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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금)

차기 우리금융 회장 후보군 물밑 작업 달아오른다

기사입력 : 2022-11-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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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회장 중징계에 연임 불확실성 커져
권광석-남기명-정원재-박영빈 등 후임 노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가도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결정한데다 손 회장이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여의치 않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의 뒤를 이어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노리는 후보군들의 물밑 작업이 달아오르고 있는 양상이다. 권광석닫기권광석기사 모아보기 전 우리은행장과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문장이 상업은행 출신임을 강점으로 뛰고 있고, 손 회장과 행장 및 회장 후보로 경합했던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과 우리금융에서 은행과 비은행 경영을 두루 경험했던 박영빈닫기박영빈기사 모아보기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손 회장, 소송 부담 요인 산적…이사회 '고심'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과 우리금융 이사회는 라임펀드 징계와 관련한 소송 진행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정례회의에서 라임펀드 관련 우리은행 검사 결과 발견된 위법 사항에 대해 손 회장의 문책 경고 상당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지난해 4월 라임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인 손태승 회장에 대해 문책경고 상당의 조치를 결정한 데 따라 1년 7개월 만에 내린 후속 조치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상품을 판매했다고 봤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 규모는 3577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손 회장이 원안대로 금융위에서 문책 경고의 제재를 받으면서 연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손 회장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징계 때처럼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은 2020년 1월 손 회장에 대해 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렸다. DLF 판매 당시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이었다. 이에 손 회장은 같은해 3월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인용 결정을 받았고, 연임(임기 3년)에 성공했다. 징계 취소 청구 소송의 경우 1심에 이어 2심에서 승소한 상태다. 손 회장이 가처분 신청을 내 법원이 이를 인용하게 되면 금융위의 징계 효력이 일시 중지되고 이 기간에 연임에 성공할 경우 향후 법원 판결을 통해 중징계가 확정될 때까지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DLF 때와는 기류가 다르고 소송에 따르는 부담도 만만치 않은 만큼 손 회장이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DLF 징계 건은 지배구조법상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된 데 반해 라임 징계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금감원 제재심에서 금융위에서 의결했다. 자본시장법 등은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는 금융위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금융당국이지만 금융위는 정부 기관에 속하기 때문에 손 회장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손 회장이 금융위를 상대로 소송을 강행할 경우 현 정부의 방향성에 정면으로 대치하는 모습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이 이미 DLF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데다 두 번이나 금융당국과의 전면전을 벌여야 한다는 점도 손 회장 입장에선 부담 요인이다. 여기에 당장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더라도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지배구조를 둘러싼 잡음이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도 손 회장과 이사회의 고민거리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징계 결정에 손 회장에게 전하는 금융당국의 메시지가 내포돼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금융사 글로벌 사업 담당 임원들과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에 대해 “과거 소송(DLF 소송) 시절과 달리 지금 같은 경우 급격한 시장 변동에 대해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라며 “아마도 당사자(손 회장)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징계 취소 소송을 자제하라는 경고성 발언인 동시에 금융당국이 손 회장의 연임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 원장이 “본점에서 구체적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벌어진 심각한 소비자 권익 손상 사건으로 저는 인식하고 있다. 금융위 안건소위나 전체회의에서도 다양한 쟁점에 대한 의견이 있었지만, 이 건이 가벼운 사건이라거나 중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위원님들은 한 분도 없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징계 의결 시점도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싣는다. 손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는 가운데 연임을 막으려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가동되기 전에 제재가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당국에서 의결을 서둘렀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손 회장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손 회장 제재안이) 그동안 너무 지체되고 있다는 국회 지적도 있다”며 “지금 시장이 많이 어렵긴 하지만 핑계 대고 모든 걸 미뤄둘 순 없으니 해야 할 것은 해야겠다는 판단이고, 연말이 가기 전에 정리할 것은 빨리 하나씩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제재심 이후 1년 6개월여 동안 멈춰있던 손 회장의 징계 결정이 급하게 이뤄지자 일각에선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뒤따랐다. 이 원장은 정부가 개입한 '낙하산 인사' 시도 가능성에 대해서는“(이번 제재 결정에) 정치적 외압이든 어떤 외압이든 있지 않았다. 혹여 어떤 외압이 있다면 제가 정면으로 맞서겠다”며 일축했다.

주주들의 시선도 관건이다. 현재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송수영 변호사를 제외하면 모두 우리금융 지분 4% 내외를 보유한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진더블유유한회사 등 민간 과점 주주들이 추천한 인물들이다.

우리금융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손 회장의 향후 거취와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들 사이에서는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무리한 제재라는 의견과 연이은 징계와 소송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함께 오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9년 손 회장이 DLF 중징계를 통보받았을 때에도 임추위에서는 장고가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장동우 임추위원장은 손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후보로 단독추천하면서도 “고객배상과 제재심이 남아 있어 부담스러운 면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우리은행 내부 출신 인사들 물밑 경쟁 '본격화'

▲(왼쪽부터)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문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박영빈 건설공제조합이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문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박영빈 건설공제조합이사장

손 회장의 연임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차기 회장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손 회장 후임으로 도전할 의사가 있는 이들이 일찌감치 물밑 작업에 나선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은 손 회장이 연임을 숙고하고 있어 후보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으나 다수의 내부 출신 인사들이 차기 회장 자리에 도전 의지가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내부 출신 중에서 상업은행 출신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문장, 한일은행 출신인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우리은행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해 출범해 각 출신 은행에 따른 두 축이 여전히 견고하다. 손 회장과 이원덕닫기이원덕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권 전 행장은 1963년생으로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미국 워싱턴 지점 영업본부장, 무역센터금융센터장, 우리은행 대외협력단장 등을 거쳐 자회사인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우리PE) 대표를 지내고 우리금융을 떠났다. 2018년 2월부터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로 일하다 2020년 3월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돼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올해 3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1958년생인 남기명 전 부문장은 1982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외환사업단장 상무,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개인고객본부 집행부행장, 국내그룹장 등을 지냈다. 2017년 2월부터 10월까지 국내부문장으로 일하다 은행을 떠났다.

정원재 전 사장은 1959년생으로 1977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서천안지점장, 삼성동지점장, 충청영업본부장, 마케팅지원단장, 영업지원 및 HR그룹 부문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2년간 우리카드 사장을 지냈다. 정 전 사장은 지난 2019년 말 우리금융 임추위가 차기 회장 후보로 손 회장을 선정한 당시 최종 후보 4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영업지원부문장을 맡고 있던 2017년에는 손 회장(당시 우리은행 글로벌 부문 겸 글로벌그룹 부문장)과 함께 이광구 우리은행장 후임 후보로 경합했다.

우리금융에서 전무를 역임한 박영빈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의 이름도 언급된다. 1954년생인 박 이사장은 장기신용은행과 한미은행을 거쳐 우리투자증권 부사장(COO)과 우리금융지주 전무, 경남은행장, 동성그룹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올해 1월부터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외에 상업은행 출신 황록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도 차기 회장 후보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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