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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만기 전역 코오롱 4세 이규호, 경영능력은?

기사입력 : 2022-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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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사장 승진…미래 사업 발굴 미션
‘수소경제’ 가치사슬 구축해 ‘RE100’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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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코오롱그룹이 지난달 7일 2023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이웅열 명예회장 장남인 이규호닫기이규호기사 모아보기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2019년 이웅열 명예회장이 모든 직책을 내려놓으며 전문 경영인 집단경영체제로 운영되던 코오롱그룹이 본격적인 ‘4세 경영’ 시대를 맞았다는 평가다.

이규호 사장은 1984년생(38세)으로 젊은 오너가 경영인이다. 40세 나이에 코오롱 총수 자리에 올랐던 아버지 이웅열 명예회장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그는 일찍부터 그룹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장남을 제외한 자녀나 다른 친인척을 경영에서 배제하는 코오롱그룹 ‘장자승계’ 원칙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이 사장은 이웅열 명예회장 미국 유학 시절에 태어난 이중국적자였다. 이후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미국 코널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뒤 한국으로 돌아와 육군에 입대해 레바논 파병을 다녀오는 등 병장으로 만기 전역하고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병역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재벌가에서도 사회적 책무를 다하려는 드문 사례로 꼽히면서, 장래 승계 과정을 대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의 아버지 이웅열 명예회장도 현역으로 입대해 최전방에서 병사로 복부했다.

그러고 보면 코오롱가에서 병역은 다른 재별과 분명 다른 모습을 보인다. 2세인 고 이동찬 전 명예회장 역시 한국전쟁 중 자원입대해 참전하는 등 여늬 재벌과 남달랐다.

이 사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코오롱글로벌 부장으로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6년에는 32세 나이에 임원을 달았다. 이후 그는 공유주택 신사업을 영위하는 코오롱글로벌 자회사 리베토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은 뒤,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을 이끌다가 다시 코오롱글로벌로 돌아와 자동차부문장을 맡았다.

현재 이 사장은 어떠한 지분도 물려받지 못한 상태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주)코오롱 지분 49.74%를 포함해 다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장 이 사장은 경영 능력을 입증해 대내외적으로 승계 정당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과제다.

이 사장은 경영 능력을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 미래 신사업 추진에 역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다소 정체된 그룹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적기이기도 하다.

코오롱은 섬유·의류사업을 맡는 코오롱인더스티리와 건설업을 영위하는 코오롱글로벌 등 양대 계열사가 그룹을 지탱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전체 43%, 코오롱글로벌이 41%로 총 84%를 두 계열사에서만 창출했다. 국내외 경제 상황과 연동해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지만 폭발적 성장은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1990년대 중반 국내 재계순위 20위권에 이름 올렸던 코오롱은 현재 42위로 밀려난 상태다.

신규 사업 발굴은 코오롱의 오랜 숙제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금융과 통신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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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포스코와 함께 설립한 신세계이동통신은 IMF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해 라이벌 SK그룹에 매각해야 했다. 야심차게 육성하려 했던 금융업체 코오롱캐피탈(현 하나캐피탈)도 실적부진과 횡령사건 등으로 경영 위기에 직면하자 2005년 하나은행에 경영권을 넘겨줬다.

앞으로 이규호 사장이 맡게 될 사업은 모빌리티와 수소다.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미래 사업인 만큼, 이 사장에게 거는 기대와 책임이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이 사장은 내년 1월부터 신설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를 맡는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된다. BMW, MINI, 롤스로이스, 아우디, 볼보, 지프 등 수입차 브랜드의 국내 공식 딜러로서 유통·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코오롱 자동차부문은 수입차 시장 확대와 함께 활력을 띄고 있는 사업이다. 코오롱글로벌 수입차 판매 매출 비중은 2020년 41.4%에서 51.4%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주력 사업인 건설계약 비중은 59.3%에서 57%로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올해 1~3분기는 수입차 판매 사업 비중이 46.7%로 건설(43.5%)을 처음으로 역전하기도 했다. 자동차부문장으로서 신규 브랜드 유치 등으로 이 사장이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나아가 이 사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매출을 2025년까지 3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발표했다. 지난해 2조원에서 5년 안에 1.8배 가량 확대시키겠다는 공격적 계획이다.

수소사업은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코오롱이 확대시켜 나가려는 미래 사업이다.

이 사장은 작년 9월 국내 수소기업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코오롱 대표로 참여하며 공개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이 사장은 “코오롱은 2000년대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 왔다”며 “수소경제 전반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소재 기술력으로 수소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은 계열사별로 수소산업 모든 과정에 참여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마련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수소 생산은 코오롱글로벌이 맡고 있는 풍력 기반 그린수소와 천연가스 기반 블루수소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만든 수소를 수소압력용기에 저장하고 운송하는 사업을 코오롱플라스틱과 코오롱글로텍이 맡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 연료전지 핵심인 수분제어장치를 현대차 넥쏘에 공급하는 등 부품 분야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각 사업장에 수소발전 설비를 구축해 RE100(2050년까지 사용전력 100% 재생에너지 전환)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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