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회장은 올해 1월 2일 취임했다. 그룹 경영에 발을 들여 놓은 지는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구자은 LS 회장은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양손잡이’ 경영을 외쳤다. 한 손에는 전기·전력·소재 등 기존 강점 분야 사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다른 한 손에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미래 선행 기술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기술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가겠다는 의지다.
뭔가 방향은 정해져 있는 것 같은데, 분명하지 않다. 구자은 회장은 지난 7월 구체적인 전략을 내놓았다. 그게 이른바 ‘배·전·반’이다. 배전반은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앞 자를 딴 조어로, 갈수록 치열해지는 산업 생태계 흐름 속에서 LS그룹이 나아갈 전략 산업군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26조원대인 자산 규모를 50조원대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구자은 회장은 지난 7월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LS 임원 세미나’에서 ‘배전반’으로 대표되는 신사업 육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 구 회장은 특별 강연을 통해 “전례 없는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을 향한 전 세계적 흐름은 전기화와 CFE(Carbon Free Electricity) 시대를 더욱 앞당길 것이고, 이런 큰 변화의 시기는 LS그룹에 있어서 다시 없을 큰 기회”라며 “이러한 시대에 LS도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즉, 배·전·반이 이끄는 산업 생태계 속 소재, 부품 등의 영역에서 숨은 기회들을 반드시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선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북미로 향하고 있다. 내년 준공되는 LS이모빌리티솔루션 멕시코 두랑고주 전기가 부품 공장은 그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4년 양산을 시작하는 해당 공장으로 구 회장은 북미 시장에서 연 7000억원 매출을 기대한다.
전기차 부품 외에도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 역시 구자은 회장 양손잡이 경영 핵심이다. 구 회장은 지난 5월 당시 LS니꼬동제련의 자회사 ‘토리컴’을 방문해 “향후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소재, 전기·전자용 소재 비중을 더욱 높여 LS니꼬동제련과 토리컴을 첨단 소재 분야 종합 기업으로 발전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 4개월 뒤인 지난달 구 회장은 일본 JKJS가 보유한 LS니꼬동제련 지분 49.9%를 9331억원에 인수하는 결단으로 이같은 의지를 실행에 옮겼다.
LS그룹 100% 자회사가 된 LS니꼬동제련은 이후 ‘LS엠엔엠(대표이사 도석구)’으로 사명을 변경, 향후 기업공개(IPO) 등도 고려한 이자천지·반도체 소재 생산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구자은 회장 ‘양손잡이 경영’의 또 다른 축이 전선 사업이다. 이 분야에서는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통해 차세대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취임 후 현장 경영을 펼쳤던 구 회장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이 ‘LS전선 해저케이블 공장’이다.
그는 지난 4월 강원도 동해항 해저 케이블 포설선 ‘GL2030’ 취항식에 참석해 “LS그룹은 세계적 해저케이블 생산 메이커에서 나아가 해저 전문 시공 역량까지 겸비해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서 세계로 뻗어가는 대항해 닻을 올리고자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LS전선(대표이사 구본규)은 독일, 덴마크, 스웨덴, 에스토니아, 핀란드, 라트비아, 폴란드, 스웨덴 등 유럽 8개국이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량을 20GW(현재 생산량 7배 규모)로 늘린 호재를 발판으로 글로벌 해저케이블 선도사를 꾀한다.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LS전선은 지난해에는 미국, 네덜란드, 바레인 등에서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성과를 냈다.
해상풍력발전사업 세계 1위인 덴마크 오스테드와 해저 케이블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 향후 5년간 국내외 사업에서 우선 공급권도 갖는다. 아시아권에서도 지난 3년간 총 8000억원 규모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 공급권을 따냈다. 실적 또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LS전선 전력선 부문(초고압 해저케이블 등)은 859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507억원 대비 50% 이상 이익이 커졌다. 올해 상반기도 505억원 영업이익을 보이며 순항 중이다.
배터리, 반도체 부문 성장 기대주는 LS엠엔엠(대표이사 도석구)이다. 해당 계열사는 지난달 6일 LS그룹에 100% 자회사로 편입된 LS니꼬동제련이 사명을 바꾼 곳이다.
지난 5월 충남 아산에 위치한 LS엠엔엠 자회사 ‘토리컴’을 현장 방문한 구 회장은 “향후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소재, 전기·전자용 소재 비중을 더욱 높여 LS엠엔엠과 토리컴이 첨단 산업 분야 종합소재 기업으로 발전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LS일렉트릭(대표이사 구자균·김동현)과 LS머티리얼즈(대표이사 홍영호)도 구 회장 신사업 육성 행보에 일조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최근 친환경 제품 개발 확대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포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LS일렉트릭이 보유한 스마트 에너지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다가온 미래를 적극 준비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태양광·스마트 에너지를 영위하는 신재생 부문 행보가 기대된다. 실제로 올해 해당 부문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LS일렉트릭 신재생 에너지 분기 매출은 1009억원으로 전년 동기(392억원)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영업적자도 25억원으로 전년 동기(-47억원) 절반 수준으로 개선됐다.
LS일렉트릭 측은 “올해 2분기 신재생 사업 부문은 태양광 프로젝트 호조 등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하반기 태양광 프로젝트 일정 순연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자회사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 EV릴레이 수요 증가가 예상돼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 애널리스트는 “LS일렉트릭은 최근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시장 확대라는 호재를 가지고 있다”며 “이는 LS일렉트릭 실적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LS그룹은 최근 그룹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다. 이번 채용을 통해 뽑힌 인재들은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구 회장이 꼽은 배전반 신성장 부문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LS그룹 관계자는 “LS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갈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 찾고 있다”며 ”배전반 등 미래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LS그룹과 함께 성장할 인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