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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권 女리더는…‘기업금융 강화’ 유명순·‘M&A 특명’ 강신숙

기사입력 : 2023-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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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소매금융 단계적 철수…새판짜는 유명순
금융지주 노리는 수협은행…강신숙, 3천억 순익 목표

올해 은행권 女리더는…‘기업금융 강화’ 유명순·‘M&A 특명’ 강신숙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올해 국내 은행권에서 두 명의 여성 리더가 뛰고 있다. 그동안 여성 행장들이 동시에 근무한 적은 없었다.

타 업권에서는 여성 최고경영자(CEO) 시대가 열린지 꽤 됐지만, 은행권은 보수적인 문화 탓에 여전히 유리천장이 남아있다는 평이 많았다.

지난 2020년 국내에서 민간은행 최초 여성 행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유명순닫기유명순기사 모아보기 한국씨티은행장이다. 이어 작년에는 강신숙 수협중앙회 부대표가 수협은행 수장 자리에 올랐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협동조합 특수은행인 수협은행은 서로 성격이 다르다. 이에 유 행장이 기업금융 중심으로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면, 강 행장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해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다.

민간銀 첫 女행장은 ‘기업금융통’ 유명순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기업금융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그의 경력은 대부분 기업금융 분야로 채워져 있다.

1964년생인 유 행장은 1987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씨티은행에 서울지점 기업심사부 애널리스트로 입행했다. 이후 한국씨티은행에서 대기업리스크부장, 서울지점 기업심사부 부장, 다국적기업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09년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에 올랐다.

특히 기업심사부에서는 SK와 기아자동차, 쌍용, 효성, 한진 등 대기업의 리스크를 관리했고 다국적기업금융부에선 1000여 개의 세계 유수 다국적 기업을 책임졌다. 유 행장은 2014년 JP모건체이스은행으로 몸을 옮겨 서울지점장을 맡았다. 다음 해 그는 다시 한국씨티은행으로 돌아와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을 지냈다.

유 행장이 2020년 국내 민간은행 첫 여성 행장이 됐을 때 업계는 떠들썩했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 내부에서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었다. 당시 박진회닫기박진회기사 모아보기 전 행장이 3연임을 포기하고 용퇴하면서 유 행장은 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돼 유력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또, 같은 해 한국씨티은행의 모회사인 씨티그룹도 제인 프레이저 씨티은행장 겸 글로벌소비자금융 대표를 CEO로 선임해 미국 월가 은행 중 첫 여성 CEO를 배출했다.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해 유 행장은 세계여성이사협회 창립 6주년 포럼에 참석해 여성의 경영참여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그는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는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영업하고 있는 씨티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 중 하나”라며 “씨티은행은 오랜 기간 다방면의 노력을 통해 다양성의 가치를 실천하며 양성평등 기업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SG 중심의 사회로 나아가는 변화의 흐름에서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와 우수한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변함없는 경영진의 의지와 노력, 그리고 이를 통한 전사적인 문화의 정착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우선 과제는 리테일(소매금융) 시장 철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와 수익성 강화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21년부터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진행하고 있다. 유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준수하면서 지속적으로 민원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민원이 발생하면 이를 신속하게 처리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속 성장 기반은 기업금융 사업의 집중 투자를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략은 통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약 14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기업금융 부문의 순이자이익(2444억원)은 1년 전보다 93.4% 뛰었다. 순이자마진(NIM)은 2.31%로 0.31%포인트(p) 올랐다.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만 해도 8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기업금융 중심의 사업 전략도 짰다. 유 행장은 작년 5월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주요 임직원들에게 기업금융 비즈니스 역량을 증대시키고 핵심 비즈니스 간 시너지 확대를 주문했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기업의 해외 영업 ·투자 활동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성장성이 높은 디지털과 바이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과 연관된 사업도 강화한다.

아울러 상품 헤지(위험 회피) 솔루션, 해외 송금, 글로벌 자금 관리 서비스 솔루션 등으로 상품 다변화를 진행 중이다.

‘영업통’ 강신숙, 유리천장 깨다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현장형 영업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 석촌동 지점 과장 시절에는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파출 수납을 도맡았다.

이에 2000년 김대중 정부의 신지식 금융인으로 낙점됐다. 강 행장이 서울 오금동지점장으로 부임한 지 10개월 만에 폐쇄 위기에 처한 지점을 전국 영업점 1위로 탈바꿈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수협은행은 그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행장으로 취임한 뒤로는 찾아가는 현장경영을 진행해 평소 은행장과 직접 소통이 어려운 지방영업점을 방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강 행장은 임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2023년 경영목표와 자신의 경영철학을 공유하는 중이다.

그는 지방영업점 임직원들에게 “공정한 평가와 보상을 강화하고 조직체계와 인력 운영의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행장은 40년 넘게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정통 수협인이기도 하다.

그는 1979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해 서울 오금동지점장, 서초동지점장, 개인고객부장, 심사부장, 중부기업금융센터장, 강북지역금융본부장, 강남지역금융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쳐 2016년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3월부터는 부대표(상무)를 맡았다.

특히 강 행장은 수협 내부에서 고졸 신화로 불린다. 전주여상을 졸업한 직후 수협중앙회에 몸을 담으며 유리천장을 깼기 때문이다.

2005년 부장부터 2013년 부행장과 2016년 상임이사 등에서 여성 최초 타이틀을 획득했다. 2017년에는 수협은행장 인선 과정에서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현재 강 행장은 수협은행을 주축으로 금융지주로 도약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협은 2030년까지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추진하기로 한 상태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12월 행장 직속 조직인 미래혁신추진실을 신설하고 자회사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지난달 4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지주회사로 가기 전 선결과제는 수협은행과 최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자회사를 일단 인수하는 것이다”며 “자회사를 인수하면 수협은행을 주축으로 데이터 분석 기반 마케팅 협업이 가능하고 상품 구조 측면에서 비이자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간 고수익·고위험 상품이 없었는데 그런 상품 구조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수협은행은 오는 2분기까지 금융지주사의 인가 신청 요건을 충족을 위해 최소 한 곳 이상의 소규모 M&A을 진행한다. 3분기부터는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본격적으로 금융지주사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인수 우선순위는 초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와 캐피탈사 등이다.

당면 과제는 수협은행의 안정적 수익 기반을 꾀하는 것이다. 강 행장은 올해 3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올해 수협은행은 협동의 가치로 만나는 새로운 금융이라는 비전 달성과 신가치 경영을 통해 영업이익 3650억원, 당기순이익 32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조달 구조 개선과 비이자 사업을 활성화하고,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 행장은 올해 중점 추진할 사항으로 ▲미래 대응 조직 체계 구축 ▲전사적 디지털 전환 ▲리스크 관리 강화▲내부통제 및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제시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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