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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오리온 초코파이는 정(情) 대신 인(仁)

기사입력 : 2023-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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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선 ‘맛’ 뜻하는 미(美)·베트남은 Tinh
국가별 특성 감안한 감성 마케팅 전개

▲ 오리온 초코파이 한국·중국·베트남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 = 오리온이미지 확대보기
▲ 오리온 초코파이 한국·중국·베트남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 = 오리온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전세계 60여개국서 매년 34억개 판매, 연간 매출 5000억원’

글로벌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은 오리온(대표 이승준)의 ‘초코파이 정(情)’ 기록들이다.

1974년에 탄생한 초코파이는 출시와 동시에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단숨에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고 오리온 효자 상품이 됐다.

초코파이 인기가 높아지자 경쟁사들도 자사 제품에 초코파이를 붙여 유사 상품을 출시했다. 오리온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포장지를 바꾸는 등 노력을 지속했고 그 일환으로 1989년 초코파이 정식 명칭을 ‘초코파이 정(情)’으로 바꿨다.

1997년 경쟁사 상표 등록을 취소하기 위해 소송을 걸기도 했지만 법원이 “초코파이는 별도 브랜드 제품이 아닌 보통명사“라며 기각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후 오리온은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고객 감성을 건드리는 마케팅을 생각했고 ‘마음을 전하는 과자’로 포지션을 잡았다.

그래서 전면에 내세운 것이 ‘정(情)’ 이미지. ‘정(情)’으로 감성 포지셔닝 후 연예인이 나오는 화려한 광고가 아닌 담철곤 회장이나 일반인이 등장하는 포근한 분위기 TV광고 등으로 감성 마케팅 전개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광고 음악과 문화마케팅 등을 통해 ‘초코파이는 오리온’이라는 인식을 심었다.

‘정(情) 캠페인’ 효과는 대단했다. 1989년 313억원이었던 매출액이 마케팅 이후 1990년엔 419억원, 1991년엔 455억원, 1992년엔 44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점유율도 동반 상승했다.

캠페인 효과를 확인한 오리온은 해외에서도 감성 마케팅을 적극 활용했다. 오리온은 한중 수교 직후 1993년 베이징에 사무소를 열고 중국에 첫발을 디뎠다.

한국과 마찬 가지로 한자 ‘정(情)’을 전면에 내세운 캠페인을 펼치려 했으나 문제가 있었다. ‘정(情)’이라는 한자가 뜻하는 바가 달랐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정(情)’은 한국과 달리 ‘남녀 사이 애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情’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는 중국 단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뜻과는 차이가 컸다.

이에 오리온은 중국인들이 인간 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해 2008년부터 포장지에 ‘인(仁)’자를 삽입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2009년부터 현지어로 정(情)을 의미하는 ‘Tinh’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을 심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초코파이는 베트남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대표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일본에서는 ‘미(美)’를 사용했다. 2005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오리온은 지난 2009년 일본에서 독자 브랜드 ‘초코파이 美(미)’를 새로 선보였다. 일본에서 美(미)는 맛있다, 예쁘다라는 뜻으로 통한다. 특히 맛있다는 뜻의 일본어 ‘美味(오이시)’에 ‘美’가 들어가는 점에 착안했다.

이처럼 나라별 문화와 트렌드에 맞춰 마케팅을 전개한 초코파이는 지난해 글로벌 연매출 5000억원을 기록하며 결실을 맺었다. 낱개 기준으로는 약 34억개에 달하며, 일렬로 세우면 지구 5바퀴를 훌쩍 넘는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뛰어난 맛과 품질로 인정받으며 이른바 ‘파이로드(Pie Road)’를 구축한 것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지널 제품의 탄탄한 기반 위에 끊임없는 변신과 새로운 시도를 더해 초코파이가 글로벌 제2전성기를 맞고 있다”며 “오리온만의 차별화된 제품 연구 개발 및 신규시장 개척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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