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게 중요하다”며 “온·오프 구분 없이 고객이 우리의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유일한 명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공격적 M&A(인수·합병) 행보를 보인 정 부회장은 올 들어서도 연초부터 같은 행보를 보이며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IFC를 인수할 경우 현재 스타필드 코엑스몰과 같이 새로운 스타필드몰을 열 것으로 관측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2017년 코엑스몰을 인수해 코엑스 스타필드로 재개장한 바 있다.
여기에 콘래드 서울 호텔은 조선호텔앤리조트 브랜드로 변경해 운영할 수 있어 여의도의 상징과도 같은 IFC를 ‘신세계 유니버스’로 구축할 수 있다.
재무 부담에 대한 업계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정 부회장의 M&A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신세계그룹은 지난주 스타필드프라퍼티를 통해 미국의 와인 양조장 쉐이퍼빈야드와 관련 부동산을 3000억원 가량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국내 유통기업이 미국 현지 와이너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쉐이퍼빈야드는 1979년 설립됐다. 미국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쉐이퍼빈야드는 정 부회장이 인수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와인시장 규모가 2021년 1조 원을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자 유명 양조장 인수를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SG닷컴은 상반기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 주관사단과 막바지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 추산 SSG닷컴 기업가치는 10조 원이 넘는다. 2019년 3조 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 상장 시 평가받은 주가매출비율(PSR) 2.5배를 반영한 수치다.
SSG닷컴은 상장 전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다방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공격적 투자로 연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22% 늘어난 5조 717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목표(4조 8000억 원)보다 19.1% 높은 수치다.
기존 투자자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으로부터 3000억 원 규모 추가 자금도 유치했다. SSG닷컴 성장성이 입증되자 추가 출자가 이뤄진 것이다.
SSG닷컴은 추가 자금과 투자를 통해 올해도 외형 성장에 힘 쓸 계획이다. 먼저 올 상반기까지 하루 3000건 이상 온라인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대형 PP(Picking&Packing)센터를 31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일 온라인 장보기 배송 물량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신선식품 배송도 강화한다. 배송완료 시간을 자정 이전까지 확대한 ‘쓱배송 투나잇’ 거점을 올해 61개점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쓱배송 투나잇’ 거점은 30여개에 불과했다. 비식품 상품의 전국 단위 익일배송 시스템 구축을 위한 온라인 지역거점물류센터(RDC)도 두 곳 오픈한다.
정 부회장의 온·오프라인 확장 기조는 작년에도 진행됐다. 지난해 1월 야구단 SSG랜더스(옛 SK와이번스) 인수를 시작으로 패션 플랫폼업체 W컨셉,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 G마켓글로벌(옛 이베이코리아) 등을 줄줄이 인수했다. 8669억 원을 들여 화성 테마파크 부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2021년 한해 인수·매입 비용한 2020년 전체 매출의 15%에 달하는 4조 3000억원 수준이다.
사세 확장을 위해 성수동 이마트 본사, 서울 마곡·가양동 부지 등을 매각해 너무 공격적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그만의 확장 전략이 성공했음을 과시했다.
지난해 이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13.2% 증가한 24조 9327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3.1% 늘어난 3156억 원, 순이이은 339% 급증한 1조 5919억 원을 달성했다. 장기화한 팬데믹으로 어려워진 환경 속에서도 온·오프라인 고른 성장으로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도 잘하는 온라인 회사’를 표방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베이 인수 등을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틀을 마련했고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회사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설적이게도 온라인 사업을 잘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오프라인 경험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경험과 온라인 사업 확대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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