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주요 경영진은 지난 화요일 그룹 주요 현안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메타버스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메타버스 회의는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 회장이 제안했다. 신 회장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앞서가면 우리가 기준이 될 수 있다"며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할 가상융합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롯데 메타버스 세계 구축은 롯데정보통신이 이끌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메타버스에 경제활동까지 연계된 초실감형 플랫폼을 구현하고 있다. 이르면 올 2분기 중 결제 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은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실사 촬영 △실제 촬영과 그래픽을 위화감 없이 합성하는 VR(가상현실) 합성 △시선, 시각 변화에 따른 3차원(3D) 실시간 렌더링 △사용자가 VR 영상 속 물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딥-인터랙티브 특허 등 핵심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 세상 속 나만의 집에서 쇼핑, 영화 관람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인 칼리버스와 함께 지난 1월 5일부터 8일까지 그룹 최초로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참가했다. 여기서 실사형 컨텐츠를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HMD(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기반 메타버스를 선보였다.
HMD 디바이스를 착용하면 롯데 메타버스에서 쇼핑, 영화 관람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 계열사와 연계한 '버추얼 스토어', '버추얼 피팅룸', '버추얼 시어터' 등이 대표적이다.
버추얼 피팅룸은 롯데면세점과 함께 준비했다. 롯데면세점은 버추얼 피팅룸 외에 메타버스 콘서트도 선보였다. 먼저 버추얼 피팅룸은 HMD 기기를 착용한 고객이 가상 쇼룸에서 가방과 액세서리, 셔츠, 바지 등 원하는 아이템을 선택한 후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다. 추후 메타버스에서 결제까지 가능하게 하는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면세쇼핑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콘서트홀'은 가상 무대 위 가수를 다양한 시점에서 관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과 대화하고 함께 응원하는 등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6년간 개최해온 '롯데면세점 패밀리콘서트'에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해 K-컬쳐 전파자로서 명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롯데정보통신의 메타버스 사업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강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정보동신의 메타버스 사업 확대는 긍정적”이라며 “이미 롯데정보통신은 2022년 CES에 참석하며 전세계 언론 및 기업들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였는데 높은 영상 퀄리티 및 다양한 콘텐츠로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롯데메타버스 세계관을 통해 시네마, 면세, 홈쇼핑 등 유통 및 서비스 사업 적용군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콘텐츠 제작, 플랫폼 구축, 생태계 조성으로 나아가며 해외시장 진입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각 계열사별 메타버스 사업 진행도 활발하다. 먼저 롯데벤처스를 통해 메타버스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산업용 VR 솔루션 기업 ‘버넥트’, 3D 기술 가상 쇼룸을 제공하는 플랫폼 ‘패스커’가 그 주인공이다.
버넥트는 메타버스 기술인 XR(확장현실) 기반 솔루션을 제공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곳이다. 롯데벤처스는 이 회사가 추진한 시리즈B라운드 투자에 참여했다. 버넥트는 총 300억원을 모집했으며 이는 업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론픽은 메타버스 홈프레이닝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홈쇼핑 업계 최초로 가상 디지털 의류 브랜드를 출시했다. 라이브커머스를 3차원 가상 세계로 구현한 ‘메타라이브 스튜디오’도 연내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푸드는 식품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브랜드 게임을 선보이며 MZ세대와의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 광고회사 대홍기획과 세븐일레븐은 메타버스 게임 '플레이투게더' 내에 가상현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카이아 섬점'을 오픈했다.
메타버스를 직접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도 늘려가고 있다. 1월 리뉴얼 오픈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는 메타버스 체험관을 별도로 구성해 임직원들이 VR 기기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3월에는 롯데정보통신 본사(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메타버스 전시관을 오픈한다.
롯데그룹이 이처럼 메타버스에 적극적일 수 있는 배경에는 신 회장의 의지가 있다. 첨단 기술에 밝은 신 회장이 메타버스를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평소에도 메타버스나 가상현실과 같은 첨단 기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10월엔 자신이 사용하던 증강현실 구현 디스플레이 장치 오큘러스퀘스트 등을 출시 이후 바로 사용하고 여러 최고경영자와 최고정보책임자에게 기기를 나눠주며 체험해보도록 했다.
2018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을 본 뒤 임직원들에게 이 영화를 직접 소개하며 “메타버스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고 한다.
메타버스 시장의 미래 성장성은 엄청나다. 국회도서관이 최근 발간한 팩트북 '메타버스' 편에 따르면 글로벌 회계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시장 규모가 2030년 1조5천억 달러(한화 약 1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81% 수준이다.
신 회장이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며 디지털 실행력 확보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가운데 앞으로 롯데그룹의 메타버스 사업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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