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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경계현 ‘반도체 한파’ 맞서 정면 승부

기사입력 : 2022-11-07 00:00

(최종수정 2022-11-07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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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메모리 ‘어닝쇼크’…파운드리 선방
“감산 않고 대만 TSMC 제칠것” 드라이브

▲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미지 확대보기
▲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글로벌 메모리 1위 기업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경계현)가 반도체 한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1년 만에 반토막 나고 말았다. 이렇게 수익은 줄었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투자를 오히려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위기일수록 투자를 늘여 향후 중장기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76조7800억원, 영업이익 10조850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분기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39% 급감했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DS) 사업은 3분기 주력 사업인 메모리 불황 영향으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한 23조200억원, 영업이익은 절반가량 줄어든 5조1200억원을 거뒀다.

반도체 수출도 14년 만에 크게 줄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0월 대한민국 반도체 수출액은 92억3000만달러(약 13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17.4% 줄어든 수치다. 100억 달러대를 유지하던 반도체 수출액도 17개월 만에 90억 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산업부는 “소비자용 IT 기기 전방산업 수요와 함께 서버 수요도 둔화하는 가운데 낸드 공급 과잉이 유지되고, 계속되는 D램·낸드 가격 하락세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생산량도 2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이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반도체 생산지수(계절 조정)는 320.6(2015년=100)으로 전 분기 대비 11.0% 줄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23.6%)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반도체 재고도 쌓여가고 있다. 3분기 기준 반도체 재고지수(계절조정)는 237.1로 전 분기 대비 17.4%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도 6월엔 6.1%, 7월 12.4%, 8월 3.8%, 9월 0.6%로 4개월 연속 늘고 있다. 수요가 없으니 반도체 가격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시장 환경이 급변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IT 기기 수요가 높았지만, 올들어 야외 활동이 늘어난 것은 물론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침체로 소비자향 제품 재고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메모리 사업이 주력인 국내 기업으로선 ‘어닝쇼크’가 당연한 결과다.

이러한 반도체 위기 속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강문수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7나노 이하 선단공정 수요가 지속되고 있으며, 구형 레거시(Legacy) 생산라인을 포함한 전반적으로 공정을 개선해 매출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대개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사 주문에 따라 생산하는 것으로, 메모리보다는 경제 상황 타격을 덜 받는다.

결국 고객사 확보가 관건이다.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기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파운드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다.

삼성전자 경계현 ‘반도체 한파’ 맞서 정면 승부이미지 확대보기
그러나 메모리 한파 그림자가 파운드리에도 어른거리고 있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 주요 고객사들이 40~50%에 이르는 주문량을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문 취소가 대부분 5나노미터(㎚) 이하 선단공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업계에선 이러한 주문 축소 기조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 상황이 삼성전자에 점유율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5㎚ 이하 선단 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다. 그마저도 3나노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출하하는 등 앞선 경쟁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메모리와 달리 파운드리 사업은 4분기에도 긍정적 성과를 낼 것으로 봤다.

강 부사장은 “4분기 파운드리 선단공정 비중 확대로 최대 생산 최적화와 전 응용처 수요가 견조해 (실적이)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2년 기준으로 최고 매출과 이익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첨단 공정 기술 리더십 강화와 고성능 컴퓨팅(HPC)·오토모티브(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신규 수주를 확대해 경쟁사와의 격차 축소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오히려 내년 설비투자(CAPEX)를 늘린다.

반도체 사업 특성상 고객사에 차질 없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소폭 조정한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삼성전자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의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업황과 연계해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투자 기준은 같다”라며 “지속가능한 이익 기반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IT 기기 수요 급감에 따른 메모리 재고 증가에도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단기적으로 수급 균형을 위한 인위적인 감산은 고려하지 않는다. 계속 시황이 급격하게 변할지는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미래 3대 응용처로 꼽고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도입하고 있고, 전기차·자율주행차가 점차 늘어나면서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양이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22’에서도 “2025년 차량용 메모리 1위”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한진만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면 차량용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 자체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30년 이후 모바일·서버와 함께 3대 응용처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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