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내연기관·하이브리드차 퇴출이 확정된 유럽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전기차를 앞세워 입지 강화에 나선다.
지난 8일 EU 의결기관인 유럽의회는 2035년부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승용차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사실상 2035년부터 신차 판매 시장에서 가솔린·디젤차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한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까지 퇴출하겠다는 의미다.
EU는 지난해부터 완성차기업의 판매신차 1대당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km당 95g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은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 규제 수치는 2015년 1km 당 130g에서 27% 가량 급격히 감축된 바 있다. 앞으로 2025년 km당 81g, 2030년 59g으로 강화된 뒤, 2035년 0g이 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0'인 차량은 순수전기차(BEV)와 수소전기차(FCEV)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현대차 중형SUV 싼타페를 예로 들면 가솔린 모델이 km당 180g, 디젤 145g, HEV 110g, PHEV는 37g 수준이다.
이 같은 유럽의 배출 규제는 국내기업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HEV 이후 전기차로 전환하려는 로드맵을 공격적으로 짜놨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는 유럽 시장에서 HEV 4종(코나HEV·투싼HEV·싼타페HEV·아이오닉HEV), PHEV 3종(투싼PHEV·싼타페PHEV·아이오닉PHEV), BEV 3종(코나EV·아이오닉EV·아이오닉5) 등을 판매하고 있다. 17일 현대차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1~5월 유럽시장 판매량 17만3151대 가운데 HEV·PHEV 비중이 23%, BEV는 17% 수준이다. 차량별 판매량은 투싼HEV 1만5818대, 코나EV 1만4977대, 아이오닉5 1만2580대 순이다.
당장 규제 대응을 위해 하이브리드 판매비중을 2020년 대비 2배 가량 늘렸는데, 지난해 하반기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 출시 이후 코나EV 혼자 책임지다시피 하던 전기차 비중도 늘려나가고 있다. 앞으로 현대차는 2030년까지 유럽 전기차 판매비중을 69%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보다 공격적인 전기차 전환 계획을 밝힌 대중차 브랜드는 독일 폭스바겐 정도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2030년 글로벌 신차 50%를 전기차로 전환하고, 2035년부터는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도요타는 전기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느린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유럽에서 하이브리드만 판매하고 있는 도요타는 지난해 12월에야 전기차 전용브랜드 출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유럽에서 전기차 전환을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 제네시스는 작년 11월 비전발표회를 통해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수소차로만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독일 BMW·메르세데스-벤츠 등 현지 브랜드가 하이브리드 이후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제네시스는 중간단계인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곧바로 전기차로 달리겠다는 의미다. 제네시스가 지난해에야 유럽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만큼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인지도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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