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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식품HQ 이영구 대표] 14분기 연속 적자 롯데 주류사업, 그가 오니 바로 흑자

기사입력 : 2023-02-27 13:24

(최종수정 2023-02-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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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음료·제과푸드 하나로...통합의 달인
전년도 예산 안보는 ‘ZBB 프로젝트’ 성과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 이미지 확대보기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국내 재계 5위 롯데는 지난 2017년 지주사로 전환하며 유통·화학·식품·호텔 등 4개 산업군으로 구성해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4개 산업군은 2017년부터 BU(Business Unit) 체제에서 2021년 HQ(Head Quarter) 체제로 변화하며 관리되고 있다.

2021년 말 도입된 HQ체제는 BU에 없던 인사와 재무 권한을 추가해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실행력을 높였다. 그만큼 HQ 수장의 권한과 커진 셈이다.

4개 HQ 중 롯데그룹 모태가 되는 식품HQ 첫 수장을 맡은 주인공은 이영구 식품HQ 총괄대표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다.

이 대표는 1962년생으로 중대부고와 숭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했다. 1993년 롯데알미늄 영업1·2, 1997년 롯데정책본부 개선실을 거쳐 2009년 롯데칠성음료로 다시 복귀해 전략부문장, 마케팅부문장, 영업본부장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17년 롯데칠성음료 음료부문 대표에 오른 후 취임 이듬해부터 실적을 올려 2년 연속 영업이익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음료부문 실적 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 롯데칠성음료 음료와 주류부문을 총괄하는 대표로 선임됐다. 이전까지 두 사업 부문은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됐지만 이 대표가 총괄대표로 선임되며 두 사업부문 통합 작업이 시작됐다.

이 대표는 생산, 물류 등 조직 책임자를 1명으로 단일화해 음료부문과 주류부문 사이 중복되는 부분을 줄이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재정비했다. 다만, 사업전략을 담당하는 경영기획과 대외활동이 많은 홍보조직은 각 부문을 따로 운영해 유연한 대응체제를 구축했다.

음료와 주류로 분할돼 있던 경영기획부문을 전략기획부문으로 통합하고 부평 주류생산공장을 음료 물류센터로 재단장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 결과 주류부문은 오랜 기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그가 통합대표를 맡은 지 3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당시 롯데칠성 주류부문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불똥이 튀며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대표가 맥주 신제품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출시와 비용 절감 프로젝트로 매출을 회복시켜 ‘턴어라운드’ 계기를 마련한 것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여기서 이 대표의 비용 절감 프로젝트 ‘ZBB(Zero Based Budget)경영’이 빛을 발한다. ZBB경영은 전년도 예산을 참고하지 않고 원점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영업비용 등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는 재무 전략을 뜻한다.

이처럼 성과를 쌓아온 이 대표는 2021년 식품BU장으로 선임됐고 2022년 롯데그룹 인사에 외부인사들이 중용되며 파란이 일 때 자리를 지키고 HQ체제 전환 속 식품군 총괄대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어 롯데제과 대표도 겸직하면서 롯데칠성음료 성과를 재현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았다.

롯데그룹이 이 대표를 식품BU장에서 식품HQ 대표로 임명한 것은 사실상 그를 연임시킨 것이나 다름 없었다. 국내 식품업계 경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롯데가 이런 결정을 한 배경에는 영업에 전문성을 지닌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는 게 식품업계 해석이다.

이 대표는 식품BU장을 지낼 때 롯데칠성음료 외에도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롯데그룹 식품 3사 실적을 모두 견인했다. 코로나19 악재 영향으로 식품업계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식품 3사 모두 호실적을 이어갔다.

영업 전문성 외에도 이 대표는 롯데그룹 내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합리적 의사결정과 포용력을 지닌 인물로 불리고 있다.

이런 평가와 이력 덕분에 이 대표는 이론과 실무를 고루 갖춘 리더로 평가 받는다. 현장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 성격을 바탕으로 한 남다른 포용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에서도 따르는 후배가 많고 다방면에 걸친 업무실적 및 경험을 갖춰 롯데식품HQ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롯데그룹 식품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된 이 대표의 첫 번째 미션은 롯데제과의 성공적 합병이었다. 롯데제과를 성공적으로 합병시키고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해야 했다.

현재까지 봤을 때 상황은 긍정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통합해 통합법인 ‘롯데제과’를 탄생시켰다.

