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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보보안 위기 딛고 환골탈태 나서는 LG유플러스

기사입력 : 2023-02-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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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경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 정은경 기자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네트워크와 정보보안은 통신사업의 기본이고, 고객 신뢰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뼈를 깎는 성찰로 고객에 더 깊은 신뢰를 주는, 보안과 품질에 가장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습니다."

황현식닫기황현식기사 모아보기 LG유플러스 대표가 지난 16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가 이끄는 LG유플러스는 요즘 무척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초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이어 디도스(DDoS) 공격으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 건은 현재 정부 및 관련 기관과 함께 유출 경로를 파악 중이며, 디지털 포렌식 수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디도스 공격에는 전사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사이버 안전혁신안’을 통해 정보보안 투자액을 현 수준의 3배인 1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고, 원인과 피해 규모가 정확히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이 회사는 또 지난 20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 유심 교체를 진행하며, 선제적으로 고객 추가 피해 방지에 나섰다. 고객들 불안 해소를 위한 피해보상을 결정한 것이다.

황 대표가 공언한 정보보안 1000억원 투자는 LG유플러스 연간 영업이익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통신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2021년 투자액(627억원)과 비교해도 약 59.7%나 더 많은 수준이다.

시장 내 3위 사업자로서 점유율 확대와 신사업 추진을 위해 공격적 영업·마케팅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보보안 강화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만큼 황 대표 스스로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확실한 투자를 통해 이번 위기를 ‘보안 품질이 가장 강력한 회사’로 탈바꿈하는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황 대표는 “1000억원 투자 계획은 2~3년 뒤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를 고려해 책정한 금액으로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이번 기회로 정보보안 투자를 대폭 강화해 국내 최고 수준까지 올라갈 정도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사이버 안전혁신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왼쪽에서 세번째)를 비롯한 경영진이 고객정보유출 및 디도스 공격에 따른 인터넷 서비스 오류 등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이미지 확대보기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사이버 안전혁신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왼쪽에서 세번째)를 비롯한 경영진이 고객정보유출 및 디도스 공격에 따른 인터넷 서비스 오류 등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사실 황 대표 취임 후 LG유플러스는 정보보안 투자를 지속 강화해왔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정보보안 공시에 따르면, 황 대표 취임 1년차인 2021년 LG유플러스 정보보안 투자액은 전년(2020년) 대비 27% 이상 늘었다.

이는 LG유플러스의 과거 3개년(2018~2020년) 평균 정보보안 투자액 증가율인 8.4%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처럼 투자를 늘렸음에도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은 사이버 공격 수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고 정보보안 분야에서 갖춰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황 대표도 현재 보안 투자 수준에 대해 “경쟁사 대비 시스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비례로 하면 적게 투자되는 게 맞지만, 이번 기회에 대폭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 국내 최고액으로 올라갈 정도로 급하게 투자를 더 해야겠다는 뜻에서 말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정보보안 투자 외에도 ▲외부 보안전문가와 취약점 사전점검·모의 해킹 ▲선진화된 보안기술 적용 및 미래보안기술 연구·투자 ▲사이버 보안 전문인력 육성 ▲사이버 보안 혁신 활동 보고서 발간 등 품질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황 대표가 위기를 잘 극복하고 보안·품질에 더욱 강력한 LG유플러스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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