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분양에 나선 3개 단지 중 2개 단지가 미달되는 등 미분양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다른 ‘공공주택 확보’ 사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6만8107가구로 이미 정부가 정한 위험선을 넘어선 것에 이어 2013년 4월(7만201가구) 이후 9년9개월만에 처음으로 7만 가구 선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정부에 미분양 주택 매입 등의 구제 요청을 요구했다.
실제로 LH는 매입임대 제도를 통해 최저 소득계층가구에게 집을 제공하고 있다. 이 제도는 도심에 사는 최저 소득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 다가구주택 등을 매입해 저렴하게 임대하는 제도다.
다만 주택 가격이 하락세인 최근도 LH가 미분양 아파트를 고가에 매입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LH 행보와 다르게 정부는 건설사의 자구책 마련이 먼저라며 구제 요청에 선을 긋고 있다.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국토교통부 장관은 “매입임대제도는 기존 주택을 매입해 주거취약계층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하는 주거복지제도로,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용하는 것이 제도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금이 아닌 내 돈이었다면 과연 지금 이 가격에 샀을지 의문”이라며 “결국 국민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면적 ㎡당 매입가격은 920만원이었지만, 당시 SH공사가 공급한 ‘세곡2-1단지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당 건설원가는 436만원이었다. 수유팰리스를 사는 값이면 세곡 2-1 아파트를 두 개를 살수 있다는 의미다.
원 장관은 “미분양 중에도 분양가를 낮추니 바로 완판된 사례들도 있다”며 “분양가 인하 등 건설사의 자구 노력이 먼저”라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해 LH 측은 시장가격을 반영하지 않고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한다면, 매도인을 찾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고품질의 주택을 확보할 수 없고, 주택 노후화로 향후 관리비나 수선유지비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번 논란과 관련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SH공사의 경우 저소득층을 위한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축소하고. 서울 내 노후 주택에 대한 재건축으로 집중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SH는 지난해 국토부가 할당한 6150채 중 약 15%에 해당하는 850채만 사들였다.
SH공사는 주택 중개업자나 매매업자가 아니라 건설공기업으로서, SH가 1억원에 지을 수 있는 집을 2억원에 사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헌동닫기김헌동기사 모아보기 사장은 최근 진행된 기자설명회를통해 “우선적으로 미분양 아파트는 안산다”며 “분양원가를 당당하게 공개한 아파트라면 미분양 물량 매입도 검토해볼 수는 있지만 가장 낮은 가격에 주택을 우선 매입하고 엄격한 검증을 통해 매입하겠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SH공사는 지난 15일 공사가 소유한 공공주택 13만1160가구의 자산내역을 공개했다. SH공사가 보유한 주택·건물의 취득가액은 약 21조9625억원이며 장부가액은 약 18조4798억원, 공시가격은 약 46조원이다. 공사가 재산을 공개한 만큼, 사들이는 주택도 투명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SH공사는 매입임대사업을 최소화할 예정임을 밝혔다. 김 사장은 “SH가 신규 주택을 직접 짓는 것이 기존 주택 매입보다 돈이 덜 든다“며 ”SH는 지난해부터 반지하나 침수된 주택 등 민간에서 처분이 어려운 주택 중심의 매입을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용도 상향이 가능한 지역은 용도를 최대한 상향해 고품질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으로, 4만 가구에서 10만 가구 이상·최소 6만 가구 이상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성산영구임대아파트는 현재 180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재건축 시 5000가구까지 늘려 기존 거주자를 제외한 3000여가구는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 아파트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H공사는 준공 1989~2005년 기준 내용연수 30년이 도래하는 공공임대 아파트 34개 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노원 ‘하계5단지’와 ‘상계마들’, 마포 ‘성산’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