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독점 체제의 펀드 수탁 비즈니스에 증권업계 최초로 진출해서 원화를 넘어 외화까지 범위 확장을 꾀하고 있다.
업계 상위인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에 특화된 수탁사를 목표로 입지 다지기에 힘을 싣고 있다.
‘수탁 대란(大亂)’ 해결사 나선 NH투자증권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2년 10월 업계 최초로 펀드 수탁 사업에 진출한 NH투자증권은 현재(2023년 1월) 25개 수탁 펀드를 출시하고, 5000억원 규모 펀드 수탁고를 달성했다. 이는 직접 수탁 비즈니스에 발을 디딘 지 석 달여 만이다.NH투자증권은 펀드 수탁 사업을 위한 조직과 인력을 갖추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수탁사업 도입 첫 해인 2022년에 전산개발, 인건비 등에 100억원가량의 큰 사업비를 투자했다. 주요 은행에서 수탁업무 경력자를 영입해 전문인력 확보에 힘을 쏟고, 수탁 서비스 전문시스템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PBS 펀드운용 감시시스템을 직접 개발해 적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NH투자증권은 현재 국내 펀드를 대상으로 한 원화자산 수탁 시장을 선점했고, 올해는 해외펀드 수탁 비즈니스에도 나서기로 했다. 헤지펀드 수탁 업무에서 원화 비중이 크기는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외화 자산 부문도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수탁 시장 진출을 바탕으로 사업부들과 적극적으로 시너지를 내는 데 힘을 쏟고, 직접 수탁하는 물량도 늘려갈 계획을 세웠다.
NH투자증권 측은 “WM사업부에서 판매하는 일반사모펀드와, IB사업부에서 셀다운(Sell-down, 인수·단기보유 후 재매각)하는 물량을 편입하는 펀드에 대해서도 수탁 계약을 적극적으로 수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기반 특화 수탁사’ 정조준
NH투자증권은 증권사 PBS의 직접 수탁사업 신호탄을 쐈다고 할 수 있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증권 대차거래, 신용공여, 담보관리, 자문, 리서치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영위할 수 있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주로 자산을 보관 및 관리하는 수탁사업을 은행에 재위탁해 왔는데, 증권사 PBS가 아예 직접 수탁 사업까지 아우르는 형태를 갖추고 나선 것이다.
NH투자증권은 PBS 기반 특화 수탁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현재 관리 중인 한국형 헤지펀드 PBS 계약액은 10조원을 웃돌아 전체 헤지펀드 계약고의 4분의 1에 달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을 포함해 펀드 수탁 비즈니스를 신(新)사업으로 겨냥한 국내 증권사는 현재까지 3곳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의 경우 찬바람이 몰아친 헤지펀드 시장에서 경쟁 사업자 대비 오히려 공격적으로 계약고를 늘린 게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적 선택이 됐다고 평가받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무겁게 겪은 NH투자증권의 펀드 수탁업 진출은 리스크를 직접 제거하고자 한 정영채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수탁은행을 찾지 못해 운용사들 펀드 설정이 밀리는 사례가 속속 나왔던 만큼, 시장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다만 직접 수탁은 수탁은행과 리스크를 나눠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큰 책임감이 요구되는 면도 있다고 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측은 “당사의 수탁업 진출로 수탁 서비스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던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며 “WM과 IB 사업부를 아우르는 시너지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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