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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메리츠의 ‘주주환원’이 신선한 이유

기사입력 : 2023-01-09 00:00

(최종수정 2023-01-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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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메리츠의 ‘주주환원’이 신선한 이유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이례적이다”, “파격적이다”.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의 포괄적 주식교환 추진 소식에 시장은 한 목소리를 냈다. ‘국민주’ 카카오가 자회사를 줄줄이 상장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분통을 터뜨린 경험을 비춰보면, 이 같은 ‘메리츠의 길’은 낯선 선택임에 분명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2023년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증시에서 단일 상장사가 된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신주 발행과 포괄적 교환 후 오너(owner)의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율은 현 75.8%에서 약 47%로 떨어지게 된다. 절반이 안 되는 지분율이 된다는 얘기다.

통합 재편될 메리츠금융지주는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방침을 세웠다. 이처럼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3년 이상 지속하겠다는 중기적인 약속을 시장에 공표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대주주가 지분 승계를 할 계획이 없고, 주가와 관련해 대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이 전혀 없다”는 발표를 하자 시장에서는 신선하게 느꼈다. 주가는 바로 화답했다.

2022년 11월 21일 장 마감 이후 나온 메리츠금융지주의 ‘깜짝’ 발표 이튿날(22일)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이른바 ‘메리츠 3형제’는 동반 상한가를 찍었다.

‘큰 그림’이 알려지지 않았던 때 고개를 숙이기도 했던 메리츠증권 주가는 증권업의 전반적 부진 가운데서도 상승세를 보였다. ‘본업’에서 선방한 영향이 컸다.

메리츠증권은 증권업 리스크로 대두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주축으로 한 IB를 수익기둥으로 삼고 있는 증권사다. 부동산PF 90%대 선순위 대출 구성, LTV(주택담보대출비율) 평균 50% 수준 관리 등으로 방어막을 튼튼히 하는 차별화로 위기 대응력을 높였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주주환원 확대에 글로벌 투자자들도 호응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에서 가치투자로 알려진 자산운용사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2023년 새해 시작 즈음 메리츠금융그룹에 “대주주든 , 소액주주든 1주의 가치는 동등하다는 경영진의 기본 원칙이 신선하며 한국에서는 드물게 모든 주주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매우 감탄했다”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메리츠의 신호탄은 1주의 가치는 모두 똑같다는 메시지로 해석되며 주주(stockholder, 株主)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최근 ‘온건한’ 행동주의펀드 약진도 ‘주주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태광산업 지분 5.80%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경우,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 철회를 이끌어내 화제가 됐다. 앞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에 대해서도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목소리를 내왔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지분 약 1.1%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행동주의펀드로 약진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이 에스엠과 프로듀싱 계약을 맺어 관련 매출의 일정 비율을 인세로 받아온 데 대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종료를 이끌었다. 또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새해를 출발하며 국내 상장 은행지주 7곳에 중기 주주환원정책 도입 요구 공개주주서한도 발송했다.

국내 상장 금융지주 주가가 해외 은행 대비 만성적인 저평가를 보이고 있다며 행동주의를 개시한 것이다.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안다자산운용도 KT&G를 상대로 자회사 한국인삼공사 분할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강성부 펀드(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5.5% 확보하고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제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과거 ‘기업 사냥꾼’ 이미지가 높았던 행동주의 펀드들과 달리, 최근 행동주의 펀드들의 행보는 ‘1주의 힘’을 보여주는 주주가치 제고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 증시 저평가) 해소가 2023년 계묘년(癸卯年) 올해도 자본시장에서 화두다.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고 모든 1주가 온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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