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기존 기준금리(3.0%)보다 25bp(1bp=0.01%p), 즉 0.25%p 높인 '베이비스텝'이다.
이번 금리인상은 한은 금통위의 사상 첫 여섯 차례 연속 금리인상 기록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한은의 책무인 물가 안정을 고려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갔다.
한미 금리 격차도 고려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연준(Fed)의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으로 연방기금금리(FFR) 밴드가 3.75~4.00%까지 높아져 한은과 금리격차가 상단 기준 1%p나 높았기 때문이다.
이번 금통위 관심은 인상폭이었는데, 글로벌 강(强)달러로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떨어지면서 긴축 보폭을 좁힐 수 있다는 전망에 부합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자칫 경기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 요소도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지난 10월 한은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과 환율경로를 통한 물가상승 압력을 줄이는 게 거시경제의 우선적 과제라고 판단한 금통위원 의견이 높았지만,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경기 하강을 가속화하고 금융불안정을 야기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와 의견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베이비스텝'은 대다수 채권전문가 예상에도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2022년 11월 11일~16일 기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는 0.25%p 인상을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금통위 결정은 전원일치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인상폭은 경기 둔화 정도가 8월 전망치에 비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금융시장이 위축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0.25%p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통방문은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제시했다.
금통위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최종금리 수준이 화두가 됐다.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최종금리 수준과 그 도달 시점과 관련해서는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금통위원들 간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다"며 "(내년) 1월 이후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12월 FOMC 회의 등 미 연준의 정책결정과 그에 따른 외환시장 영향, 국제에너지가격 등 대외여건 변화,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의장 본인을 제외한금통위원 최종금리 전망에 대해 "3.5% 3명, 3.25% 1명, 3.5~3.75% 2명"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한은은 11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기도 했다.
한은은 2023년 실질 GDP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직전 8월(2.1%) 전망 대비 0.4%p나 하향 조정됐다. 2023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직전 8월(3.7%)보다 소폭 낮춘 3.6%로 제시했다.
2022년 실질 GDP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6%를 유지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1%로 직전(5.2%) 대비 소폭 낮췄다. 2024년 실질 GDP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5%로 제시했다.
이날 금통위가 11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한국(3.25%)과 미국(3.75~4.0%)의 기준금리 격차는 일단 상단 기준 0.75%p로 좁혀졌다. 다만 다음달 13~14일(현지시간)에 열리는 12월 연준 FOMC에서 금리인상이 예상돼 추가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특히 11월 FOMC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은 과거 전망한 것보다 다소 높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서 지속적인 부담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 기준금리보다 큰 폭 웃도는 상태를 오래둘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를 높여 원화가치 하방 압력이 될 수 있고, 특히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국면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다.
지속적 금리인상으로 대출을 받은 기업과 가계 차주들의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금통위가 마무리된 가운데 연준의 추가 자이언트 스텝 등이 가시화될 경우 12월 임시 금통위 가능성이 있는 지 질문에 이창용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가능성) 다 열어놔야 하는 것이나, 그럴 가능성은 적지 않나 한다"고 사실상 선을 그었다. 이창용 총재는 "우리만 미치는 영향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일 텐데, 바깥(해외)에서 보면 어떻게 볼 지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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