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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 속도…업계는 긴장 속 주시

기사입력 : 2022-08-29 00:00

(최종수정 2022-08-29 09:02)

정부 “기술 혁신·투자자 보호 균형 추진”
업계, DAXA 통해 자율 개선안 마련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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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신정부가 ‘디지털 자산 기본법’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제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고무적입니다. 해시드 오픈 리서치(HOR‧Hashed Open Research)는 공개 세미나 등을 통해 민간 전문가와 당국 사이 차분하고 건설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김용범닫기김용범기사 모아보기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 계정에 남긴 말이다. 김서준 대표가 이끄는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투자 업체 ‘해시드’(Hashed)의 계열회사인 HOR 대표로 부임한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에 긍정적 의견을 보탰다.

HOR 감사로는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선캠프에서 대외협력 특보를 거쳤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상임공보특보단장을 맡은 바 있는 김경진 전 국회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뭔가 낌새가 심상치 않다. 이러한 업계 움직임에 관해 한 가상 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을 앞두고 정부에서 뭔가 본격적으로 하려는 움직임인 것 같다”고 평했다.

금융위, 디지털 자산 민관 합동 TF 조직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에 관한 논의는 최근 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는 지난 17일 ‘디지털 자산 민관 합동 TF(Task Force‧임시 조직)를 구성하고 1차 회의를 개최했다. TF에는 금융위를 포함해 기획재정부(장관 추경호닫기추경호기사 모아보기),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와 기관은 물론 학계‧연구계‧법조계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TF는 앞으로 ▲디지털 자산의 법적 성격과 권리관계 및 디지털 자산 관련 범죄 대응 방안 ▲디지털 자산과 금융 안정 및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 과세 이슈(Issue·문제) ▲디지털 자산 발행과 유통시장 규율체계 ▲블록체인 산업진흥 등에 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등 신기술을 통한 혁신과 소비자 보호 및 금융 안정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초 국회에 계류된 여러 디지털 자산 관련 법안과 해외 입법 동향 등을 비교‧분석하면서 관련 쟁점과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연구 용역을 마무리했고, 6월 말 글로벌 규제 동향을 상세하게 파악하고자 관계 부처와 유관기관 합동으로 미 재무부, 법무부, 연방준비이사회,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등을 방문해 협의했다. 지난달부터는 관계 부처, 민간 전문가, 업계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3차 민·당·정 간담회 및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출범식’을 열기도 했다. 이날 출범식에선 기존 가상자산특위가 디지털자산특위로 확대 개편됐고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에 임명됐다. 아울러 업계 관계자들과 가상 자산 투자자 보호 방법과 자율 규제 추진 현황 등을 공유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현재 국회에 가상 자산 시장 발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상자산업법 제정안 7건을 비롯해 13개 관련 법안이 제출돼 논의되고 있다”며 “정부는 국회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등 새로운 기술을 혁신하고, 소비자 보호와 금융 안정이 균형을 이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 역시 “현재 가상 자산 리스크(Risk·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점검 중”이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시장 참여자가 가상 자산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수립할 예정”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금융위는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디지털 자산 민·관 합동 TF’를 개최하고 세부 쟁점 등은 실무자 중심의 워킹그룹(Working Group·실무회의 진행 협의단)을 통해 논의할 방침이다. 주요 이슈별로 금융소비자 보호와 새로운 기술·산업 육성 간 균형점을 찾으려 한다.

또한 디지털 자산 규제 관련 미국, 유럽연합(EU·European Union) 등 주요국과 국제기구 등의 국제 논의 동향도 지속해서 살피고 글로벌 규제 정합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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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사태 이후 길었던 겨울 끝낼 수 있을까


정부의 ’디지털 자산 기본법‘ 마련 속도가 빨라지며 ’루나(LUNA)‧테라USD(UST)‘ 사태 이후 길었던 가상 자산 업계 겨울이 마침표를 찍고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순간에 자산 가치가 폭락하면서 시가총액 60조원가량을 날린 이 사태 이후 업계는 침체기를 맞았다. ‘대장주’ 비트코인(BTC·Bitcoin) 가격은 1년 전 4만달러 안팎에서 현재 2만500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쳤고, 같은 기간 미국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대표 브라이언 암스트롱)는 매출이 60% 이상 떨어지면서 주가 폭락 중이다.

