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단행한 조직개편과 인사이동 키워드는 ‘디지털 플랫폼’과 ‘세대교체’로 요약된다. 금융지주들은 디지털 사업을 중심으로 기존 은행 출신이 아닌 외부의 젊은 인재를 영입하며 조직 혁신을 꾀했다. 특히 그룹 디지털 전략을 이끄는 최고디지털전문가(CDO)에 일제히 외부 전문가를 발탁했다.
옥 상무는 동래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굵직한 글로벌 컨설팅회사를 거치며 다양한 산업 부문에 대한 전략컨설팅을 수행했다. 디지털 전략, 신사업개발 등 주제에서 다수의 자문 업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옥 상무는 2013년 12월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근무하며 보험, 금융기관, 소비재 등 기업에 대한 전략컨설팅을 제공했다. 2018년에는 EY컨설팅으로 자리를 옮겨 전략부문 리더(파트너)로 2년여간 근무했다. 2020년 2월부터는 에이티커니(AT Kearney)코리아 금융그룹리더(부사장)를 맡아 재무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유형의 전략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1966년생인 전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거치면서 통계 및 리스크 관련 지식을 쌓았다. 다수의 연구실적과 전문지식을 가진 리스크 관리 전문가다. 특히 한국은행에서 약 7년간 통화금융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아더앤더슨, 베어링포인트, 에이티커니, 프로티비티 등 굴지의 컨설팅 기관에서 기업 리스크 관리 모델 개발과 리스크 관리 컨설팅 업무를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 2011년 우리금융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뒤 2019년 말 우리은행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로 선임돼 리스크 업무를 맡아왔다.
LG CNS에서 상무를 지내고 2013년 우리금융의 IT 자회사인 우리FIS 전무로 자리를 옮겨 금융서비스본부장(전무)까지 역임했다. 이후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거쳐 우리금융지주 ICT기획단으로 다시 영입돼 그동안 우리금융의 디지털금융 전략을 짜왔다.
우리금융은 올해부터 디지털 기반 종합 금융그룹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초혁신 추진’을 목표 자회사들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를 과감히 재편하고 그룹 차원에서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MZ(밀레니얼+Z)세대 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 저변을 넓히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신한금융지주가 그룹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Chief Digital Officer)로 김명희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그룹 전체 디지털·ICT(정보통신기술)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여성 DT 전문가로 꼽힌다. 카이스트 전산학부를 졸업한 뒤 한국IBM에서 23년간 근무했다. 2013년 SK텔레콤 솔루션컨설팅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과 산업에 맞는 사업모델과 상품을 제안하는 다수의 DT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7년에는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에 임명돼 정부의 '민간 우수인재 헤드헌팅' 제도 도입 이후 발탁된 최초 여성 고위공무원이 됐다. 중앙부처의 정보 시스템을 관장하는 단순 운영기관이었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디지털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쏠(SOL)’을 전면 개편하는 뉴 앱(New App)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고객의 성향을 반영해 UI·UX를 개선하고 대화형 챗봇, 초개인화 마케팅을 더해 신기술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주요 디지털 플랫폼의 작년 연평균 MAU는 1881만명이다. 신한은행 쏠 858만명, 신한카드 신한플레이(pLay) 856만명), 신한금융투자 신한알파 167만명 순이다.
KB금융그룹의 경우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의 총괄하에 디지털플랫폼총괄(CDPO)을 조영서 전무에게 맡겼다. 조 전무는 KB경영연구소장과 국민은행 DT전략본부장을 겸임해왔다. 조 전무는 서울대 경제학과과 컬럼비아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원에서 4년여 동안 근무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이후 컨설팅회사 맥킨지앤컴퍼니와 베인앤컴퍼니 등을 거치며 금융 컨설팅 경험만 17년을 쌓았다. 국민-주택은행 합병 프로젝트와 신한은행 디지털 전략 프로젝트 등도 조 전무가 주도적으로 이끈 바 있다. 2017년 4월에는 신한금융에 합류해 디지털 전략 본부장(CDO)을 맡아 지주 디지털 전략을 총괄했고 신한DS부사장도 역임했다.
조 전무는 올해 KB금융의 주요 플랫폼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목표를 1500만명으로 잡았다. 지난 1월 기준 스타뱅킹 MAU는 900만명 수준이다. KB금융은 MAU 확대를 위해 상품·콘텐츠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타깃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KB금융은 신설전담조직인 고객경험디자인센터와 디지털콘텐츠센터를 통해 UI(사용자환경)·UX(사용자경험) 관점에서 고객 접점의 전 과정을 점검 및 개선하고 플랫폼 트래픽과 앱 체류 시간 증대를 위한 디지털콘텐츠를 발굴할 계획이다. 올해 초부터 본격 시행된 마이데이터 서비스 범위도 확대해 앱 체류 시간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KB금융은 IT총괄(CITO)의 경우 윤진수 국민은행 테크그룹 부행장에게 맡겼다. 윤 CITO 역시 현대카드에서 상무를 지낸 외부출신 인재다. 윤 CITO는 서울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박사를 받았다. 삼성전자 빅데이터센터장, 삼성SDS 데이터분석사업담당 등을 거쳐 2018년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N본부 상무로 영입됐다. 2019년부터 국민은행 데이터전략본부장을 맡아 KB금융과 연을 맺었다.
하나금융그룹에서 데이터총괄을 담당하는 황보현우 상무는 연세대학교에서 정보시스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빅데이터 전문가다. 2018년 영국 캐임브리지국제인명센터(IBC)가 뽑은 100인의 전문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남대 글로벌IT경영학과 교수, 코오롱베니트 전문위원 등을 지냈고 2019년 하나벤처스 경영전략본부장으로 합류했다. 그룹 데이터 전략뿐만 아니라 디지털 혁신과 저변 확대를 위해 외부 관련 기업과의 제휴와 관련 전략도 담당한다.
하나금융은 올해 초 3대 경영 전략 중 하나로 ‘플랫폼 금융’을 설정하고 지급결제 중심의 금융 생태계 확보, 디지털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조직 강화, 신성장 동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최우선 과제로는 ‘디지털 퍼스트’를 제시하고 핵심 계열사 하나은행의 디지털리테일그룹 내에 디지털전환 컨트롤타워 격인 DT혁신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올해 정보기술(IT)과 디지털 부문에 4조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NH농협금융의 경우 지난 2020년 이상래 디지털금융부문장(CDO·부행장)를 영입했다. 이 CDO는 경북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삼성SDS에 입사해 솔루션컨설팅팀장, 데이터분석사업팀장, 디지털마케팅팀장·상무 등을 지낸 업계 전문가다. 각 계열사가 DT를 내재화해 업무를 효율화하고 고객 관점에서의 서비스 혁신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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