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는 지난 21일 아워홈에 이사 및 감사의 해임과 선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를 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서도 제출했다.
구본성-구미현씨의 합산 지분은 58.26%로 아워홈 지분의 과반이다. 이들이 임시 주총에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워홈 경영 복귀나 아워홈 경영권의 제3자 매각이 가능한 상황이다.
구지은 대표이사는 의도적인 경영권 흔들기라며 바로 반격에 나섰다. 아워홈은 26일 “구 명예회장이 올해 2월 7일 ‘가족 화목이 먼저’라며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이후 어떤 접촉도 없다가 4월 8일 일방적으로 실사를 요청했다”면서 “아워홈은 구 명예회장 측에 주주 위임장, 매각전속계약서 등 기초자료를 지속 요청했으나 전혀 답이 없었고 관련 없는 내용의 공문만 발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워홈은 2000년 LG그룹에서 창립자 구자학 전 회장이 분리해서 나온 식자재, 종합급식 회사다. 구 전 회장의 1남 3녀가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지분 38.6%를 보유한 대주주이며 구미현·명진·지은 세자매는 총 59.6%의 지분을 갖고 있다.
4남매 가운데 구지은 부회장이 유일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왔으나, 2015년 구 부회장이 보직에서 해임되고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대외적 갈등이 시작됐다. 구 전 부회장이 2004년부터 경영을 해온 구 부회장을 두고 LG그룹 ‘장자승계’ 법칙을 내세워 경영권을 빼앗은 것이다. 2017년 구 부회장은 오빠인 구 전 부회장에 반발해 임시주총을 소집했으나 장녀 구미현씨가 구 전 부회장편에 서서 실패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경영권 다툼은 종식되는 듯 했다. 구 전 부회장은 당시 “아워홈의 정상적인 경영과 가족의 화목이 먼저라고 판단했다”며 “분쟁 상황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 전 부회장의 선언으로 구지은 대표 체제로 굳어지는 듯했지만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구 전 부회장이 다시 구 부회장 축출에 나선 것이다. 아워홈이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승인할 가능성은 없으며 이후 구본성 명예회장이 주총 소집 가처분신청 등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아워홈 남매의 난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앞으로 최대 관건은 구 부회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구 부회장이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해선 언니인 구미현씨를 설득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구미현씨 지분 19.28%를 자기 편으로 끌어오면 임시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이더라도 유리하다. 구미현씨는 지난해 여동생의 편에 서 구 전 부회장 해임에 힘을 보탰지만 최근에는 다시 구 전 부회장의 손을 잡았다.
구 부회장은 구미현씨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올해 무배당에 대한 손실보전 방안과 내년 배당금 상향 조정, 주주 가치 제고 방안 등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의 제3자 매각을 어떻게 추진할 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에선 구 전 부회장 측이 아워홈 경영권을 확보한다면 기업 매각보다 경영 복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지배력을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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