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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도 예측 못한 금리인상 RBC비율 직격타…보험사 속앓이

기사입력 : 2022-05-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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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푸르덴셜 300% 아래 한화 160%대
한화손보 122%…금융당국 권고치 아래
킥스 체제 지급여력 충분 당국 대안 마련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보험사 RBC비율이 급격하게 낮아진 가운데, 보험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보험사들은 회사 자체에 문제로 재무건전성이 낮아진게 아닌데다가 킥스 도입 후에 오히려 지표가 더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현재 수준으로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경우 금융당국 대형사도 150%를 지키기 어려워 RBC비율로 올해 보험사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농협생명·한화손보 150% 아래 한화생명·KB손보 등 대형사도 턱걸이
자료 = 나이스신용평가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 나이스신용평가
올해 1분기는 중소형사 대형사 가릴 것 없이 모두 RBC비율이 30%p 이상 급락했다. 게다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아래를 기록한 보험사들이 늘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보 빅3인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RBC비율은 각각 246.1%, 205.05%, 160%로 모두 전년동기대비 하락했다.

빅4 손보사들도 모두 작년 말 대비 RBC비율이 하락했다. 삼성화재 RBC비율은 271.80%로 작년 말(305.38%) 대비 33.57%p, KB손보 RBC비율은 162.28%, 현대해상은 190.7%, DB손보는 188.72%를 기록했다. 농협손보 186.5%, 메리츠화재 178.9%, 신한라이프 256.3%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에서 권고하는 RBC비율은 150% 이상이다. 100% 아래로 내려가게 되면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를 받는 보험사로 분류된다. 이 기준으로 했을 경우 이미 많은 회사들이 금리가 다시 올라갈 경우 적기시정조치 대상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분기 한화손해보험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아래인 122.8%를, 소형사인 흥국화재 146.65%, 농협생명이 131.5% DB생명도 150% 아래인 139.14% 기록한 상태다. 150%를 겨우 넘은 보험사도 많아 금리 인상이 한차례 더 될 경우 권고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생명이 160%, KB손보가 162.28%를 기록했으며 KDB생명은 158.78%로 150%를 겨우 넘었다. 한국기업평가는 흥국화재, 흥국생명, KDB생명, DGB생명, DB생명 등을 포함한 총 7개사가 권고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보험사들은 6개월 뒤에 없어질 RBC비율로 보험사가 적기시정조치에 해당되게 된다면 오히려 고객들에게 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자산과 자본을 모두 시가평가하는 킥스로 바뀌게 돼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적어지게 된다. 실제로 자산이나 자본이 줄어든 경우가 아니어서 보험사 자체에 문제가 생긴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모으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인상 충격으로 RBC비율이 하락한 것은 일시적인 충격이고 실제 보험사들의 자본 안정성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므로 불필요한 소비자 불안을 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며 6개월 뒤 도입될 킥스 이것이 연착륙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DGB생명 등 킥스 도입 시 지표 개선…금융당국 대안 마련 부심
금융당국도 예측 못한 금리인상 RBC비율 직격타…보험사 속앓이이미지 확대보기

RBC비율은 한 보험회사에 소속된 보험계약 고객이 보험금을 일시에 모두 요청했을 때 이를 모두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RBC비율이 100%일 경우 모든 고객에게 1번 지급 가능한 보험여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사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를 예를 들면 모든 계약고객이 사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고객 전부가 동시에 사망할 가능성은 낮다"라며 "저축은행 사태처럼 일시에 고객이 예금을 요청하는 뱅크런과는 다른데 이 기준으로 RBC비율을 적용한 것 같아 실상과는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자산과 부채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 실질적인 보험사의 현재 상황을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RBC비율은 요구자본에서 가용자본이 차지하는 비율로 산출한다. 현행 RBC비율에서는 자산만 시가 평가하고 부채는 원가로 평가한다. 금리가 오르면 부채와의 괴리가 커지게 되며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가격도 하락하게 된다. 채권은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되며 시가로 평가된다. 그동안 저금리가 계속됐던 보험사들은 매도가능증권으로 자산을 재분류해 RBC비율 하락을 방어해왔다.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 했을 때는 3년 간 재분류를 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자산이 줄어들거나 실제 자본여력이 줄어들어 건전성이 악화된게 아니고 외부 금리상승으로 영향을 받은 부분이므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자체 자산이나 자본이 줄어들어서 발생한게 아니라 채권 계정 재분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떨어진 것"이라며 "이미 킥스를 대비해 보험사들은 자본확충 노력을 지속해왔지만 이같은 금리상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100%를 지키는 보험사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표가 하락한 요인은 단기간의 금리 급등으로 인한 회계상 자본 감소"라며 "실질적인 경영상의 문제나 기업의 펀더멘털 약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6개월 뒤면 지표가 킥스로 바뀌게 되면 금리변동 영향이 적어진다. 킥스로 바꿨을 때 오히려 지표가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DGB생명은 최근 금리상승 여파로 RBC비율의 하락폭이 커 추가 증자 300억원을 반영해 108.5% 수준을 기록했지만 킥스를 적용했을 때는 15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BC비율 하락폭이 크지만 DGB생명 당기순익 등 경영지표는 우수한 편이다. DGB생명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37억으로 전년 동기대비 495% 이상 증가했다. IFRS17에서 수익성 지표로 여겨지는 계약서비스마진(CSM)도 높다. CSM은 보험계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를 뜻한다. IFRS17에서 DGB생명 CSM은 전환 시점 기준 약 4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RBC비율이 아닌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LAT는 결산시점 할인율 등을 적용해 보험사 부채를 재산출하고 이 값이 현행 부채보다 크면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게 하는 제도다. 보험금 등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의무를 다하는데 필요한 금액보다 회사가 해당 금액만큼 초과한 준비금을 적립했다는 의미를 두고 있어 지급여력을 보여줄 수 있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지표가 좋아지지 않아 금융당국도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업계 사정을 충분히 감독당국 입장에서도 이해하고 있다"라며 "LAT 등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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