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 발표를 앞두고 혼조 마감했다. 물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이 지표 결과에 따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의 통화 긴축 방향이 결정될 수 있는데, 투자자들마다 추정치를 다르게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다른 지수들은 하락했다. 대형 기업 주식 500개를 포함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S&P500·Standard & Poor's 500 index)의 경우, 0.12%(5.13포인트) 하락한 4140.06을 나타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지수는 0.10%(13.10포인트) 떨어진 1만2644.46을 기록했다.
시장은 오는 10일 예정된 미국의 7월 CPI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물가 상승세가 잦아들 것이란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날 경우, 연준의 고강도 긴축 방향은 완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CPI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다면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한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현재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9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65%를 넘어선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대표 기술주로 꼽히는 ‘엔비디아’(NVIDIA‧대표 젠센 황)는 오는 24일 발표 예정인 올해 2분기 매출이 기존 실적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 밝히면서 주가가 6% 이상 급락했다.
특히 게임 관련 매출액이 1년 전에 비해 33% 감소한 20억4000만달러를 거둘 것이라 관측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며 소니(Sony‧대표 케니시로 요시다), 닌텐도(Nintendo‧후루카와 슌타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대표 사티아 나델라) 등이 만드는 홈 비디오 게임기(콘솔 게임기) 판매가 부진해지자 이들에게 칩을 공급하는 엔비디아 실적도 타격을 받은 걸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실적 가이던스(Guidance‧전망치)를 대폭 축소하면서 AMD(대표 리사 수)와 브로드컴(Broadcom‧대표 호크 E. 탄) 등 다른 반도체주도 각각 2.19%, 1.07% 하락 마감했다. 또한 ▲아마존(Amazon‧대표 앤드루 제시) -0.99% ▲마이크로소프트 –0.92% ▲애플(Apple‧대표 팀 쿡) -0.29% ▲알파벳(Alphabet‧대표 선다피차이) 등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이어서 기술기업 ‘팔란티어’(Palantir‧대표 알렉스 카프)는 분기 손실 소식과 함께 14.24% 낮아졌으며,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온텍’(BioNTech‧대표 우구르 사힌)도 분기 순익과 매출이 모두 예상치를 하회했다는 발표와 함께 7.54% 떨어졌다.
반면, 미 상원이 기후 위기 대응을 골자로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 감축 법안’을 통과시키자 전기차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리비안(Rivian·대표 RJ 스카린지)은 전 거래일 대비 6.78%(2.42달러) 오른 38.09달러(4만9555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어서 △제너럴모터스(GM·대표 메리 바라) +4.16% △루시드(Lucid·대표 피터 롤린슨) +3.71% △로스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대표 스티븐 번스) +3.17% △테슬라(Tesla‧대표 일론 머스크) +0.78% 등도 기분 좋게 장을 끝냈다.
생활용품 판매업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ed Bath & Beyond Inc.‧대표 마크 J. 트리톤) 주가는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Reddit‧대표 스티브 허프먼)의 주식 토론방에서 다시 회자되면서 39.83%(3.25달러) 폭등한 11.41달러(1만4884원)에 마감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상승세로 전환했다. 최근 80달러대로 떨어졌었는데, 다시 90달러로 반등한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New York Mercantile Exchange)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West Texas Intermediate) 9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2% 증가한 배럴당 90.76달러(11만8206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 유(Brent oil) 10월 물 가격도 런던 국제 선물거래소(ICE)에서 배럴당 1.82%(1.73달러) 오른 96.65달러(12만6099원)를 기록했다.
미국 장보다 빨리 마감하는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영국 런던증권 거래소(LSE‧London Stock Exchang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의 우량 주식으로 구성된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0.57%(42.63p) 상승한 7482.37에 문 닫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각각 0.84%, 0.80%씩 높아졌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스톡스(Stoxx) 50 지수도 0.85%(31.83p) 증가한 3757.22에 거래를 끝냈다.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7500% 선으로 소폭 낮아졌으며, 2년 물 국채금리도 3.2090%로 하향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