 했어요?”
“요샌 뭐, 재미있는 일이 있어요?”
“애들은 잘 큽니까?”
그러나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라떼(나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를 생각하면 더 이상 무슨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음속에서 섭섭함과 답답함이 함께 올라온다.
J 전무가 가진 찰떡을 구성원들이 받아들여 반응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에 집중하느냐 vs 존재에 집중하느냐
심리학의 자기결정성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내적 동기는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의 욕구가 충족될 때 생긴다고 한다.우리는 흔히 무언가 보상이 주어질 때 하고자 하는 의욕이 더 많이 생긴다고 여기기 쉽지만, 오히려 보상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의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누군가 보상을 준다고 의무적으로 시키는 일보다는 스스로 선택할 때 훨씬 기쁘고 성과도 많이 난다는 소리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상대를 바꾸려고 노력하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의 생각과 행동뿐이라는 것을.
J 전무의 진심과 노력이 원하는 반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방법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본인 입장에서 노력했다면 이제는 상대방 중심으로 방법을 찾을 때다.
‘구성원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가?’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해 원하는 성과를 내고 싶다는 본인의 진심을 전달하려고 하기 전, 스스로 답을 해보길 바란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의 리더십 변곡점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변동적이고,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모호하여 예측이 어려운’ 뷰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정해진 답은 없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구성원의 잠재력에 주목하여 내적 동기를 올려 함께 답을 향해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자기결정성 이론을 바탕으로 한 코칭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칭은 ‘모든 사람은 온전하고, 문제를 해결할 자원을 내부에 가지고 있고, 크리에이티브 한 존재’라는 전제와 철학을 갖고 있다. 코치는 적극적 경청과 강력한 질문을 통해 고객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실천방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파트너이다.
이때 고객이 가지고 온 문제에 집중하느냐, 고객의 존재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코칭의 성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그 문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 문제를 해결하고 난 다음의 변화는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고객이 이뤄온 성공과 실패 경험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보다도 그 모든 것을 고민하고 노력하는 고객은 어떤 존재인지, 진정 원하는 것과 상태, 궁극적으로 원하는 존재는 무엇이고 그 의미는 무엇인지...’
존재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어느새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게 된다. 한 발자국 물러서서 나를 제3의 눈으로 바라보는 메타뷰(meta-view) 관점에서 관점 전환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J 전무의 진심과 노력은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관점 전환을 통해 구성원들의 ‘존재’에 집중해 보기를 바란다.
문제가 아닌 존재에 집중하면 당연히 경청과 질문의 수준도 변한다. 나의 관점, 나의 궁금증이 아닌 구성원이 원하는 관점에서 경청하고 질문하면, 닫혔던 입이 열린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관점으로 이뤄질 때 받을 수 있는 반응이다.
송미진 is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단행본 전문 기획자이자 맥락과 로직으로 콘셉트를 정리해 인생의 한마디를 찾게 도와주는 북코칭 전문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해 명확한 콘셉트를 갖고 단 한 명의 독자에게라도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팔리는 상품으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든 경험으로 리더들의 강력한 스피치를 돕고 있다.
송미진(쏭북스 대표, 북코칭, 커뮤니케이션 전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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