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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부사장 보낸다…로봇 시대 주도권 확보

기사입력 : 2023-03-1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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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4.77% 추가 확보…총 14.99%
콜옵션 조건 포함 계약도 체결…향후 인수 가능성 전망
레인보우로보, 기타비상무이사에 윤준오 삼성전자 부사장 추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HUBO-2'.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HUBO-2'.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미래 사업으로 로봇을 점찍은 삼성전자가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했다. 특히 이번 매수 과정에선 콜옵션 조건이 포함된 계약도 체결해, 향후 로봇업체 인수 가능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는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식 913936주(약 4.77%)를 약 278억원에 추가로 매입했다. 지난 1월 지분 10.3%를 인수한 지 두 달만이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보유한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은 총 14.99%가 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1년 카이스트(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연구원이 창업한 로봇개발업체다. 공동창업자인 오준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명예교수는 국내 최초로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한 인물이다. 현재 이족보행 로봇을 비롯해 사족보행 로봇, 협동로봇 등을 개발 및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넘겼다.

지난 1월에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지분을 투자한 로봇 회사로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제3자 배정 증자 형태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2%589억원에 확보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주주 간 계약도 새롭게 체결했다. 일정기간동안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전량 또는 일부를 삼성전자에 팔도록 할 수 있는 콜옵션 권한을 확보한 것이다. 최대주주를 포함한 6인이 주식을 매도할 경우에 대한 우선 매수권도 갖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 Hip’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 Hip’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이번 지분 인수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삼성의 미래사업으로 ‘로봇’을 꼽은 날 이뤄졌다.

한 부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로봇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로봇사업팀은 상용 로봇 기술 확보와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전문조직으로, 올해부터 걷기운동 웨어러블 로봇 등 다양한 로봇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콜옵션을 모두 행사할 경우 삼성전자의 보유 주식은 1140만4575주로 지분율 59.94%가 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 협력 등 성과 여부에 따라 인수 합병까지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왜 투자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배경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협동 로봇을 활용한 삼성그룹 내 자동화 추진, 양사 기술 협력을 통한 로봇 제품 개발이 주요 동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전날(16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는 29.98% 뛰었다. 17일 오후 12시 50분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15.9% 오른 13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오는 31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준오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 의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사회는 윤준오 부사장에 대해 "오랜기간 축적된 경영및 사업기획 관련 전문성을 기반으로 능력과 경험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판단되고, 당사의 지속적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이바지 할것으로 기대된다"며 추천 사유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로봇 개발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지난 2021년 로봇과 인공지능(AI)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전자는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지난달엔 카이스트와 손잡고 로봇 특화 전문 인재를 직접 기르기 위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연내 ‘EX1(엑스원)’이라는 이름의 보조기구 로봇을 출시도 앞두고 있다. 한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로봇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며 “시니어 케어 등 여러 로봇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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