합병 발표 당시 롯데제과는 “합병은 양사가 보유한 인프라를 통해 개인 맞춤화,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식·음료사업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글로벌 식품사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실제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제한적이었던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향후 신사업에 대한 확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 중심이었던 롯데푸드는 롯데제과 해외 영업망을 활용해 활발한 해외 진출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롯데푸드가 약 20개국, 50개 거래선을 통해 해외 수출을 전개하고 있는데 반해 롯데제과는 그 4배에 달하는 70여 개국, 200여 개 거래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해외 법인도 카자흐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에 달한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인도와 러시아 등지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국내 인기 브랜드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투자를 통한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롯데제과 해외 루트를 적극 활용한다면 캔햄, 분유 등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롯데푸드 제품들 판매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합병을 통해 각종 조직 및 구매, IT(정보기술) 등 인프라를 통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나아가 분유부터 HMR(가정간편식) 등 주방 식품, 실버푸드까지 전 연령, 전 생애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병 전 소비재 중심이었던(B2C) 롯데제과와 유지 및 식자재를 판매하는 중간재 기업(B2B)이었던 롯데푸드가 만나면서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롯데푸드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했던 소비재 사업에 대한 영업 노하우와 인프라 등 50여년에 걸친 롯데제과 B2C DNA를 흡수해 최근 성장하고 있는 HMR 사업 등에 적용하면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점차 확대하고 있는 온라인 시장 추세를 반영해 각자 운영하고 있던 이커머스 조직도 통합, 일원화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우선 자사몰을 통합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조직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온라인 사업 전략 컨설팅 등을 통해 전용 물류센터를 검토하는 등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관련업계는 원재료 공동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물류 시스템 개선을 통한 물류비 감축 등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합병 효과만 놓고 봐도 롯데제과 합병은 확실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롯데제과는 합병한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 4조원 벽을 돌파했다. 지난해 롯데제과 매출액은 연결기준 4조745억원, 영업이익 13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3% 감소했다. 합병 관련 일회성 비용 121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1%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제과를 성공적으로 합병시킨 이 대표의 다음 미션은 식품HQ의 고른 성장이다. 롯데그룹에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 3개 식품 계열사가 있다.

지난해까지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GRS는 각각 이영구 대표, 박윤기 대표, 차우철 대표가 맡아 사업을 꾸려왔다. 이 대표는 여기에 더해 식품 계열사 전반을 책임지는 식품HQ총괄을 겸직했다.

지난해 말 롯데그룹 인사에서 식품사 대표 3인은 모두 연임에 성공했으며 롯데제과는 첫 외부 출신 수장인 이창엽 대표가 영입됐다. 업계는 이창엽 대표 영입에 대해 이 대표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인사였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가 식품군HQ 총괄대표로서 식품 3사 전략을 더욱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롯데 식품HQ 역할이 올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식품 3사 모두 엔데믹을 맞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 등 변화를 예고한 만큼 이를 컨트롤하는 식품HQ 기능이 강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창엽 대표를 롯데제과 수장 자리에 앉혀 실무를 맡기고 이 대표가 식품 계열사 시너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대표는 각 식품 계열사들 경쟁력을 끌어올려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일단 식품군 총괄대표로서 주도한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두 회사 인력과 사업영역을 안정적으로 결합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여기에 더해 식품 3사의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GRS는 지난해 모두 실적이 크게 악화하지 않았지만 긍정적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내수 시장도 고령화로 침체되는 상황이라 근본적 성장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첫 단추는 롯데제과 사명 변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내달 초 예정된 이사회에서 사명을 롯데웰푸드로 변경하는 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롯데제과는 사명에서 '제과'를 떼는 방안을 꾸준히 검토해왔다. 과자 제조사라는 뜻의 '제과'가 롯데푸드 간편 식·육가공 등 사업 부문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사명 변경이 가시화되면서 롯데제과 사업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식용 곤충 제조기업인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그 영역을 넓혀왔다. 비건 브랜드인 '비스트로' 론칭도 추진하고 있다.

사명 변경과 더불어 조직개편을 통한 경영 효율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롯데제과는 현재 수원·부산·증평 등 3곳에서 운영 중인 제빵공장 중 1곳을 철수하고 2개 공장으로 통합 가동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제빵공장 외에도 육가공 공장 1곳, 건과 공장 1곳의 문도 닫는다.

롯데푸드와 중복되는 빙과 부문의 경우 영업 조직을 재편하고 물류센터를 통폐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사업은 효율화하는 한편 해외사업은 확대한다. 최근 롯데제과는 5년간 약 700억원을 들여 인도에 빙과공장을 신규로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 He is…

△1962년생 / 1981년 중앙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졸업 / 1988년 숭실대 산업공학과 졸업 / 1987년 롯데칠성음료 입사 / 2009년 롯데칠성음료 영업전략부문장 / 2014년 롯데칠성음료 마케팅부문장 상무 / 2016년 롯데칠성음료 음료BG 영업본부장 / 2017년 롯데칠성음료 음료BG 대표이사 / 2019년 롯데칠성음료 통합대표이사 / 2020년 롯데그룹 식품BU장 / 2021년 롯데제과 대표이사 / 2021년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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