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이례적으로 석 달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1월 말보다 1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2000억원), 올해 1월(-5000억원)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석 달 연속 줄어든 것은 한은이 2004년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782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8000억원 늘었다. 전세대출과 집단대출 수요가 지속됐지만 주택매매거래 둔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은 1월(2조2000억원)보다 줄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76조1000억원으로 한 달 새 1조9000억원 감소했다. 감소 폭은 작년 12월(-2조2000억원)이나 올해 1월(-2조6000억원) 보다는 작지만, 2월 기준으로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준이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감소 배경에 대해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대출금리 상승, 주식 등 투자자금 수요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이 추세적으로 감소할지에 대해서는 “일부 은행들치 외근 우대금리 적용 등으로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2000억원 줄었다. 1월(-7000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은 2조6000억원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조9000억원 줄었다.
대기업 대출이 7000억원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도 시설자금과 코로나19 자금 수요를 중심으로 5조6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7000억원을 차지했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은 6조3000억원 증가했다. 2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2021년 8조9000억원)로 증가 폭이 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큰 폭 확대된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연착륙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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