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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아메리칸 드림은 ‘카본 투 그린’

기사입력 : 2022-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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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중심 친환경 집중 투자
미국 투자 70조원의 절반 규모

▲ 최태원 SK그룹 회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이 친환경 에너지·소재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하겠다는 ‘카본 투 그린’ 전략 실행을 위한 투자에 본격 나섰다.

대한석유공사(유공)가 전신인 만큼, 정유 사업으로 기업을 키워왔다면, 앞으로는 배터리·수소 등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화석연료 대체 사업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겠다는 것이다.

28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2030년 탄소배출량을 전망치(BAU) 대비 82%까지 줄이고 이어 오는 2035년엔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탄소중립 목표 2050년보다 15년을 앞당긴 것이다.

여기에는 “변하지 않으면 어떤 기업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 최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이 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아닌 새로운 기회에 대한 투자로 보고 있다.

그는 최근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저탄소사회를 실현하는 것은 단순한 권고가 아닌 의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탄소중립과 관련해 미국에 대한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그는 미국 출장을 통해 SK그룹 차원에서 오는 2030년까지 520억 달러(약 69조 6000억원) 규모 대미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을 전기차 배터리, 수소, 에너지솔루션, 바이오 등 신사업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열린 이사회에서 해외 투자법인 설립 안건이 의결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가속하기 위한 것이다.

SK의 미국 친환경 사업 핵심 축은 전기차 배터리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와 합작해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3개를 짓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사가 각각 5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블루오벌SK 1~3공장의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은 129GWh로, 오는 2023년까지 SK온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미국 조지아 1~2공장 생산능력(21.5GWh)의 6배에 달한다.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생산을 담당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외부 기업과 협업을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SKIET는 이달 초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과 분리막 우선 공급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빈그룹 내 자동차회사 빈패스트는 2024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인데, SKIET는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분리막을 공급할 계획이다.

최태원의 아메리칸 드림은 ‘카본 투 그린’이미지 확대보기
정유 자회사 SK에너지는 전기차 충전을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18일 SK㈜와 함께 총 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에너지솔루션 기업 아톰파워 경영권을 인수했다.

아톰에너지는 자체 기술을 통해 전력 사용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집하는 회로차단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의 전기차 충전기는 소형화에 강점이 있어 미국 안전규격인 UL인증을 유일하게 받는 등 기술 경쟁력이 인정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에 더해 수소차 관련 사업도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전동화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미국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업체 아모지에 3000만달러(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아모지는 수소 화합물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한 연료전지를 개발해 트랙터·트럭·선박 등 산업용 모빌리티에 적용하는 사업 계획을 갖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보다 액화점이 낮아 저장과 운송을 위한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도 적기에 더 친환경적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사업도 SK이노베이션이 노리는 주요 신사업이다.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바이오에너지기업 펄크럼 바이오 에너지라는 기업에 2000만달러(27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펄크럼은 수집한 생활폐기물을 분해해 합성가스로 만들어 이를 연료화한다.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에는 SK㈜도 사모펀드와 함께 작년말 5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연 글로벌 포럼 기조연설에서 “전동화와 폐기물 재활용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무탄소·저탄소 에너지와 순환경제 중심의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개발해 미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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