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B는 지난해 11월 국제 재무보고 기준(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재단 내에 설립된 조직이다. 글로벌 ESG(친환경·사회적 책무·지배구조 개선) 공시기준 제정을 위해 지난 3월 ‘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 초안’을 발표한 뒤 이달부터 전 세계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검토 과정을 거친 뒤 올해 말 최종 기준을 공표할 예정이다.
우선 기업, 금융회사, 회계 및 법무법인 등 국내 주요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회계기준원 내 자문 기구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자문위원회’를 통해 공개 초안과 관련한 ▲국내 경영 환경 ▲기업의 수용 가능성 ▲정보 유용성 등을 논의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창양닫기이창양기사 모아보기), 환경부(장관 한화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영),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등 관계 부처 의견을 수렴하고 합동 회의를 개최해 정부 차원 입장을 수립했다.
금융위와 회계기준원은 정보제공 및 기준 시행 시기, 위치(채널), 범위 등의 측면에서 기업 부담 요인을 설명했다. 아울러 구체적 지침‧예시 제공과 공시 요구사항 완화, 충분한 준비 기간 부여 등 기준 적용에 대한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공개 초안 주요 내용 가운데 ‘현재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을 양적 정보와 사업모델에 미치는 단기‧중기‧장기 영향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는 IFRS S1 일반요구사항에 대해선 기업에 충분한 준비 시간을 부여하고 구체적 지침 및 사례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실현 가능성과 기업 부담, 정보 신뢰성 측면에서 양적 정보 산출의 우려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재무제표와 동시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경우 재무제표는 3월 말, 지속 가능 경영보고서는 통상 7월 이후 공시되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네 번째는 재무제표와 같은 체계(일반 목적 재무 보고)로 보고해야 한다는 기준에 관해 기업이 일반 목적 재무 보고나 별도 서식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업 보고서에 지속가능성 공시 추가 시 법령 개정이 필요하며 소송 위험 등 기업의 법적 부담도 증가할 우려가 있어서다. 한국의 경우, 일반 목적 재무 보고는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를 의미한다.
IFRS S2 기후 관련 공시에 대한 의견도 제기했다. 산업을 불문하고 모든 기업은 ‘Scope 3’을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두고 비용-효익 간 균형을 고려해 ‘Scope 3 공시는 해당 정보가 중요한 특정 산업에서만 요구하면 어떠냐고 제안한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경우 적용 제외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Scope 3은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간접적 배출량을 말한다. 예를 들어 ’협력사의 배출량‘ 등이다.
IFRS S1와 S2, 두 가지에 공통해서 의견을 낸 것은 정해지지 않은 ’시행일‘에 관해서다. 기존엔 추후 최종 기준 발표 시 시행일을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금융위와 회계기준원은 기업 공시 시스템 구축 등 준비 및 국가별 공시 환경 정비 등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금융위와 회계기준원은 오는 29일 공개 초안에 대한 한국 측 의견서를 ISSB에 제출할 예정이다. ISSB는 전 세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한 뒤 올해 말 S1(일반) 및 S2(기후 분야) 최종 기준을 발표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는 ISSB 초대 위원인 백태영 성균관대학교 교수 활동을 지원하고, ISSB와의 국제협력과 SSAF(Sustainability Standards Advisory Forum) 참여 등을 통해 지속가능성 공시와 관련한 글로벌 논의에 지속해서 참여하려 한다.
또한 ISSB의 최종 공시기준과 해외 주요국 동향, 산업계 등 국내 이해관계자 의견을 종합 고려해 ESG 공시 제도 정비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ISSB 공시기준은 앞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ESG 공시기준이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국내 산업과 자본시장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준 제정 단계부터 우리 의견을 개진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이나 미국 등 해외 주요국의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기준 제정 및 규제 강화 움직임에 원활히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ESG 경영‧공시 역량을 충실히 쌓아나갈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이를 지속 지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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