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6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HMM(대표이사 김경배)이 벌크선 확대, 친환경 물류 서비스 등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한다.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탈피,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18일 HM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컨테이너·벌크선 매출은 컨테이너선 비중이 압도적이다. 9조368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컨테이너선은 전체 매출의 94.13%를 기록했다. 반대로 벌크선의 비중은 4.83%(4811억 원)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김경배 HMM사장은 편중된 사업구조 탈피를 위해서 벌크선 육성에 나선다. 지난달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사장은 “오는 2026년까지 벌크선대를 현재 29척에서 55척까지 90% 늘린다”고 밝혔다.
그의 벌크선 확대 의지는 이미 성공사례가 있다. 과거 현대글로비스 사장 시절 벌크선 확대로 성공을 거뒀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글로비스 사장이었던 김경배 사장은 2013~2015년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벌크선대(장기용선·사선 포함)를 확보했다. 이는 현대글로비스의 원자재 트레이딩 경쟁력을 높이면서 모그룹 물량 편중을 점진적으로 해소, 현재의 위치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사장의 역량뿐만 아니라 벌크선이 2010년대 중후반까지 전체 사업의 2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한 점도 향후 육성 행보가 기대되는 요소다. HMM은 2011~2017년까지 전체 매출의 10% 이상이 벌크선에서 나왔다. 해당 비중이 깨진 것은 2017년부터로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컨테이너선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현재에 이르렀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운임이 올해 하반기부터 하향 조정에 들어간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며 “원자재 운송에 활용되는 벌크선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벌크선뿐만 아니라 친환경 물류 서비스도 강화한다. LNG선, 친환경 연료 기반 선종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IMO(국제해사기구)의 친환경 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친환경 선종을 확보해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다. 국내 친환경 연료 개발 선도를 위한 관련 협의체 또한 구성한다.
김경배 사장의 벌크선·친환경 물류 확대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실적 고공행진을 통해 HMM이 보유한 FCF(잉여현금흐름)는 3조 원이 넘는 상황이다. FCF는 현금흐름표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나타낸다. 즉 FCF가 높을수록 투자 여력이 크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HMM FCF는 3조2716억 원이다. 상반기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조2811억 원,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3조95억 원으로 영업수익이 투자 비용보다 2배 이상 많은 호성적을 나타냈다.
지난해 FCF 1조1906억 원 대비 약 3배 급증한 모습이다. 2년 전 –6257억 원(2020년)과 비교하면 매우 놀라운 변화다. 이는 오는 2026년까지 15조 원 투자를 발표한 김경배 사장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HMM은 올해 상반기 6조85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7조3569억 원)의 82.7%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고려할 때 올해 HMM은 11조 원 이상의 연간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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