업계는 금융당국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와 산업 발전 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조치도 강화하는 추세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DAXA’(Digital Asset eXchange Alliacnce‧의장 이석우닫기이석우기사 모아보기)는 23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자문위원회 위촉식을 개최했다. 이날 위촉식에선 학계‧연구계‧법조계 등 각계 전문가 8명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이번 자문위원회 구성은 지난 6월 13일 제2차 가상 자산 당정 간담회에서 5대 거래소가 발표한 ‘가상 자산 사업자 공동 자율 개선방안’의 일환이다. DAXA는 앞으로 정기적인 자문위원회 운영을 통해 자율 개선방안 수립 시 외부 전문가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객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디지털 자산 거래 시장에 있어 투자자 보호 강화와 투명한 거래 질서 확립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향후 자문위원회는 효율적 운영을 위해 위원별로 보유한 전문성에 따라 DAXA의 세부 분과인 △거래 지원(심사 가이드라인·위험성 평가·정보 비대칭성 해소 등) △시장감시(거래 지원 종료 기준 마련·위기 발생 대응체계 구축 등) △준법 감시(광고 시 경고 문구 삽입·내부 통제 기준안 마련 등) △교육 분과(투자자 보호 교육자료 제작 등)에서 논의되는 자율 개선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자문하려 한다.

이석우 DAXA 의장은 위촉식에서 “가상 자산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모셔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면서 “DAXA는 자문위원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앞으로 마련된 자율 개선 방안이 객관성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개별적인 노력도 더해지고 있다. 인력을 확보하고, 투자자 보호 시스템을 강화하는 식이다.

지난 24일 코인원(Coinone‧대표 차명훈)은 DB손해보험(대표 김정남)과 개인 정보보호 배상 책임 보험에 대한 갱신 계약을 체결했다. 사이버 위험으로부터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 포괄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추진했다. 올해 초에는 이용자보호센터를 신설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대비 인력을 70% 이상 늘리면서 내부 규정을 보다 고도화하기도 했다.

업비트(Upbit‧두나무 대표 이석우)는 최근 디지털 자산 정보 비대칭성 해소와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백서의 국문 번역 작업을 마쳤다. 업비트가 제공하는 국문 백서는 모두 27종으로, 최대 60쪽에 달하는 백서가 국문으로 제공되고 있다.

코빗(Korbito‧대표 오세진)은 이달 들어 2년간 공석이었던 최고기술책임자(CTO·Chief Technology Officer) 자리를 새로 채웠다. 이정우 현 기술연구부서 실장을 선임한 것이다. 이 신임 CTO는 코빗의 신규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 온 인물로, 현재 거래소 성능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빗썸(Bithumb‧대표 이재원닫기이재원기사 모아보기)도 2년 연속 유지하고 있는 ‘준법 경영 국제표준 인증’을 바탕으로 업계 전체에 ‘준법 경영’에 대한 정보를 지속해서 공유하고 있으며, 고팍스(GOPAX‧대표 이준행) 역시 이준행 대표가 직접 각종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현안을 주시하는 중이다.

일각에선 “정책 목표 엇박자” 지적도


다만 최근 정부의 디지털 자산 관련 정책을 두고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와 금융당국이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책 목표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부터 내건 ‘디지털 자산 산업 활성화’가 루나 사태 이후 ‘규제 강화’ 쪽으로 무게가 강하게 실리면서 생긴 문제다.

한 가상 자산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도 중요하고, 신사업 활성화도 중요하고, 그런 식으로 보면 세상에 안 중요한 게 없다”며 “블록체인 기술에는 박수를 보내면서 그에 따른 결과물인 디지털 자산 거래에 관해선 엄격히 심사해 상장 코인을 대폭 줄이겠다는 건 자칫하면 투자자들을 포함해 업계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규제 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시간을 두고 해외 동향을 살피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증권형 토큰(Token)’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가상 자산 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국내 허용 여부 등 좀 더 구체적 사항에 관한 가이드라인(Guide-line‧안내 지침서)이 하루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투자자 보호에 관한 말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냐는 비판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라임 사태 등 사모펀드로 인한 투자자 피해에 관해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금융당국이 재수사를 언급할 만큼 관심을 기울이면서 그보다 몇십 배의 피해를 낳고 전 세계를 혼돈 속에 몰아넣은 루나 사태를 목격하고도 디지털 자산 투자자 보호는 관련 업계 자율성에만 맡기고 있지 않냐”며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주고 감시하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루나 사태 이후에 권도형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 대표가 잡힌 줄 알았는데, 아직도 어딘가에서 계속 활동한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최근에 가상 자산 거래소 압수수색도 펼치고 그러던데, 결국 어떤 수사 결과나 피해 구제 조치도 없지 않냐”고 따지기도 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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