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보험 비교 서비스가 설계사들에게 위협적이지 않냐는 질문에 답한 말이다. 보험료가 저렴한 곳은 보여줄 수 있지만 고객 맞춤형 상품을 설계해주는건 비대면으로 한계가 있다는게 그의 진단이었다.
이제 첫발을 내딛는 보험 비교 서비스는 비교 상품군으로 이미 일반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상품 내용이 복잡한 변액보험이나 종신보험은 비교 서비스에서 제외됐다.
비교만 해주고 판매와 계약은 설계사가 할 수 있도록 한다지만 이것도 결국에는 플랫폼에서 비교부터 계약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도록 한다는게 금융당국의 빅픽쳐다.
금융당국이 핀테크에 금융 서비스 길을 열어주고 있는건 핀테크가 금융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혁신 움직임이 일어났다. 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 진출하면서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편의성 고도화에 나섰다.
최근에 금융지주들은 토스, 카카오, 네이버에 대항하기 위한 ‘슈퍼앱’을 구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열띤 지지에도 빅테크들의 보험혁신 성적표는 초라하다. 비대면 영업을 내세웠던 토스인슈어런스는 일반 GA와 같은 대면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출범은 했지만 상품혁신을 보여주겠다는 포부와는 달리 카카오 화재 여파인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손해보험 자회사GA 하나금융파인드가 인슈어테크 앱을 출시했지만 3개월만에 수익이 안된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관련 인력들도 대부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파인드도 대면영업 강화로 전략을 변경했다. 금융권 기선을 제압하던 네이버, 카카오, 토스가 유독 보험에서 맥을 못추고 있는건 보험을 너무 쉽게 보고 접근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만 해도 대인보상, 대물보상이 나눠져있다. 경우에 따라 사고가 나더라도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작년 수도권 폭우 당시 침수 차량 피해 보상은 원칙적으로 특약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보상을 받지 못한다. 개발자가 이런 부분까지 플랫폼에 담을 수 있을 만큼 숙지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빅테크들의 모습을 보면 보험사 다이렉트 채널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여러 상품을 가격 순으로 나열해주는 거 외에 보다 수수료를 더 받는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비자보호를 이유로 금융당국에서 비교상품에서 제외한거지만 향후에도 빅테크가 할지는 미지수다.
보험 설계사 수준으로 플랫폼이 보험 지식을 담고 있어야 하지만 빅테크 플랫폼이 이 부분에 대해 얼마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쉬운길이 아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자 했던 초심을 되새겨야 할 때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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