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대표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의 두 대표 모두 올해 12월 말로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KB증권의 조직 및 인사 구도는 자본시장 부문에 대한 지주사 KB금융지주의 그룹 차원 전략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보는 관측이 높다.
‘IB 4관왕’ 노리고, ‘초고액자산가’ 모시고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증권의 2022년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493억원,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308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2.1%, -43.7%로 집계됐다.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그룹 회장은 그동안 은행을 탄탄하게 하면서도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주력하는 전략방향을 제시해 왔다. 이 중 증권사는 자본시장 부문 핵심 기둥으로 꼽힌다.
통합 KB증권에서 2019년 1월 ‘투톱’으로 뽑힌 박정림·김성현 대표는 연임을 거쳐 올해까지 4년(2+1+1년)간 수장 임무를 맡고 있다. 박정림 대표이사 사장이 WM,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경영관리 부문을, 김성현 대표이사 사장이 IB, 홀세일, 글로벌사업 부문, 리서치센터 총괄을 분담하는 각자대표를 수행하고 있다.
블룸버그 및 공시 기준에 따르면, KB증권은 2022년 3분기 기준 IB 주요 부문인 DCM(채권발행시장), ECM(주식발행시장), M&A(인수합병/국내), 인수금융 등 4개 부문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올해 IB 주관 실적에서 이른바 ‘4관왕(쿼드러플 크라운)’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실현되면 국내 증권사 중 최초가 된다.
KB증권은 DCM의 경우 리그테이블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전통 강자로 꼽힌다. 회사채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에서 호조를 보였다. 글로벌 본드 발행도 최상위 실적을 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IPO(기업공개) 대표주관이라는 빅딜(Big deal)을 소화하며 새롭게 ECM 왕좌도 겨누게 됐다. 실제 KB증권은 연초부터 부동의 IPO 실적 톱을 지키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자문 등 M&A 부문에서도 호조를 보였다.
박정림 대표는 상대적으로 올해 금리상승, 증시 거래대금 감소 등 비우호적 시장 환경을 마주한 측면이 있다. 개인고객 중심의 WM영업 확대에 힘을 기울여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KB증권에 따르면, 2022년 10월 기준 개인 WM자산은 전년대비 34% 성장했고, WM수익은 전년보다 월평균 31% 늘었다.
여기에 KB금융그룹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꼽히는 프리미엄 종합자산관리 센터 ‘KB GOLD&WISE the FIRST 센터’가 신설되면서 UHNWI(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박정림 대표 소관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부문은 증권업 전체 업황이 부진했다고는 하나 타격을 받았다.
물론 김성현 대표의 IB 부문도 현재까지는 선전했으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한파 측면에서 향후 시장 환경이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022년 10월 리포트에서 KB증권에 대해 “5조원 이상의 자본규모, KB금융그룹 내 계열사로서 높은 신인도, 리테일 영업망, 초대형IB 업무 수행 등 사업기반이 우수하다”며 “2022년 상반기 투자중개 부문의 중개수수료 수익 감소와 운용부문에서 큰 폭의 실적 하락이 나타났으나, IB 부문의 영업실적이 우수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투자중개부문 수익규모도 2020년 이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통상 금융지주는 3분기 누적까지 기준으로 연말 인사평가 기준으로 삼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작년 증권사 대표들이 호실적으로 연임했던 것과 대비해서 아무래도 올해 우호적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자대표 체제’ 계속될까…지주 대추위 촉각
KB증권 인사구도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방향성이 관찰되지는 않고 있으나, 다만 그룹 차원 전략과 방향이 연말 인사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KB금융지주는 계열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사장단 인사를 추천하고 있다.
우선 박정림·김성현 대표는 2019년 1월 이래 2회 연임으로 ‘4년(2+1+1년)’ 임기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일반적인 계열사 대표 임기를 고려하면 교체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연결돼 통합 KB증권 출범 이후 지속돼 온 각자대표 경영 체제가 유지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업계 안팎에서는 오랫동안 지주 차원에서 증권의 단독대표 체제, 외부인사 수혈 등 다양한 가능성이 검토 대상에 오르내려 왔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고유의 상징성과 전문성도 인사 기준이 될 수 있다. 박정림 대표는 ‘은행 출신 증권사 사장’이면서 ‘증권업계 최초 여성 CEO’라는 이름표를 갖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에서 박 대표는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모펀드 사태 관련 금융사 CEO 제재 건이 여전히 진행형 이슈로 꼽힌다.
김성현 대표도 IB 전문가로 한누리투자증권 시절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통합 KB증권의 DCM 왕좌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종규 회장 인사 스타일이 전반적으로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로서 차기 대표를 맡길 무게감 있는 인사가 있느냐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윤종규 회장 임기는 오는 2023년 말로, 현재 지주는 양종희·허인·이동철 3인 부회장 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이른바 역량 경쟁이 벌어진다면 증권사 인사도 전체적인 그룹 지주사 주요 보직, 계열사 사장단 인사 구도를 중심에 두고 진퇴(進退)를 가늠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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