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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려 금리 내려”…저축은행 역마진 우려에 눈치싸움

기사입력 : 2022-11-07 00:00

(최종수정 2022-11-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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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장단기 금리 수신금리 하향 조정
은행권 · 인뱅3사와 예금 유치 출혈경쟁

“금리 올려 금리 내려”…저축은행 역마진 우려에 눈치싸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고금리 자금이 저축은행으로 대량 몰리면서 역마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하루 동안만 고금리 예금을 판매하는가 하면, 단기 예금 금리가 장기 예금 금리를 제친 채 상승하는 등 역마진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유동성 확보전에 기현상 발생
최근 저축은행 업계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신금리를 올려 예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예금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높인 후 목표했던 자금 유입량을 채우면 금리를 내리면서 고금리 예금 상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지난달 19일 상상인저축은행은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6%까지 올렸다가 다음 날 연 5.76%로 내렸다. 20일에는 다올저축은행이 ‘Fi 알파 리볼빙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6.5%까지 인상한 후 하루 만에 내부 목표금액을 채우면서 수신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CK저축은행과 안국저축은행도 24일까지 연 6.5% 금리를 제공했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하루 만에 금리를 각각 연 5.9%와 연 6%로 낮췄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3년 만기 상품보다 높아지는 등 단기 예금금리가 장기 예금금리를 넘어선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체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5.42%였다. 2년 만기 5.01%, 3년 만기 4.94%로 1년 만기보다 각각 0.41%p와 0.48%p 낮은 금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는 1년 만기 5.2%였다. 반면 2년·3년 만기 금리는 각각 2.8%로 1년짜리보다 2.4%p 낮았다. 바로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역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5.5%)가 2년·3년 만기(3.5%) 보다 2%p 낮았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 같은 수신금리 하향 조정과 장·단기 예금금리 역전이 고금리 기조 속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예대율 100% 규정으로 인해 수신 잔액만큼 대출을 내어줄 수 있기 때문에 통상 대출 수요가 많아지는 연말연시를 대비해 수신 잔액을 미리 채워 두려는 의도다.

연말에는 만기가 돌아오는 기존 예금이 많아 선제적으로 자금을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이유도 있다. 또 금융사들이 앞다퉈 수신금리 인상 경쟁에 나선 상황에서 장기 상품까지 고금리로 운영하기에는 큰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준금리 상승과 자금경색으로 향후 금리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 예금 상품의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신금리 고공행진, 예금자·저축은행 ‘동상이몽’
지난달 기준금리가 2.5%에서 3%로 인상되면서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6%대까지 치솟았다. 4주 전만 해도 4%대에 포진해 있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고공행진하자, 고금리 상품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저축은행에 몰리면서 영업점에선 오픈런(매장 오픈과 동시에 입장하기 위한 대기 행렬) 현상이 나타났다.

개별 저축은행 인터넷뱅킹 사이트에도 접속자가 몰렸다. 온라인 비대면 가입은 단 몇 분 만에 완판됐으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일도 발생했다.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에는 예·적금 금리를 비교하기 위해 모인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한때 접속 차질까지 빚었다.

금융권 예·적금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 금리 노마드족(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을 찾아 움직이는 예금자)과 달리 저축은행 업계는 마냥 웃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법정 최고금리 규제 등으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수신 금리 인상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대부분의 자금을 예·적금을 통해 조달하고 있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수신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통상 수신 금리가 오르면 저축은행은 대출을 늘리는 예대마진 확대 전략을 펼치는데 현재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특히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은행으로 자금이 이탈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데, 저축은행이 이미 법정 최고금리 수준에 근접하는 대출을 주로 취급해온 터라 수신금리 인상에 맞춰 대출금리를 더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와 각종 모집 수수료, 목표 수익률 등을 모두 더하면 대출금리 원가가 15~16% 정도 된다”며 “대출을 해줘도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이 수신 금리 인상에 나서는 이유는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고객을 유치하는 상황을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신한은행은 새롭게 선보이는 은행 앱 뉴 쏠(New SOL) 출시를 기념해 최고 연 12%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을 출시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지난 1일부터 ‘코드K 자유적금’과 ‘주거래우대 자유적금’의 금리를 가입 기간에 따라 연 0.5%~0.5%p 인상했다.

이에 저축은행도 수신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며 예·적금 금리 경쟁에 합류했다. 지난 3일 12개월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가장 높음 금리를 제공한 곳은 OK저축은행으로, 최고 연 6.05%를 제공했다. 대신저축은행과 참저축은행, 청주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KB저축은행, OSB저축은행은 최고 연 6%대의 금리를 제공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조달비용이 증가하지만 시중은행, 인터넷 전문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선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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