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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업계 1위 삼성화재 턱밑 추격 [IFRS17 발 손보 빅4 지각변동 ①]

기사입력 : 202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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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현대해상·KB손보 압도·DB손보 추격
실적 중심 성과주의 한계 vs 유효 전망 갈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업계 1위 삼성화재 턱밑 추격 [IFRS17 발 손보 빅4 지각변동 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보험업계 수익성 지표를 바꾸는 IFRS17이 올해부터 시작된다. IFRS17 하에서는 CSM이 높을 수록 수익이 크게 잡힌다. 신계약비용이 손해로 잡히지 않아 손보 빅4는 경쟁적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 상태다. IFRS17으로 손보 빅4 시장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본지에서는 메리츠화재,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작년 실적, 행보를 살펴보고 성장가능성을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메리츠화재가 작년 최대 순익을 달성하며 2위 DB손해보험 턱끝까지 추격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작년 순익 8545억원을 기록해 DB손보(9970억원)에 이어 순익으로 3위를 기록했다. 2위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이미 현대해상, KB손보를 큰 차이로 앞질렀다. 작년 현대해상 순익은 5609억원, KB손보는 557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를 위협했던 김용범닫기김용범기사 모아보기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공격적 영업은 매출 부분에서도 DB손보, KB손보, 현대해상을 위협하고 있어 IFRS17 에서는 절대적인 2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공격적 메리츠화재, GA 시책 선도·’치고 빠지기’
메리츠화재가 1위 삼성화재를 넘보는 위협적 지위로 오를 수 있었던건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GA 중심 영업 덕분이다. 김용범 부회장이 주목한건 GA였다. 김 부회장은 GA 설계사에게 손보업계 중 수수료, 시책을 공격적으로 지급했다.

2019년 3분기 메리츠화재 장기인보험 신계약 매출액은 886억원에서 1245억원으로 359억원(40.5%) 급증했다.

GA 시책 주도권은 사실상 뺏긴적이 없다. 메리츠화재는 GA 설계사에게 초회년도 수수료를 1200% 내에서만 주도록 하는 ‘1200%룰’도 피했다.

메리츠화재는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책으로 초회년도가 아닌 2회 차에 추가로 500~600%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 시책을 선보였다.

올해 초에는 과열 경쟁으로 그동안 잠잠했던 ‘주차 시책’을 가장 먼저 부활시킨 것도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월 1주차 최대 750% 추가 시책을 선보였다. 시책이 월등하다보니 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 상품을 추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시책 부분에서 다른 손보사들보다 월등이 많이 제공하다보니 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하게 된다”라며 “메리츠화재가 시책 정책을 항상 가장 먼저 선제적으로, 공격적으로 제시하고 다른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대형사들은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시책을 따라오는 모양새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공격적인 영업은 그동안 한번도 깨지지 않던 삼성화재는 처음으로 제치기도 했다. 2020넌 9월 삼성화재 장기인보험 실적은 125억원, 메리츠화재는 123억원으로 사실상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고 2020년 10월에도 삼성화재 120억원, 메리츠화재 119억원으로 추격하다 2020년 11월에는 메리츠화재가 122억원으로 119억원이던 삼성화재를 사실상 손보사 최초로 앞질렀다.

김용범 부회장의 GA채널 강화는 IFRS17과 다시 연결된다. 기존에는 신계약을 발생하기 위한 비용이 수익에 반영돼 수익이 줄어들었다. IFRS17에서는 신계약비용이 순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메리츠화재 뿐 아니라 손보 빅4가 올해 GA채널 주도권을 잡기 위해 출혈경쟁에 나선 것도 이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계약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IFRS17에서는 수익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라며 “보유 계약을 높일수록 수익이 높게 나타나므로 비용이 많이 나와도 고객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작년 ‘업계 유일’, ‘우주유일’ 등의 문구로 ‘유사암 납입면제’ 특약을 판매했다. 보험업계 문제 제기로 메리츠화재도 결국 유사암 납입 면제율을 11월 1일부터 50%로 축소했다.

최대 순익을 경신하는데에는 메리츠 식 ‘치고 빠지는’ 전략도 주효했다.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부문을 줄이다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손해율이 안정화되자 자동차보험을 전략적으로 판매했다. 작년 3분기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6400억원으로 2021년 3분기 5911억원 보다 8.3% 증가했다.

퇴직연금에서도 ‘치고 빠지기’ 전략을 하려다 금융당국 제동으로 하지 못했다. 메리츠화재는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당시 손보사 중에서 가장 먼저 퇴직연금 사업권을 취득했다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퇴직연금 사업권을 반납했다.

작년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퇴직연금 시장 금리 경쟁이 벌어지자 메리츠화재는 금리를 올려 고객을 확보하려다 보험업계 유동성 위기와 맞물려 하지 못했다.

김용범 부회장은 삼프로TV에 출연해 “퇴직연금은 원가가 100인데 90에 파는 사업이라고 생각해 7년 반 동안 1원도 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금리가 오르면서 기회가 생겨 다시 진입해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라며 “프라이싱이야말로 금융기관이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밝혔다.

성과 중심 한계 지적도
메리츠화재 공격적 영업은 지속가능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2019년 말부터 2021년까지 높게 제공하던 시책, 수수료를 내리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인수 완화로 손해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2021년 메리츠화재 장기인보험 2021년 7월, 8월, 9월 실적은 100억원 아래로, 80억원 초반까지 기록했다. 실적이 떨어지자 메리츠화재는 하반기에 다시 시책을 높이기도 했다.

높은 시책이 설계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건 맞지만 반복되다보니 효과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메리츠화재가 시책을 높였을 때는 손보업계에서 경험해보지 못해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며 “이제는 메리츠화재 시책이나 수수료를 따라가는 등 이미 학습이 된 상태”라고 말했다.

일부 설계사들 사이에서는 시책이 좋아 상품을 판매했지만 보험금 지급 심사가 까다로워 설계사 평판이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한 보험설계사는 “메리츠화재가 보험금을 청구하면 심사를 강화하며 지급을 안하려던 시기가 있어 설계사들이 애를 먹었다”라며 “보험금 미지급 이슈가 있었다보니 고시책에 현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행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엇갈린다. 김용범 부회장 색깔이 담긴 성과 중심이 성과를 얻은건 맞지만 조직 내 피로도가 쌓여 한계에 보인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김용범 부회장은 전속설계사 운영 방식을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로’ 바꾸고 운영 방식도 일반 GA와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하게 했다. 메리츠화재 지점장은 각 지점 별 운영비 등을 책임지고 성과에 따라 지점장이 GA대리점처럼 책임을 져야 한다. 메리츠화재는 2019년 설계사가 가족 등을 가입시키는 셀프보험 비중이 높아지기도 했다. 메리츠화재 전속 채널이 망가졌다는 이야기도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 지점 폐업이 늘어나는 등 전속 채널이 많이 망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에는 2만1755명 신규등록인원 중 1만823명이 등록해 설계사 등록정착률이 49.75%까지 올랐다가 2021년에는 2만1595명 중 9209명이 정착등록해 42.64%로 등록정착률이 내려갔다. 전속설계사수는 2020년 2만9739명에서 2022년 9월 말 2만4631명으로 줄었다.

메리츠화재 식 전략은 유효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리츠화재 식은 향후 10년을 내다보기는 어려운 전략”이며 “성과주의 문화가 부작용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30%는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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