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고객 경험’을 강조했다. 2019년 첫 신년사에서는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했고, 2020년에는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찾아 해결하자”고 했다. 지난해에는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하자”라며 지속적으로 ‘고객’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위한 출발점으로 ▲고객을 구매자가 아닌 사용자로 보고, LG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단계의 여정을 살펴 감동할 수 있는 경험 설계 ▲고객을 더 깊게 이해하고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관계 형성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등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사업목적을 재무제표에 두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지난 4년간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엔 투자를 지속하지만, 비전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접는 ‘실용주의’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 실용주의 경영의 대표 사례로 ‘휴대폰 사업 철수’를 꼽는다. 지난해 7월 LG전자는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휴대폰 사업(MC사업본부)을 철수했다. 1995년 이후 26년간 이어오던 사업을 과감하게 접은 것이다.
이 외에도 구 회장은 LG전자의 연료전지사업과 수처리 사업,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 사업,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 LG화학 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는 등 적자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대신 구 회장은 차량용 조명기업 ZKW, CJ헬로비전, 알폰소, 뉴에이본 등 7개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최근 전기차·자율주행차 대중화가 빨라지고 있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LG전자-마그나), 얼티엄 셀즈(LG화학-GM) 등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구 회장은 적자 사업을 정리함과 동시에 LG의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인공지능(AI)’이 있다. 2019년 구 회장이 취임 후 첫 현장 방문한 곳도 LG사이언스파크다.
LG사이언스파크는 LG그룹의 신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있다.
또 2020년에는 LG AI 연구소를 설립해 AI 전문 인재 육성은 물론 글로벌 AI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청년 대상 AI 전문가 교육프로그램 ‘LG Aimers(LG 에이머스)’를 시작했다. 연간 4000명 이상 청년 AI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106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 중 약 절반에 가까운 48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AI·전장·배터리·차세대 디스플레이·바이오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 중에서도 AI를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향후 5년간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 6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 고용 창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LG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LG그룹은 향후 3년간 1500억 원을 투자해 3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플랫폼인 ‘슈퍼스타트(SUPERSTART)’를 출범시켰다.
슈퍼스타트는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LG 계열사와 외부 파트너인 벤처캐피털(VC), 엑셀러레이터(AC), 공공기관, 대학 등을 유망 스타트업과 연결해 주는 LG그룹 차원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앞서 LG는 ‘LG 커넥트(Connect)’를 통해 지난 4년간 150여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발굴한 바 있다.
LG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확대에 일조하면서, 스타트업으로부터 혁신적인 기술 또는 신규 사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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